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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 WEALTH ]Investment

전쟁이 끝난 이후
주식시장

4월 말, 아직 미국-이란 전쟁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의 주식시장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현재 상황이
종전에 가까워졌음을 선반영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머지않아 전쟁이 끝난다면 국내외 주식시장은 과연 어떻게 움직일까?

Writer. 박석현(우리은행 Equity Analyst)
Photo. 프리픽, 한경DB

종전을 압박하는 현실적 요인

월 넷째 주를 기준으로 미국-이란 전쟁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1차 종전 협상이 결렬된 이후 2차 종전 협상이 모색되고 있지만, 최종 합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주식시장은 종전을 어느 정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KOSPI는 3월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2주 연속 주간 상승을 이어가며 6000포인트를 회복했다. 미국 S&P500지수는 4월 초부터 상승 탄력을 강화하며 어느덧 사상 최고치 경신에 성공했다. 4월 16일 기준 S&P500지수 월간 상승률은 +7.8%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2023년 11월 +8.9%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수익률에 해당한다.

주식시장에서 종전이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제기되는 이유는 불투명성이 가득한 종전 협상 전개 과정에도 불구하고 양국 모두 종전을 서둘러야 하는 현실적 압박 요인을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란의 경우 결연한 대미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지만, 자국 영토에서 벌어지는 전쟁으로 인해 직접적 피해를 입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제재 강화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다른 나라의 피해로만 귀결되는 것은 아니며, 이란 경제에도 매우 큰 타격을 입히는 것임이 분명하다. 전쟁 이후 흉흉하던 민심이 전쟁을 계기로 결집됐지만,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민심의 변화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주가 형성의 가장 핵심이 되는 기업 이익과
밸류에이션 구성에서 대외 충격 우려로
인해 낮아진 밸류에이션은 중기적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분명하며,
궁극적으로 기업 이익 전망 호조가
유지될 경우 대외 충격이 해소된 이후
주가 회복과 상승 기조 재진입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전쟁을 서둘러 종결해야 할 필요성은 오히려 미국이 더 클 수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물가 상승 압력이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위협할 수 있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연결되며 금융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력을 일파만파로 키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는 기업들의 자본 조달 부담을 높인다. AI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 확대로 초대형 기업들마저 현금흐름 압박으로 인한 회사채 발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은 투자계획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원인이 되며, 이는 AI 투자 확대에 수혜를 톡톡히 입은 반도체산업 업황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더군다나 고금리 환경이 길어질수록 최근 논쟁이 분분한 사모 대출 private credit 관련 유동성 문제를 촉발하는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위험도 안고 있다. 대부분 변동금리로 짜인 사모 대출 구조를 고려할 때 금리 상승은 부실화 우려로 인해 사모 대출 투자자한테 환매 요구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쟁 승패와 득실을 떠나 미국과 이란 양국 모두 자체적 압박 요인으로 장기전 돌입이라는 악수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며, 4월 이후 국내외 주식시장 동반 강세 현상은 협상 과정의 불협화음 속에서도 종전 임박을 전제로 하는 선제적 흐름이라 평가된다.

전쟁에 가려진 기업 실적 호조를 반영하기 시작한 주식시장

전쟁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설 경우 주식시장은 전쟁에 가려진 부분을 반영하게 될 것인데,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핵심 요인인 기업 이익 측면이 한국과 미국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 S&P500지수 올해 1분기 EPS 주당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전망 시장 컨센서스는 전쟁 발발 이전에 해당하는 2월 말 +10.9%를 기록한 바 있는데, 4월 10일 기준 +12.4%를 기록하며 상향 조정됐다. 한 달 반가량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위험을 안고서도 상향 조정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더군다나 실적 발표 시즌 직전까지는 해당 분기 EPS 성장률 전망이 오히려 완만한 하향 조정을 거치는 게 미국 실적 발표 시즌의 일반적 성향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분기 실적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상당함을 대변하며, 이는 전쟁에 따른 파급효과가 기업이익 전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S&P500지수 올해 EPS(주당순이익) 전망
시장 컨센서스 추이

KOSPI 2026년 영업이익 전망
시장 컨센서스 추이

국내 기업 실적 모멘텀의 경우는 미국보다 훨씬 호조를 보이고 있다. KOSPI 기업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 시장 컨센서스는 2월 말 609조 원을 기록한 바 있는데, 4월 16일 기준으로는 779조 원으로 28%나 상향 조정되었다. 반도체업종 올해 영업이익 전망 시장 컨센서스가 동기간 304조 원에서 502조원으로 50%가량 상향 조정된 점이 이를 주도했고, 4월 7일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결과가 빅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점이 결정적 요인이 됐다.

미국-이란 전쟁의 결과가 경제와 금융시장에 궁극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단정하기는 섣부르다. 하지만 주가 형성의 가장 핵심이 되는 기업 이익과 밸류에이션 구성에서 대외 충격 우려로 인해 낮아진 밸류에이션은 중기적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분명하며, 궁극적으로 기업 이익 전망 호조가 유지될 경우 대외 충격이 해소된 이후 주가 회복과 상승 기조 재진입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