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ALTH & ]Real Estate
서울 부자를 통해 알아본
2025 주택시장 전망 및 투자전략
3고高 시대를 맞아 대중의 투자심리는 위축되고
있는 반면,
자산가들의 부동산투자 선호도는
여전히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시기, 부동산을 활용한 자산가들의 투자전략을 알아본다.
Writer.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컨설팅팀 부동산전문가
Photo. 프리픽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시대를 맞아 인플레이션 현상과 금리 인상이 자산시장에 가져다준 충격 여파가 남아서일까? 2024년 중동전쟁, 기준금리 인하 시점 지연 우려 등 외생 경제 변수와 함께 최근 대출 규제 여파로 시장은 회복과 조정을 반복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움츠러든 대중 투자심리와 달리 자산가들의 경우 부동 산투자 의향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2024년 부자 보고서(주요 시중은행 및 증권사 발행 리포트 참고)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서울 거주 부자들의 경우 다양한 투자자산 중 부동산투자 의향이 43.7%로 가장 높았다.[그림 1]
자산가들이 부동산투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리스크와 변동성을 헤지’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란 돈(화폐)의 가치 하락에 따라 물건 등 실물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자산 손실을 실물 가치의 상승으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 또한 임대료 등 양(+)의 현금흐름이 발생해 늘어난 금융비용을 충당하거나, 장기보유를 통해 경기 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1] 서울 거주 부자들의 투자 의향(2024년 9월 기준)
[그림 1] 서울 거주 부자들의 투자 의향
(2024년 9월 기준)
고금리 시대, 부자들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투자가치: 인플레이션 ‘대응’과
높은 ‘안정성’
부동산의 경우 아파트, 빌딩, 구분상가 등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종류가 다양한 편이다. 대표적 상품으로는 아파트와 구분상가 등이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동산 상품이 빌딩이 아닌 ‘아파트’라는 것이다. 2024년 부자 보고서(주요 시중 은행 및 증권사 발행 리포트 참고)에 따르면 서울 부자들의 경우 10억~50억원 이상 규모의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아파트 투자 의향이 가장 높았다.[그림 2]
부자들의 전유물인 줄만 알았던 (꼬마)빌딩의 경우 5~9%의 낮은 투자 의향을 보였다. 빌딩 구입시 통상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 변동에 취약하고, 공실 등 경기 침체로 인해 발생 가능한 임차료 손실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아파트는 매매 또는 임대차를 통해 반드시 거주해야 하는 필수재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수요가 탄탄하고, 전세 보증금 레버리지를 활용해 금융비용 리스크 헤지가 일부 가능하기 때문에 아파트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서울 핵심지역 내 위치한 재건축·신축 아파트’는 자산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 투자상품이다. 올해 강남 등 핵심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아파트 신고가 기사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다. 해당 아파트의 경우 입지와 (미래)상품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잠재수요는 매우 높은 반면, 대체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해 희소성이 매우 높은 상품이다. 다시 말해 한정된 공급과 풍부한 대기수요로 인플레이션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안정적 투자처이기 때문에 많은 자산가가 선호하고 있다.
[그림 2] 서울 거주 부자들의 투자 의향(2024년 9월 기준)
[그림 2] 서울 거주 부자들의 투자 의향
(2024년 9월 기준)
2025년 주택시장 여전히 큰 변동성 전망, 부자 사고방식 탑재 필요
2025년 주택시장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여전히 큰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중中물가 현상이 여전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정책, 금리, 대출’ 요인마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3고苦 시대’다. 예상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며, 금리인하에 따른 시장 회복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 설령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인하 속도가 빠르지 않고, 향후 중금리 시대에 대한 적응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부담은 서서히 낮아지겠지만, 스트레스 DSR 시행에 따른 대출한도 축소로 구입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비사업,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정책 추이 역시 불확실하다. 재건축 안전진단을 사업시행인가 시점으로 이연하는 도정법 개정이나 다주택자 중과세 원천 철폐 등은 여야가 각론에 이견이 있어 정책 변화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당분간 지속될 3고苦 시대, 내 집 마련 또는 주택투자를 결심했다면 부자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최우선으로 여기는 가치를 기억하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자산가처럼 예측이 아닌 ‘대응’으로,
공격적 투자보다 안정적 투자를 고민할 때
저금리와 넘치는 유동성 덕분에 아파트만 샀다 하면 돈을 벌었던 ‘부동산 불패 시대’는 끝난 지 오래다. 한동안 부동산시장은 금융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변동성 장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방향을 예측하고 선점하는 공격적 투자보다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정적 투자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고, 장기보유를 통해 부동산 경기변동 리스크를 회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장 리스크(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스트레스 DSR 대출한도 축소)로부터 영향을 덜 받아 가격 하방경직성이 강하고, 전셋값 상승이나 신생아 특례 저리 대출 등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입지와 상품이 무엇인지 우선 고민해 보아야 한다. 가격 회복이 덜하거나, 급매·분양·경매 등 가격만족도가 높은 선택지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단기 매매거래보다 ‘긴 호흡으로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한두 건의 거래 또는 단순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가치와 상관없이 형성된 시세는 시장의 변화에 따라 한순간 시한폭탄으로 돌변할 수 있다. 신축 아파트라고 해서 실수요층이 선호하는 안정적 상품으로 섣불리 오인하지 말아야 한다. 신축 아파트보다 전 고점 대비 가격 회복이 더디지만, 상대적으로 입지가 우수하거나 가시화된 교통 호재로 인해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지는 ‘환금성 좋은 역세권 구축 아파트’가 때론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