[ TREND ]Stay
돌아온 아드리아해의 전설
Aman Sveti Stefan
in Montenegro
유서 깊은 어촌 마을에서 국왕의 여름 별장으로,
이제는 전 세계 셀러브리티가
사랑하는 프라이빗한 휴식처로 자리매김한 아만 스베티 스테판은 세상과
마주하는 대신 완벽한 고립을 선택한 이들을 위한
낙원이다. 유구한 세월을 머금은
돌벽 안에서 이어지는 최고 수준의 호스피탤리티, 그리고 오직 파도
소리만이
허락된 곳. 아드리아해의 푸른빛 속에서
제안하는 궁극의 휴식을 마주해보자.
Writer. 지언
Photo. 아만
험준한 산맥과 고대의 숲, 투명한 호수 그리고 코발트 빛 아드리아해의 고요한 코브 Cove와 에메랄드빛 바다가 어우러진 몬테네그로는 인위적 손길이 덜 닿은 유럽의 마지막 낙원으로 일컫는다.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Podgorica 남서쪽, 아드리아해의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 보면 푸른 바다 한가운데 징검다리처럼 떠 있는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섬 하나를 마주하게 된다. 그곳이 바로 스베티 스테판이다. 거친 질감의 회색 돌벽과 그 위를 덮은 빛바랜 붉은 기와지붕들. 육지와 섬을 아슬아슬하게 연결하는 단 하나의 좁은 길은 이곳이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유일한 통로다. 이 길을 건너 섬의 거대한 나무문을 통과하는 순간, 지극히 현대적이었던 우리의 시간은 수 세기 뒤의 어느 날로 멈춰 서버린다.
작은 섬인 요새 마을을 리조트로 변신시킨 아만 스베티 스테판
스베티 스테판의 역사는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래 아드리아해를 무대로 활동하던 오스만제국의 해적들을 막기 위해 주변의 12개 가문이 힘을 합쳐 쌓아 올린 요새 마을이었다. 세월이 흘러 유고슬라비아 연방 시절에는 티토 대통령의 지시로 국영화되어 소피아 로렌, 엘리자베스 테일러 같은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숨어들던 전설적 휴양지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섬의 진정한 정수는 전 세계 하이엔드 휴양의 패러다임을 바꾼 ‘아만 Aman’을 통해 드러난다. 아만은 섬이 품은 파란만장한 역사와 때 묻지 않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가장 은밀하고도 품격 있는 리조트로 재탄생시켰다.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시그너처 풀
유서 깊은 아드리아해의 휴양지
2007년 처음 문을 연 아만 스베티 스테판은 2021년 갑자기 문을 닫았다. 몬테네그로 정부와 얽힌 복잡한 분쟁이 그 이유였다. 이후 운영을 중단한 채 6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중 2026년 4월 공식적으로 재개장을 발표했고, 오는 7월부터 아만 스베티 스테판의 모든 곳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됐다. 아만 스베티 스테판은 고대 도시 부드바 Budva 와 코토르만 Bay of Kotor을 가까이에 두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유적지와 지역 고유의 문화, 그리고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장엄한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액티비티까지, 아만이 추구하는 세심한 서비스와 완전한 프라이버시가 어우러져 하나의 깊이 있는 여정을 선사한다. 또한 시즌 기간에는 외부 방문객을 위한 섬 가이드 투어 프로그램(사전 예약 필요)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므로 아드리아해의 가장 상징적 풍경을 보다 많은 이가 누릴 수 있다. 아만 스베티 스테판이 추구하는 환대는 눈에 보이는 화려함이 아니다. 오히려 철저한 덜어냄과 비움, 즉 ‘여백의 미’에 가깝다. 섬 내부의 골목길은 이끼 낀 돌바닥과 담쟁이덩굴, 수백 년의 세월을 버텨낸 벽돌들이 중세 어촌 마을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마을의 원형을 보존하려는 아만의 집착은 지독하리만치 섬세하다. 외관만 보아서는 이곳이 세계 최고급 리조트라는 사실을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묵직한 나무문을 열고 객실 Cottage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반전이 시작된다. 외관의 예스러운 정취와 달리 내부 공간은 극도의 미니멀리즘으로 정제되어 있다. 화려한 장식이나 원색 가구는 찾아볼 수 없다. 정성스럽게 수작업으로 마감한 회반죽 벽과 몬테네그로 현지에서 채굴한 크림빛 석재, 결이 은은하게 살아 있는 로컬 원목, 그리고 부드러운 린넨 소재가 공간의 주를 이룬다. 이 담백한 인테리어는 창밖의 풍경을 해치지 않는 완벽한 캔버스가 된다. 아침 햇살에 부서지는 아드리아해의 에메랄드빛 바다, 저녁 무렵 온 섬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은 그 자체로 객실에 걸린 가장 가치 있는 예술 작품이 된다.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된 객실 안에서 들리는 것은 오직 성벽을 완만하게 때리는 파도 소리뿐이다. 이곳에서의 고립은 외로움이나 단절이 아닌, 내면을 온전히 마주하게 하는 가장 사치스러운 비움이다.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시그너처 풀
모던하면서 심플함을 유지하는 딜럭스 코티지의 배스룸
별도의 건물에 마련된 스파 풀
세심한 복원 과정을 거쳐 재탄생한 객실. 소박하면서 고풍스러운 멋을 느낄 수 있다.
아만 스베티 스테판과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빌라 밀로체르의 라운지
왕실의 정원에서 향유하는 은밀한 사색
섬의 매력이 단단한 요새 속에서의 고립이라면, 육지 쪽에 자리한 빌라 밀로체르 Villa Miločer는 대자연 속의 공간이다. 수백 년 된 올리브나무와 시더우드, 그리고 야생 허브 향이 가득한 정원에 둘러싸인 이 빌라는 과거 유고슬라비아 마리야 카라조르제비치 Marija Karađorđević 왕비의 여름 별장이 었다. 19세기에 지은 이 빌라는 본토에서 아드리아해를 내려다보는 최고의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웅장한 외관 안쪽에는 아름답게 꾸민 8개 스위트룸과 햇살 가득한 거 실, 그리고 고요한 사색을 위한 서재가 마련되어 있다. 등 나무 그늘 아래 야외 테라스가 있는 다이닝 룸은 빌라의 중심 공간으로, 해변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빌라 밀로체르 앞에 펼쳐진 킹스 비치 King’s Beach와 퀸스 비치 Queen’s Beach는 아만 스베티 스테판에서만 누릴 수 있는 프라이빗 비치다. 절벽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외부에서는 내부를 전혀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의 퀸스 비치는 오직 이곳의 투숙객에게만 접근이 허락된다. 핑크빛이 감도는 고운 모래사장에 누워 리조트가 제공하는 정성스러운 서비스를 받다 보면, 왜 전 세계의 자산가가 세상의 수많은 휴양지를 두고 이 작은 섬으로 숨어드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빌라 밀로체르의 프라이빗 비치 중 하나인 킹스 비치
올데이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발라 밀로체르의 로지아
빌라 밀로체르의 스위트 배스룸. 대리석과 원목의 조화가 돋보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대자연을 잇는 완벽한 거점
아만 스베티 스테판은 몬테네그로의 깊은 역사와 문화를 탐험하기에 이상적 출발점이다. 5세기에 기원을 둔 부드바 구시가지의 골목을 거닐거나, 바로크 건축과 해안 마을의 풍경 속에 수백 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코토르 Kotor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방문할 수 있다.
자연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싶다면 남유럽 최대의 담수호인 스카다르 호수 Lake Skadar가 기다린다.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 곳곳에는 수도원과 요새가 점처럼 흩어져 있으며, 달마티안펠리컨과 검은 따오기 등 280여 종의 조류가 서식 한다. 보트 위에서 느끼는 바람과 호숫가에서 즐기는 피크닉은 몬테네그로 자연이 지닌 순수한 아름다움을 온전히 체감하게 하며, 아만에서의 여정을 더욱 깊이 있게 완성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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