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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April

[ WEALTH & ]Investment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균형점에 따른

주식시장 분기점 전망

2022년 3월에 열리는 FOMC 회의는 올해는 물론,
이후 주식시장 변화 예측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불가피한 미국의 금리인상 정책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아보자.

Writer.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애널리스트)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가동했던 제로금리 정책에서 벗어나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3월 15~16일, 현지 시간)에서 첫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하는 배경은 첫째, 미국 경제성장이 정상화되며 본궤도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노동시장이 지속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물가상승률이 정책 목표 2%를 큰 폭으로 상회하며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의도와 다르게 빠르고 공격적으로 진행될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경제 펀더멘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주식시장의 추세를 압박하며 기대와 달리 주가가 약세 흐름을 지속할 위험에 놓인다. 이를 판가름할 핵심 기준은 향후 물가 추이다. 오일쇼크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언제쯤 가시적 안정을 되찾을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미국 경제성장은 더 이상 통화정책 지원이 필요치 않은 수준을 회복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 2/4분기 17.3조 달러(연환산 기준)까지 감소했던 미국 실질 GDP는 역대급 정책지원(통화정책+재정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됐다. 한때 -10.8%까지 하락했던 미국의 생산 갭(output gap, 잠재 GDP에 대한 실질 GDP 격차)은 올해 하반기에 다시 (+)권을 회복할 전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0년 이상이 걸렸던 생산 갭 (+) 회복이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3년이 채 걸리지 않을 만큼 빨라졌다.

생산 갭의 (+) 전환은 실질 GDP가 실질 잠재 GDP를 상회하기 시작함을 의미하는데, 이는 경제성장이 인플레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는 신호이다. 지속되는 경제성장과 함께 노동시장 호조가 이어지며 미국 고용여건이 코로나19 이전의 완전고용을 올해 말쯤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플레의 경우 정책목표 2%를 이미 훌쩍 넘어섰다는 점에서 연준이 금리인상 시작과 함께 통화정책 정상화에 착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에 해당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준이 경기 과열을 억제하고 연착륙을 이끌기 위한 점진적인 통화정책 변경(내년까지 7~8차례 가량의 단계적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2020년 -3.4%에서 2021년 +5.7%로 급반등했던 미국 경제성장률(실질 GDP)은 올해 +3%대 중후반을 거쳐 내년 +2%대로 연착륙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글로벌 주식시장은 금리인상 부담을 단계적으로 흡수해가며 점진적인 고점 높이기 과정을 이어갈 수 있다. 역사적으로 경기 호조와 이를 반영하는 점진적 금리인상 시기에 주식시장은 강세장 흐름을 유지하는 성향이 뚜렷했고, 이번에도 역시 과거와 유사한 흐름을 반복할 수 있다.

물가 안정 확보 여부가 견고한 경제성장 지속과 주가 상승기조 복귀의 전제조건

연준은 최근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미국 중립 금리 레벨을 2.5%로 제시했다. 중립 금리란 경제가 인플레이션(경기과열)이나 디플레이션(경기하강 지속) 위험에 빠지지 않고 안정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기준 금리 수준을 말한다.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는 이러한 중립 금리 레벨까지 정책 금리를 회복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올해와 내년 각각 3~4차례씩, 내후년 2~3차례 금리인상을 통해 중립 금리 수준에 도달하는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을 상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점진적 통화정책 변경은 경제성장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부담을 시기적으로 긴 시간에 걸쳐 분산하며 주식시장의 추세적 상승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

향후 2~3년간 연준 통화정책이 이와 같은 점진적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물가 안정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이를 예측하기 어렵다. 인플레이션 불안이 커지고 고물가 고착화 위험이 부각될수록 연준은 정책 금리를 중립 금리 수준에 서둘러 복귀시켜야 하는 정책적 압박감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연준은 경제성장과 노동시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력 확대를 감수하고라도 중립 금리에 서둘러 복귀하기 위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는 쪽(올해 6~7차례 금리인상)으로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기게 된다. 물가 안정이 미흡할 경우 내년에는 중립 금리(2.5%) 이상의 정책 금리 인상 가이던스(정책 금리 점도표)를 표명하게 될 것이다. 이럴 경우 주식시장의 추세적 상승 기조는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 연착륙 여부와 주식시장의 성패는 물가 추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일쇼크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의 1/4분기 중 정점 통과 신호가 확인되고, 연말 +2%대까지 빠르게 안정화될 수 있다면 2/4분기 중 견고한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주식시장 상승 추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연준의 금리인상 가이던스는 이 같은 긍정적 시나리오에 중심으로 두고 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지만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부정적 시나리오를 현실화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가상승률 고점 통과 확인이 지연되고, 올해 중 물가 안정세 확보가 가시적이지 못할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시나리오에서는 국내외 주식시장이 연중 내내 반복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그리고 부정적 시나리오의 현실화 여부는 FOMC 회의가 예정된 3월 중순에 분기점을 맞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