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THEME]
How to
노화 시계 돌리는
현명한 생활 팁 6
건강 수명과 노화 속도는 생활 습관이
70%를 차지한다는 사실.
30~50대까지 쌓인 몸의
이상 증세가 60대엔 만성질환이 되고,
70대가 넘어가면
노쇠와 치매 등으로 이어진다.
노화를 늦추고 건강한 상태로 살 수 있게
도와줄
다양한 생활 습관을 소개한다.
실천하자, 생활 속에서 매일매일!
Writer. 유나리 Photo. 게티이미지뱅크, 언스플래쉬
Reference. 한국가족자원경영학회 ‘노인의 성공적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족지지와 친구지지를 중심으로’
TIP 1 잘 자기
10분 일찍 잠들기,
평균 수면 시간 7시간 지키기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노화 속도는 수면, 식사, 운동, 스트레스 등이 얽히고설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결정된다. 특정 원인 하나만 꼽기 어렵다는 뜻이지만, 결국 하나를 바꾸면 그 하나가 다른 요인에 연쇄 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수면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중요한 인자다. 잠을 잘못 자면 운동도 식사도 잘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희원 의사는 우리 몸의 노화를 촉진하는 ‘가속 노화’ 액셀러레이터를 밟게 하는 중요 요인 중 하나로 수면 부족을 꼽았다. 실제 수면 시간이 1시간 줄어들 때마다 매년 뇌의 용적이 0.59%, 인지 기능은 0.67%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부족은 자신감과도 연결된다.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일관되고 편안한 수면은 실제 나이 보다 젊게 느끼는 중요한 요소라는 연구 결과도 내놨다. 60대가 되면 수면 장애라는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큰 만큼 평소보다 10분 일찍 자리에 누워 스마트 기기 없이 잠들 자. 매일 7시간의 적정 수면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늙어 가는 우리 몸은 크게 회복한다.
TIP 2 잘 먹기
섬유질 5g씩 더
잘 자고 일어났다면 건강하게 먹을 차례. 특히 아침밥은 노화를 막기 위해 필수로 챙겨야 한다. 2000년대 후반 노화의 측정 표지로 새롭게 주목받은 것이 바로 텔로미어 Telomere인데, 체세포 분열과 복제에 사용되는 염색체의 가장 끝부분을 말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 길이는 점점 짧아지고, 노화로 인해 텔로미어가 더 이상 세포 복제와 분열을 돕지 못하면 우리는 남은 체세포의 수명에 따라 살다 죽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텔로미어의 길이를 통해 자신이 노화 구간에 진입했는지 알 수 있는데,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시간을 줄여주는 다양한 생활 습관에 대한 연구도 발표됐다. 연구들의 공통된 주요 요인은 식습관이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아침밥. 밤새 기능이 떨어져 있던 신체리듬을 회복하고, 일상생활에서 불필요한 음식물, 이를테면 감속 노화 주범인 탄수화물 덩어리와 술·담배 같은 해로운 요인 등을 섭취하지 않도록 돕기 때문이다.
식사하기 좋은 시간은 7시 기상 기준 1시간 후인 8시경. 일어난 뒤 최소 1시간은 있다가 먹는게 좋다. 너무 일찍 먹으면 혈당에 급격한 변화를 줄 수 있으니 시간을 두고 건강식을 섭취하자. 아침 한 끼에 몰아 먹는 식의 폭식은 금물이다. 하루에 섭취한 총 섭취량이 같아도 한 끼에 몰아 섭취한다면 더 많은 지방이 체내에 쌓인다. 이런 생활 습관이 굳어지면 비만, 당뇨병 등 다양한 만성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지방과 단백질은 꼭 필요하지만 하루 중 식단의 20%를 넘지 않게 한다. 그 대신 채소를 풍성히 먹자. 섬유질은 체내 면역 체계와 염증 반응에 영향을 준다. 호주 웨스트미드 의학연구소 연구팀이 호주 국민을 대상으로 당질 영양과 건강한 노화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성공적인 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섬유질 섭취량’이었다. 섬유질 섭취량이 높은 사람이 고혈압, 당뇨병, 치매, 우울증, 신체 기능 불편함 등을 동반하지 않은 성공적인 노후를 사는 비율이 80%나 더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많이 먹진 말자. 하루에 섬유질 섭취량을 딱 5g 정도 늘리면 된다. 이는 한 끼 식사 때 씨앗류 2작 은술, 아보카도 반 개를 추가하는 정도의 분량이다.
적색육 대신 백색육
건강한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특히 근육운동을 해야 하는 노년기에 양질의 단백질 섭취는 반드시 필요하다. 단백질 섭취량이 많은 노인은 기억 관련 인지 기능이 더 높다는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이 단백질을 많이 먹을수록 예방 효과도 높았다고. 보건복지부는 65세 이상 남성은 일일 평균 60g, 여성은 50g의 단백질 섭취를 권고한다. 다만 이때 주의할 점은 돼지고기·소고기 등의 적색육(붉은 고기)을 멀리하고 닭고기·오리고기 등 백색육 위주로 먹어야 한다는 것. 서울대병원은 백색육 섭취량이 많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위암 발병률이 20% 낮았지만, 적색육을 먹은 집단은 위암 발생률이 41%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피하자! 가속 노화 식품
좋은 음식을 먹는 일만큼 중요한 건 나쁜 음식을 안 먹는 것. 아래 식품은 노화로 급발진시켜준다.
가공육 소시지, 베이컨, 햄, 햄버거 패티처럼 가공된 고기는 나트륨과 화학 방부제 처리를 한다. 그래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기 때문. 이런 성분은 염증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마가린 고체 마가린에는 트랜스 지방이 많다. 트랜스 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 LDL을 높이고 좋은 콜레스테롤 HLD을 낮추며 염증도 일으킨다.
가당 음료 열량이 높고 설탕이 많은 탄산·에너지 음료 등 가당 음료를 마시는 것은 정제 탄수화물을 액체 상태로 마시는 최악의 행동이다. 설탕이 다량 들어간 탄산음료는 세포 노화를 촉진한다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의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도 있다.
시럽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탄산음료와 과일 음료 등 다양한 음료에 들어간다. 가당 음료의 폐해는 거의 시럽의 폐해와 같다. 특히 시럽은 피부를 건강하게 만드는 콜라겐과 엘라스틴 형성을 돕는 구리 사용 능력까지 떨어뜨려 우리 몸 안팎을 늙게 한다.
쿠키·케이크 쿠키나 케이크는 버터·설탕·시럽 등을 다양하게 쓰니 몸에 안 좋은 지방과 당을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게 된다. 아예 안 먹긴 어렵지만, 체내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니 자주 먹진 말자.
술 정희원 노년내과 의사는 술을 두고 “전두엽을 도려내는면도칼”이라는 강한 비유로 술의 부정적 측면을 설파했다. 실제 일본 고베대 의학부는 알코올 의존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노화 과정이 속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TIP 3 잘 움직이기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 7:3
하버드 의대는 근력운동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46%까지 감소시켜 기대 수명을 늘리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30대부터 근력은 1년에 1%씩 떨어진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땐 수월하던 움직임도 어려워진다. 근육 감소로 죽지는 않지만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진다. 그 때문에 근력 강화 운동은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해야 한다. 2030세대라면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7:3 비율로 하고, 60대 이상은 그 반대로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 비중을 7:3으로 하는 것이 좋다.
중년 이상 초보자가 근력운동을 시작한다면 고강도 운동보다 계단 오르기처럼 몸에 무리가 덜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스쾃이나 플랭크 및 런지 등을 하루에 한두 세트 하고, 계단을 60개 정도 오르내려 근력운동을 하자. 이후엔 땀이 나고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걷거나 달려서 유산소운동을 하자. 숨이 차게 만드는 유산소운동은 칼로리를 소모 하고 산소를 근육으로 전달해 준다. 산을 오르내리는 등산은 그 자체로 좋은 유산소운동이자 하체 근력을 기르기에도 좋아 고령자에게 딱 좋다. 운동은 일주일에 5일, 하루 30분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TIP 4 잘 만나기
사회적 관계 유지하기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이 사실의 의미는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자연스러운 노화 속도보다 더 빨리 늙는 가속 노화를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단절된 인간관계, 단조로운 신체·정신적 활동 등을 꼽을 수 있다. 고립이 지속되면 내부의 감정에 함몰돼 더 쉽게 우울함과 불안함을 느끼는데, 이런 상태는 우리를 가속 노화의 늪으로 깊숙이 밀어 넣는다.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단 음식과 정제된 곡물,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같은 짧고 자극적인 영상 등을 찾게 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도 촉진한다. 코르티솔은 가속 노화의 주범 중 하나다.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외로움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경고를 담은 권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만큼 사회와 동떨어져 있다는 괴리감, 거리감, 사회적 소외감은 개인의 정신 건강에 독으로 작용한다.
노년기의 흔한 정신 질환 중 하나가 우울증이라는 사실도 기억하자. 은퇴, 사별,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등 노년기에 겪는 많은 상황이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노년기 우울증의 특징은 기억력 감퇴를 동반한다는 것. 그렇다면 뇌에 건강한 자극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적절한 사회생활이다. 타인과 관계가 좋을수록 행복하다.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유대감, 친밀감 등은 도파민과 옥시토신 등 사랑과 유대의 호르몬을 왕성하게 분비한다. 세계뇌건강협회 GCBH는 실제 나이보다 뇌의 나이가 서른살 이상 젊은 ‘슈퍼에이저 Super Ager’가 되는 비결 중 하나로 주변과의 교류와 스트레스 관리 등을 꼽았다.
사회적 교류가 활발하고 꾸준히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뇌의 퇴화가 더뎌진다는 의미다. ‘한국가족자원경영학회지’에 실린 성공적인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순천 대학교 연구 논문에 따르면, 친구의 지지가 많을수록 성공적 노화 점수가 높았다.
TIP 5 자주 떠나기
하이킹, 등산, 걷기 포함된 여행으로
노화 늦추기
더 자주 떠나야 할 이유가 생겼다. 여행이 노화도 늦춘다. ‘관광연구저널’엔 여유로운 여행 활동이 만성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 체계를 조절하며, 신체의 자기방어 시스템이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돕는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호주 이디스카원대 연구팀의 연구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고, 평소보다 많이 걷거나 움직이며, 모르는 사람과 만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신체·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환경은 신체 스트레스 반응과 신진대사를 자극해 몸이 스스로를 조직하고, 질병과 싸우는 능력을 향상하게 돕는다고. 연구팀이 제안한 가장 건강한 여행은 하이킹이나 등산,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의 신체 활동이 포함된 형태. 신진대사와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켜 건강에 도움을 주고, 낯선 이들과 어울리기 쉬워 사회적 성취감도 줄 수 있다.
TIP 6 마음 건강 챙기기
긍정적 태도를 유지할 것
노화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노화는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다. 감속할 순 있지만 영원히 미룰 수는 없다. 이렇게 노화와 삶을 긍정하는 자세야말로 노화를 늦춘다. <나이가 든다는 착각>을 쓴 예일대 심리학 교수인 저자에 따르면 노화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무려 수명을 7년 반가량 연장한다고. 긍정적 태도를 지녀야 스트레스 수치가 감소하고, 결국 체내 염증 반응까지 줄여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긍정적 태도 때문에 건강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니까 그렇게 인식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런 질문에 대비해 저자는 50세 이상 실험군을 대상으로 20년간 장기 연구를 했는데, 건강 상태를 결정짓는 것은 ‘나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었다고 결론 내린다. 나이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이 부정적 생각을 하는 사람보다 기능적 건강이 더 좋았다. 실제 노화의 정도보다 나이에 대한 인식이 몸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이다.
열린 마음을 갖고
내 사고방식을 점검할 것
한번 굳어진 사고방식이나 관점은 생활 습관보다 더 바꾸기 힘들다. 하지만 나이가 든다는 것의 묘미가 무엇인가? 세상의 다양한 사실과 의견을 더 많이 알 수 있다는 것 아닌가! 당연히 나의 생각을 점검하고 돌아볼 기회도 많아진다. 열린 사고방식을 갖고, 공평한 시각을 갖기 더 쉬워질 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부정적 단어를 사용하거나 쉽게 화를 내며 중용을 잃는 자세가 노화의 신호가 되기도 한다는 점. 이번 미국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도널드 트럼프는 과거 대선 경연 연설 때보다 ‘항상’, ‘절대’, ‘전부 아니면 무’ 등의 극단적 단어와 비속어 사용이 13%가량 늘었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노화의 신호로 분석했다.
또 미국 뉴욕대, 컬럼비아대 등이 모인 공동 연구진은 ‘두뇌 행동 및 면역·건강’이라는 학회지에 “차별을 많이 경험할수록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차별이 단순히 마음에 스트레스를 남기는 것을 넘어 생물학적 노화를 앞당기고, 질병에 걸리거나 조기 사망할 위험을 높인다는 의미다. 이렇듯 일상에 만연한 고정관념과 차별 등은 우리 모두에게 큰 위협 요소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는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가진 고정관념이나 편견은 결국 화살이 되어 돌아오기 마련이다.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로 서로를 늙게 하는 연쇄 노화의 고리인 차별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