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NIOR & ]Signature Hole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 코스
아름다운 풍광과 고난도의 골프 코스,
그리고 잘 관리된 벤트그라스.
이 세 가지가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를
가장 짧게 정의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 모든 요소가 골프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와
만나 그의 이름을 건,
아시아에 단 2개밖에 존재하지 않는 명품 골프 클럽으로 탄생했다.
Writer. 조수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Photo.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
대한민국 시그너처 홀
대한민국에는 540개가 넘는 골프장이 있습니다.
이 모든 골프장에는 오너와 설계자가 가장 공을 들인, 그 골프장의 ‘얼굴’이라 할 홀이 있습니다.
적게는 18홀, 많게는 81홀 가운데 가장 멋진 딱 한 홀, 바로 ‘시그너처 홀’입니다. 명문 골프장의 명품 홀을 소개합니다.
대한민국 시그너처 홀
대한민국에는 540개가 넘는 골프장이 있습니다.
이 모든 골프장에는 오너와 설계자가 가장 공을 들인, 그 골프장의 ‘얼굴’이라 할 홀이 있습니다.
적게는 18홀, 많게는 81홀 가운데 가장 멋진 딱 한 홀, 바로 ‘시그너처 홀’입니다. 명문 골프장의 명품 홀을 소개합니다.
Links Course 15번 홀은 모든 장해물이 페어웨이 왼쪽에 몰려 있어 샷을 오른쪽으로 보내야만 온 그린이 쉬워진다.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는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 코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공이 떨어질 만한 곳마다 해저드와 벙커를 파놓은 데다 그린도 마구 구겨놓은 탓이다. 그래서 이곳을 경험한 아마추어들은 “다른 골프장보다 10~20타 더 나왔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 골프장의 시그너처 홀은 18번 홀(파 5)이다. 어느 홀 하나 만만치 않은 17개 홀을 돌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골퍼들을 맞이한다. 새파랗고 폭신한 벤트그라스와 찰랑찰랑한 워터해저드가 만들어낸 경관은 더할 나위 없이 멋있지만, 스코어를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오게 하는 홀이다. 이 홀에서 파를 하려면 멀리, 정확하게 쳐야 한다. 블랙 티에서 홀까지 545야드에 이르는 데다 큼지막한 워터해저드가 페어웨이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강한 서해 바람도 읽어야 한다.
한국 대표 대회 단골 골프장
드라이버를 건넨 캐디는 “이 홀에선 앞바람은 원수, 뒷바람은 은인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날 바람은 원수였다. 레드 티(40야드), 화이트 티(490 야드)도 3온이 버거운 거리, 하지만 서유정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 회원 레슨 담당 프로는 “블랙 티에서 쳐야 설계자의 의도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데 아쉽다”며 “그래도 레드 티는 훨씬 수월하다”며 기자의 기를 죽였다.
티잉 구역이 훨씬 앞당겨지면서 페어웨이 공략의 부담은 훨씬 덜 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오른쪽의 해저드에 압박을 느낀 탓인지 힘이 잔뜩 들어가면서 첫 번째 티 샷이 우측으로 밀려 사라졌다. 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 첫 번째 샷을 의식해 너무 왼쪽으로 에이밍했는지 페어웨이 왼쪽 벙커 옆 갈대숲에 빠졌다.
2010년 문을 연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는 ‘골프 레전드’ 잭 니클라우스가 자신의 이름을 내준 세계 30여 개 골프장 중 하나다. 아시아에선 이곳과 니클라우스베이징클럽딱 두 곳뿐이다. 잭 니클라우스는 골프장 위치 선정부터 설계·시공·보완 등 모든 단계에 자신의 철학을 녹여낸 곳에만 자신의 이름을 허락한다.
가평베네스트, 세이지우드 등 그가 설계한 골프장은 국내에도 많지만, 이곳처럼 직접 하나하나 챙기진 않았다는 얘기다. 그 덕분에 굵직한 대회들이 이곳에서 펼쳐졌다. 라이더컵과 함께 ‘세계 골프 팬들의 축제’로 불리는 프레지 던츠컵(미국과 인터내셔널 팀의 골프 대항전)을 열었다. 2015년 대회 때 인터내셔널 팀의 배상문 프로가 ‘범프 앤 드런(그린 앞 언덕을 맞혀 공의 속도를 줄인 뒤 홀 주변까지 굴러가게 하는 어프로치 샷)’을 시도했다가 고개를 숙인 곳이 바로 이 골프장의 18번 홀이다. 2018년엔 여자 골프 국가 대항전 UL인터내셔널크라운을 개최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 권위 대회이던 제네시스 챔피언십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쭉 이곳에서 열렸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올해는 DP 월드 투어(옛 유러피언 투어)와 KPGA 투어가 손잡고 여는 방식으로 바꿨는데, 장소는 그대로 잭니클라우스GC를 고집했다. 프로 대회에 맞게 코스를 세팅하다 보니 아마추어들이 헤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늘에서 Urban Course 9번 홀 페어웨이를 본 모습
바람과 그린 앞에 자리한 해저드와 벙커를 고려해 쳐야 하는
Links Course 17번 홀 티잉 구역
이곳의 시그니처 홀인 Links Course 18번 홀에 위치한 계류 풍경
돈 있어도 못 사는 회원권 29억원 돌파
잭니클라우스GC는 프로 선수들도 대회가 아니라면 좀처럼 칠 수 없는 코스다. 부킹 사이트를 통해 비어 있는 ‘티 타 임’을 판매하는 다른 회원제 골프장과 달리 잭니클라우스 GC는 회원에게만 부킹 권한을 준다. 이 골프장의 정회원은 250명뿐. 이들은 세금 2만 1120원과 캐디 피만 내면 라운드할 수 있다. 정회원은 지명 회원 3명을 지정할 수 있어서 인기가 높다. 국내 최대 골프장 회원권 거래소 에이스회원권에 따르면 이 골프장 회원권은 지난 9월 29억원에 팔렸다. 2016년 9억3,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몇 년간 단 한 건도 거래가 없다가 8년 만에 성사됐다. 한 회원은 “회원 혜택이 워낙 좋기 때문에 사려는 사람은 많아도 팔려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돈이 많다고 아무나 다 회원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회원이 되려면 만 35세 이상이어야 한다. 회원 자격 요건에는 ‘대한골프협회 규칙을 숙지할 것’, ‘골프 매너가 좋을 것’ 등 이 명문화돼 있다. 잭니클라우스GC 관계자는 “새로운 회원을 뽑기 전에 추천하는 정회원이 예비 회원과 함께 라운드하면서 ‘매너 테스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Links Course 14번 홀 페어웨이로 티 샷은 오른쪽을 공략해야 한다.
가파른 경사가 있는 Links Course 14번 홀 그린
‘올 벤트그라스’의 위력
한 타가 아쉬운 상황, 갈대숲을 열심히 뒤졌지만 공은 찾지 못했다. 결국 1벌타를 받고 티잉 구역에서 친 프로비저널 볼로 경기를 이어갔다. 7타 만에 그린 주변에 공을 떨어뜨렸다.
잭니클라우스GC를 명품 골프장으로 만든 또 다른 요소는 잔디다. ‘중지’로 부르는 조이시아그라스보다 관리비가 두 배 가까이 더 드는 벤트그라스를 코스 전체에 깔았다. 촘촘하면서도 납작 엎드린 잔디 위에 놓인 공을 어설프게 쓸어쳤다간 십중팔구 ‘토핑’이다. 벤트그라스의 위력은 그린 앞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린에 못 미친 공을 보고 서 프로는 “안전하게 퍼터로 치시라”고 조언했다.
거북이 등처럼 생긴 그린은 조금만 짧거나 길어도 공을 밖으로 뱉어내는 구조다. 퍼터로 강하게 쳤지만 오르막 경사를 이겨내지 못했다. 다시 흘러 내려와 발 앞에 멈춘 공을 이번에는 거의 풀스윙하듯 쳤다. 그제야 공은 그린 위로 올라갔다. 핀까지 넣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단단하고 빠른 그린은 작은 미스도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스타 임성재는 이 홀에서 핀 두 발짝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박 상현·배용준과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던 상황, 이 퍼트를 성공하면 우승이었지만 공은 홀을 비껴나갔고 임성재는 연장 끝에 박상현에게 우승을 내줘야 했다.
임성재의 퍼터도 봐주지 않았던 그린이 기자의 거친 스트로크를 받아줬을 리 없었다. 공이 홀을 멀찍이 비껴나갔지만, 동반자들은 “고생했다”며 관대한 컨시드를 주었다. 더블 파, 뒷문이 열려 있었다면 섹스튜플 보기(+6)였다. 넋 나간 표정을 짓자 서 프로는 “미국프로골프투어 난도이니 다들 어려워한다. 스코어가 나쁘다고 서운해할 필요 없다”며 웃었다. 이달 잭니클라우스GC의 비회원 그린 피는 주중 30만원, 주말 40만원이다.
Information
규모 18홀 7470yd
주소 인천시 연수구 아카데미로 209
그린피 주중 30만원/ 주말 40만원(비회원 기준)
문의 032-850-8000
홈페이지 www.jacknicklausgolfclub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