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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April

[SPECIAL THEME]Trend

NFT 사용 설명서

지금 명품 브랜드, 미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하는 NFT.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열광할까?
알 듯 말 듯 모호한 NFT의 개념부터 활용법까지 핵심만 뽑아 정리했다.

Writer. 유나리

Q1. NFT, 도대체 뭡니까?

요즘 열풍의 주역인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이다. NFT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영국 사전 출판사 콜린스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블록체인에 등록된 유일한 디지털 증명서로, 미술품과 수집품 같은 자산의 소유권을 기록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다. 복제가 난무해 원본의 진위와 가치를 가리기 어려워지는 요즘, 복사Ctrl+C와 붙여 넣기Ctrl+V가 불가능한 디지털 정품 인증서 같은 것이라 보면 된다.

Q2. 어떻게 만들어질까?

특정 미디어 파일에 고유성을 표시하는 식별자, 작품명이나 계약 조건 등이 담긴 파일의 속성 등을 설명하는 메타데이터를 추가해 블록체인에 저장한다. 디지털 파일을 NFT로 변환하는 것을 토큰화Tokenize, 민팅Minting이라고 부른다.

NFT 판화로 판매된 데이미언 허스트의 ‘더 커런시’

지난해 3월 약 785억원에 낙찰되며 NFT시장의 전성기를 연 디지털 화가 비플(본명은 마이크 윈켈먼)의 NFT 그림 ‘매일: 첫 500일’. 비플은 제프 쿤스, 데이비드 호크니에 이어 세 번째로 몸값이 높은 생존 작가에 등극하며 NFT 미술 시장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Q3. 도대체 왜 뜨는 거야?

일단 누구나 디지털화된 어떤 것이든 사고팔 수 있다는, 접근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또 지금은 복제가 난무하고, 누구나 접속할 수 있어 소유권이 희미해진 디지털 세상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값과 진품을 환산하기 어려운 분야에 원본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도입해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 누구든 접근할 수 있는 작품에 인위적으로 희소성을 부여해 온라인 공간에서는 불가능한 개념인 ‘소유’를 현실화하려는 시도이기 때문.
얼마 전 구슬땀을 흘리며 목공을 하는 라이브 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배우 강동원은 그 비디오를 NFT로 발행해 119개 한정 판매했다. 딱 119개만 원본이라 인정한 것. 각각의 NFT는 고유 식별자를 가지고 있어 상호 교환이 불가능하고, 원본을 증명할 수 있다. 1번부터 119번까지 모두 같은 영상이지만 각각의 NFT가 다르다. 이 에디션을 구매한 사람은 강동원과 제작사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원본이라는 희소성을 산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희소성을 갖기 가장 어려운 디지털 시대를 살며 ‘희소성’이라는 가치에 끌리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한다.

성장의 도화선이 된 잭 도시의 트윗. NFT화되며 경매에서 약 33억 원에 팔렸다.

인터넷의 아버지 ‘팀 버너스 리’의 ‘WWW 소스코드’도 소더비 NFT 경매에 나왔다.

Q4. 언제부터 인기를 끌었을까?

2014년경 유사한 개념이 구현된 바 있고, 실현화를 도운 것이 ‘이더리움’이라는 코인이다. 이더리움에는 다른 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이 사용된 코인을 토큰이라고 부른다. 토큰은 액면이 있는 것과 액면 없이 식별자만 넣어 발행하는 것이 있다. 후자가 바로 NFT이고, 2016년경 만들어졌다.
이렇게 등장한 지는 좀 된 개념이지만, 올해 들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대중화됐다. 도화선이 된 것은 바로 트위터 창립자 잭 도시가 처음으로 작성한 트윗이 NFT화되어 경매에서 한화 약 33억원에 판매되면서부터다. 이후 복제가 쉽고 실물이 없어 가치를 측정하고 인정받기 어렵던 디지털 아트 시장에 적극 뛰어 들며 급성장했다. 세계 최대의 NFT 플랫폼 ‘오픈시’의 누적 거래액은 작년 말 기준 16조원에 달할 정도다.

Q5. NFT 작품을 사면 실물을 받을 수 있나? 도대체 뭘 사는 거지?

NFT 미술 작품을 샀다고 치자. 어떤 유형의 실물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받는 것은 정보가 담긴 아주 긴 URL이다. 화랑처럼 벽에 걸어놓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Q6. 주식처럼 사고파나? 거래는 어떻게 할까?

누구나 할 수 있다. 먼저 NFT를 거래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에 디지털 지갑을 만든다. 디지털 지갑은 계좌 같은 것으로, 자산 거래는 이더리움 기반의 암호화폐로 진행된다. 다음은 계좌에 돈을 넣을 차례.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구매해 내 계좌에 넣거나, 블록체인 기반 송금 업체를 통해 현금으로 암호화폐를 사 넣을 수 있다. 이 경우 당연히 수수료가 붙는다. 여기까지 완료했다면 사고 싶은 NFT를 찾을 차례. 글로벌 최대 마켓 오픈시Opensea를 가장 많이 쓴다. 마음에 드는 것을 구매했다면 NFT에 판매자와 구매자, 가격과 구매 시점 등의 정보가 위조 불가능한 블록체인상에 기록된다. 구매한 자산을 판매하거나 내가 가진 디지털 자산을 민팅해 NFT 시장에 팔 수도 있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 백 디자인을 사용해 만든 NFT 작품 ‘메타버킨’

Q7. 논란은 없을까?

당연히 논란이 있다. 실제 한 NFT 브랜드가 유명 명품 브랜드 가방에 다양한 색채를 입힌 디지털 작품으로 거액의 판매 수익을 거두자, 가방의 디자인권을 지닌 해당 브랜드가 상표권과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NFT 제작사를 고소한 것. 유명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도 지난해 11월, 자신의 영화 <펄프 픽션>의 미공개 영상과 대본 등을 NFT로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많은 시네필을 두근거리게 한 뉴스였지만, 해당 영화 제작사인 미라맥스가 소유권을 주장하며 제동을 건 바 있다. 이렇게 지식재산권이 부여된 대상을 저작권자와 협의 없이 활용해 NFT를 발행했다면 문제가 된다. 아직까지 NFT의 저작권과 소유권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나 투자 시 가이드라인 등이 명확하지 않아 유의가 필요하다.
또 투기 수단으로 쓰이면서 잡음도 나온다. 오픈시에 이어 떠오르는 제2의 NFT 거래소 룩스레어LooksRare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손잡고 거래액을 부풀리는 등 부정 거래가 발각되기도 했다.

Q8. 계속 뜰까?

NFT 열풍은 적어도 한동안은 가라앉지 않을 듯 보인다. 예술계 외에도 연예 기획사, 프로덕션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NFT에 속속 뛰어들고 있기 때문. 유튜브를 비롯한 SNS 플랫폼도 적극 진출을 꾀하고 있다. 명품 업계는 개런티 카드 대신 NFT를 발행한다. 국내 한 기업은 전 세계 최초로 유전자 정보를 NFT에 넣는 시도를 했다. 이렇게 NFT의 영역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장될 것이다. 블록체인 전문 기업 라인테크플러스는 전 세계 NFT 시장 규모가 2020년 20조원에서 2025년 23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한 벤처기업가는 “사람들이 NFT를 구매하는 것은 어떤 기분을 사는 것”이라 말한 바 있다. 나는 최신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고, 독특한 것을 고를 취향과 안목이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NFT가 가진 허상도 정확하게 보여준다. 허상의 힘이 어디까지 확장될지는 아직 더 지켜볼 일이다.

즐겨찾기 해둘 곳

오픈 마켓 플레이스 오픈시(opensea.io)
레어러블(rarible.com)
글로벌 NFT 아트 플랫폼 슈퍼레어(superrare.com)
노운오리진(knownorigin.io)

NFT 정보 제공 사이트 넌펀저블닷컴(nonfungib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