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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AUGUST

[SPECIAL THEME]Trend

요즘 럭셔리

럭셔리에도 트렌드가 있다는 사실!
다양한 브랜드의 변화가 알려주는
요즘 럭셔리의 조건.

Writer. 유나리
Photo. 한경DB, 밀라노 디자인 위크, 원앤온리 리조트,
리딩 호텔 오브 더 월드
Reference. Deloitte Insights ‘2026 글로벌 럭셔리
산업 전망’, ‘럭셔리 브랜드와 호스피탤리티 산업의
융합 트렌드’, Trend Hunter

1 LUXURY DREAM

로마의 펜디 플래그십 스토어 위층에 있는 프라이빗 스위트룸. 브랜드 경험이 숙박을 통해 확산되는 효과가 있다.

럭셔리 브랜드의 호텔·레지던스에서 머물기

호텔을 고를 때도 브랜드를 떠올리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호텔이나 레지던스 등 숙박업계에 진출하는 패션 브랜드가 늘고 있다. 호텔 등 숙박 시설은 브랜드가 지닌 미학과 정체성, 그리고 추구하는 세계관을 건축, 가구, 조명, 향, 서비스 등에 녹여내 고객이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로마의 펜디 플래그십 스토어 위층에는 브랜드 제품으로 구성한 스위트룸이 있다. 이탈리아의 럭셔리 호텔 그룹 룬가르노 컬렉션은 페라가모 Ferragamo 제품을 객실에 비치하고, 피카소와 카라바조의 원화를 거는 등 브랜드의 유산을 자연스레 노출한다. 에트로 Etro, 돌체앤가바나 Dolce & Gabbana 등의 패션 브랜드가 럭셔리 호텔 및 레지던스 등에 진출했고, 크롬하츠 Chrome Hearts 또한 미국 말리부에 있는 서프라이더 호텔 The Surfrider Hotel을 인수하며 호텔 업계 진출 가능성을 열었다.

2 HOME, LUXURY HOME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에르메스가 전시한 ‘스타디움 데르메스’ 테이블

걸치는 것을 넘어 같이 살기

이제 럭셔리 패션 브랜드는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는 추세다. 그간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가전, 가구, 리빙 브랜드 중심이었다면 올해 특징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점. 에르메스, 디올, 루이비통, 구찌 등이 단순히 제품 전시를 넘어 브랜드의 취향이 담긴 공간을 경험하도록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을 공고히 했다. 이미 가정용 패브릭이나 식기 부문을 취급하고 있으나 이제 카테고리가 좀 더 넓어지고 본격화됐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말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새 부티크를 열며 국내에 처음으로 홈·리빙 공간을 소개한 바 있다. 초기 접시나 컵 등 소품 위주에서 이제는 가구까지 제품군을 강화했다. 로로피아나는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인 소재를 특기로 살릴 수 있는 홈 패브릭과 인테리어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고, 이세이 미야케 또한 디자인 위크 기간 선보인 재활용 탁자와 의자 등을 필두로 가구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외연을 넓힌다.

3 ONE & ONLY

직조, 바구니 엮기, 칠보 에나멜링 등 한국 전통 기법을 활용해 새로운 장르를 만드는 국내 작가 이광호와 보테가 베네타가 협업한 밀라노 디자인 위크 현장

인간이 직접 만든 유일무이한 불완전함

전 세계 디자인계의 큰 축제이자 트렌드의 척도가 되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보면 하이엔드 럭셔리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올 4월에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선 하이패션 브랜드가 추구하는 ‘럭셔리’ 개념을 어떻게 일상에 스미도록 할지에 대한 각자의 대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의도적 불완전함을 내세운 ‘인간다움’, 인간이 손으로 직조한 아름다움을 제시했다. 로로피아나는 자신들의 최고급 캐시미어 원단을 캔버스로 활용한 회화 작품을, 보테가 베네타는 국내 예술가 이광호와 협업해 가죽과 조명을 손으로 엮은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이세이 미야케는 시그너처 스타일인 주름 공정시 생기는 종이를 압축하 고, 끌이나 일본 전통 손도끼 및 공예용 칼 등으로 독특한 질감과 무늬를 만든 의자·탁자 등을 전시했다. 효율성으로 귀결되는 시대에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닌, 시간과 공을 들인 이 물건들을 소유하는 것이야말로 일상을 럭셔리하게 채우는 방법인 것.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제품이 더 높은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예측했다.

4 SHHH, BE QUIET!

‘조용한 럭셔리’ 룩을 연출할 수 있는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브루넬로 쿠치넬리 매장

티 나지 않게, 은근하게

최근 패션 트렌드인 대대손손 물려받은 부를 지닌 상류층처럼 연출하는 ‘올드머니 룩’의 핵심은 조용한 럭셔리 Quiet Luxury. 특정 브랜드의 로고나 패턴으로 도배하는 대신 질 좋은 소재, 간결한 디자인의 의상으로 평범한 듯 한 끗 다른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실제 시장조사 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가 실시한 ‘2026 명품 소비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만 19~69세 응답자 1,000명 중 76.8%가 “과도하게 과시적인 명품 스타일은 오히려 촌스럽다”라고 평가했다. 이런 트렌드에 실루엣이나 소재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표현하는 패션 브랜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세심한 마감의 심플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브루넬로 쿠치넬리, 로로피아나 등이 그 주인공. 샤넬 등 럭셔리 브랜드가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을 만큼 한층 웨어러블해진 것도 특징. 샤넬의 2026년 공방 컬렉션은 뉴욕의 버려진 지하철역을 무대 삼아 다양한 뉴요커가 지하철로 오가듯 분주한 모습으로 쇼를 진행했다.

5 VALUE EXPERIENCE

롯데백화점은 VIP 고객을 위해 울릉도에 있는 럭셔리 리조트 ‘빌라 쏘메’에서 머무르며 정호영 셰프가 제철 재료로 만든 프라이빗 코스 다이닝과 조식, 롯데백화점 소믈리에의 와인 페어링을 즐기고, BMW 7 시리즈를 타고 울릉도 명소를 돌아보는 현지 투어까지 진행했다.

세분화·고급화하는 VIP 서비스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카테고리 확장 추세는 최근 럭셔리 시장의 트렌드가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딜로이트는 ‘2026 글로벌 럭셔리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의 럭셔리 브랜드 트렌드가 경험과 가치 중심으로 재편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여행·호스피탤리티 Hospitality ·몰입형 리테일’ 등이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봤다. 이런 흐름에 백화점이나 브랜드의 고객 프로그램은 더욱 고급스럽게 고도화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VIP 고객 프로그램 ‘에비뉴엘’을 스테이·퀴진·라이프·웰니스·스토어·채리티 등 6개 카테고리로 나누고 불가리 호텔이나 카펠라 리조트 등 럭셔리 숙소 혜택을 제공하거나 미쉐린 레스토랑, 프리미엄 와인 테이스팅, 승마와 골프 클래스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혜택을 강화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차상위 VIP용 멤버십을 론칭, 국내 최고 석학 및 멘토와 함께 대화하며 식사하는 지적 커뮤니티 모임에 초대한다. 이렇듯 브랜드가 제공하는 호스피탤리티 서비스는 더욱 정교하고 다양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