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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April

[SPECIAL THEME]Idea

속도의 시대를 사는 법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
따라가기 불가능한 변화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찾으며 사는 법에 관한 짧은 단상.

Writer. 유나리

가파른 속도의 시대다. 해가 바뀌기도 전에 수십 종의 트렌드 관련 서적이 쏟아지고, 기술 변화가 바꿀 장밋빛 미래를 전망한다. 변화 속도도 빠른데, 그에 발맞추기 위해 알아야 하고 챙겨야 할 것도 점점 많아진다. 예스24가 집계한 트렌드 분석 도서의 대표작인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가장 많이 구매한 층이 40 대라는 사실은 조금 웃프다.
‘혁신’, 변화’, ‘트렌드’라는 단어가 주는 피로감도 배가 된다. 속도는 주체와 상황에 따라 빨라질 수도, 느려질 수도 있는 개별적인 것인데 세상을 보면 그렇지 않아 보인다. <트렌드 코리아 2022> 표지엔 ‘삶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낸다’고 적혀 있다. 방법을 찾기 위해 다 같은 속도로 가야 할까?

빨라서 안 보이는 것들에 질문을

속도를 늦추는 법 중 하나는 의문을 갖는 것이다. ‘왜’라고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생각하는 습관을 잊지 말 것. 인공지능이 대신 생각하고 실행해주는 시대에 생각하는 능력만큼 귀한 게 없다. 기술 변화와 상황은 일상과 사고방식을 바꾼다. 코로나19로 사회는 전보다 ‘개인화’되고 ‘파편화’했지만, 발전한 기술은 그 파편들을 엮어 사회가 돌아가게 하는 법을 알려준다. 그러나 아쉽게도 기술 발전의 혜택은 누구에게나 동일 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으로 자율주행 자동차나 소형 항공기로 출퇴근을 하고, 인공지능 비서에게 음식을 만들어달라고 명령 할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살려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있어야 하고, 인공지능 비서가 상주할 넓은 집이 있어야 하며, 최신 스마트 기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걸 다 가질 수 있을까? 내가 그 혜택을 다 누리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어떻게 확신할까?

일찍이 2016년 기술 발전이 인류에게 가져다줄 밝은 미래를 칭송했던 다보스 포럼은 2017년 입장을 바꿔 ‘4차 산업혁명에 의해 벌어질 불평등과 양극화가 미래 10년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발전에서 소외 되는 계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지금의 빠른 속도로는 소외된 자들을 조명할 수 없다. 어쩌면 기술 발전을 찬양하는 능력보다 필요한 것은 인류애가 아닐까.

나를 넘어 우리를

김난도 교수는 올해 트렌드 중 하나로 ‘오롯이 스스로를 책임지는 나노 사회’를 꼽은 바 있다. ‘개인’의 중요성이 더더욱 강조된다는 것이다. 올해는 관광 트렌드도 ‘나의 특별한 순간’이다. ‘현재’와 ‘나’의 행복은 예전에도 중요했지만 올해는 더 중요하단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핵심은 ‘어떻게’ 오롯이 스스로를 책임 지며 나의 특별한 순간을 살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일찍이 괴테가 남긴 명언을 다시 들춰보자.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어디로 어떻게 갈지 질문할 때다.

PLUS읽어볼 만한 책

<궁극의 질문들>
김낙우 외 지음, 사이언스북스

우주, 생명, 미래에 관한 최첨단 이슈를 질문 형식으로 풀어주는 책. 지금 돌아가는 기술 발전 양상에 대한 기초를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4차 산업혁명이 막막한 당신에게>
박재용 지음, 뿌리와 이파리

‘여전히 불행할 99%를 위한 실전 교양’이라는 촌철살인의 부재가 눈길을 끈다. 발전이 과연 좋기만 한 것인지 질문을 던지는 책. 실전 교양서답게 쉽게 읽힌다.

<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
박재용 지음, 엠아이디

어떻게든 생존해온 경이로운 인간의 진화 능력을 되짚어보는 책. 과거를 통해 우리의 진화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지음,
디플롯

인류 진화의 진짜 무기는 기술 발전이 아닌, 다정함이라는 것을 과학과 논리로 풀어내는 독특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