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March+April

[LIFE &]Travel Note

영화 속 판타지가
현실이 되다
뉴질랜드

지구상에서 판타지 세계와 가장 비슷한 곳을 꼽는다면 단연 뉴질랜드일 것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의 올 로케이션 촬영지인 뉴질랜드는 신화와 마법의 세계인 ‘중간계Middle-earth’가
실제 존재할 것만 같은 신비로운 대자연을 품고 있다.

Editor. 두경아

뉴질랜드는 세계적 영화 거장들에게 특별히 사랑받아온 나라다.
뉴질랜드의 다채로운 자연 풍광 덕분이다. 광활한 황금빛 들판,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은 산봉우리, 뜨거운 용암을 뿜어내는 활화산, 신비로운 호수, 질퍽질퍽한 늪, 아열대 삼림, 빙하와 피오르까지…. 뉴질랜드에는 태초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매혹적인 풍경이 가득하다. 덕분에 <반지의 제왕> 속 신화와 마법의 세계인 ‘중간계’를 재현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장소다. 뉴질랜드 내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의 영화 촬영지는 150여 곳에 이르며, 영화 촬영지를 찾아가는 투어가 20년째 호황이다.
태평양 남서쪽에 있는 뉴질랜드는 북섬과 남섬, 두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북섬은 면적의 63%가 산지와 언덕이며, 화산이 많다. 여전히 활동 중인 활화산도 많아 독특한 지형을 이루고 있으며, 온천과 간헐천도 곳곳에 있어 관광 휴양지로 사랑받고 있다. 북섬과 쿡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는 남섬은 남알프스산맥이 길게 뻗어 있고, 고산지에는 빙하지형이 발달했다. 여기에는 과거 빙하기에 형성된 장대한 유자곡(피오르)과 여러 빙하호가 장관을 이룬다. 뉴질랜드에서는 자연을 그저 눈으로만 보지 않는다.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액티비티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 동굴 탐험, 카약부터 트레킹, 하이킹, 사이클링까지 상상 그 이상인데, 특히 트레킹과 하이킹은 뉴질랜드의 광대한 대자연을 탐험하기에 완벽한 방법이다. 해안에서부터 농지, 강, 계곡, 울창한 숲 등으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를 갖춰 전 세계 트레커들에게 천국으로 통한다.

<반지의 제왕> 속 호빗족 마을이 된 호비턴 영화 세트장

<반지의 제왕> 속 호빗족 마을이 된 호비턴 영화 세트장

<반지의 제왕> 속 호빗족 마을이 그대로!
마타마타

뉴질랜드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 오클랜드에서 자동차로 2시간쯤 가면 푸른 농장 지대인 와이카토Waikato 지방에 다다른다. 이 지방의 소도시 마타마타Matamata에는 호비턴 영화 세트장이 들어서 있는데, 영화에서 호빗족이 사는 샤이어 마을The Shire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다른 세트장과 마찬가지로 촬영이 끝난 뒤 모두 허물었으나, 이후 <호빗> 시리즈 촬영을 위해 재건한 뒤에는 영구 관광지로 운영 중이다.
호비턴에는 아름다운 언덕에 빌보와 프로도의 작은 집 ‘백엔드’를 포함해 동그란 나무 문이 달린 44채의 서로 다른 호빗의 집이 모여 있다. 마을 중앙에 있는 거대한 나무 파티 트리Party Tree, 방앗간, 이중 아치교, 그린 드래건 인Green Dragon Inn 등 모든 것이 영화 속 그대로다. 더욱이 실제로 호빗족이 사는 듯 마을 곳곳을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며놓아 재미를 더한다. 수작업으로 만든 꿀과 치즈, 잘 가꾼 꽃과 호박이 가득하고, 심지어 빨랫줄에는 빨래도 걸려 있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에서는 에메랄드빛 호수와 굳은 용암, 분화구등 화산 지대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호비턴 영화 세트장 내 그린 드래건 인에서는 직접 만든 수제 맥주를 판다.

활화산이 빚어낸 환상적 대자연
통가리로 국립공원

뉴질랜드 북섬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간헐천과 진흙탕, 온천수가 솟구치는 계곡이 많다. 특히 통가리로 국립공원Tongariro National Park은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자연유산,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경이롭고 다채로운 풍경으로 가득한 화산 지대다. 통가리로・나우루호에・ 루아페후 3개의 화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에메랄드빛 호수와 굳은 용암, 증기가 솟아오르는 분화구, 다양한 색깔의 실리카 테라스, 고산 특유의 식물 등 화산지형을 만날 수 있다. 이 지역 일대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걷기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세계 최고 당일 하이킹 코스로 꼽히는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Tongariro Alpine Crossing’은 9시간 동안 나우루호에 산을 지나고 통가리로산을 넘어 19.4km를 하루에 완주하는 코스다. 걸으면서 만나는 화산 풍경과 타우포 호수, 타라나키산까지 바라보는 멋진 전망이 일품이다. 다만 활화산이니 떠나기 전에 화산활동 상황을 확인해보자.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관광지가 밀집해 도보 여행을 즐기기 좋은 도시다.

웰링턴 케이블카는 도심에서 켈번 전망대, 식물원, 카터 천문대까지 안내한다.

도보로 돌아보는 아름다운 미식 도시
웰링턴

‘세계에서 가장 멋진 작은 수도’ 웰링턴은 아름다운 항만과 낮고 푸른 언덕으로 둘러싸여 아기자기한 풍광을 자랑한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빅토리아산은 웰링턴 시내를 조망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높이 196m로 서울 남산 정도밖에 되지 않아 가볍게 걸어 오를 수 있다. 또 다른 전망 명소는 켈번 전망대다. 이곳은 웰링턴의 명물 케이블카를 타고 닿을 수 있다.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빨간색 케이블카는 레트로풍 외관 덕분에 웰링턴 여행 사진에서 빠지지 않는다.
뉴욕보다 인구 대비 레스토랑 수가 많은 웰링턴은 미식 여행지이기도 하다. CNN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커피 도시 중 하나로,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좋다. 웰링턴은 맥주로도 유명한데, 시내 곳곳에 수제 맥주 펍이 있어 입맛에 맞는 인생 맥주를 찾을 수도 있다. 이곳에는 <반지의 제왕> 특수 효과를 담당했던 ‘웨타 워크숍’이 있으며, ‘웨타 케이브’에서는 이와 연계된 시설 관람과 투어 프로그램에도 참여 할 수 있다.

크라이스트처치의 도심을 지나는 에이번강은 140년 역사를 지닌 식물원을 지나 바다로 흐른다.

아오라키 마운트쿡 국립공원에서는 만년설과 태즈먼 빙하가 압도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알프스산맥과 호수, 바다로 둘러싸인
캔터베리 & 크라이스트처치

크라이스트처치&캔터베리Christchurch & Canterbury 지역은 드넓게 펼쳐진 대평원과 웅장한 알프스산맥, 청정 빙하 호수, 아름다운 항구가 어우러진 지역이다. 거친 해안선과 국립공원을 이루는 산악 지역 사이에는 즐길 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아오라키 마운트쿡 국립공원Aoraki/Mt. Cook National Park은 등반가와 하이커들에게 사랑받는 관광지다. 만년설과 더불어 뉴질랜드에서 가장 긴 빙하인 태즈먼 빙하(27km)가 압도적인 풍광을 만들어낸다. 이곳에 조성된 후커 밸리 트랙은 이 지역 최고의 반나절 하이킹 코스로 꼽힌다. 테카포 호수는 만년설과 푸른 호수, 수풀로 뒤덮여 그림 같다. 호수의 환상적인 빛깔은 빙하에서 흘러나온 물 때문이다. 날씨가 좋은 밤이면 투명한 밤하늘에 총총히 뜬 아름다운 별들을 볼 수 있다. 크라이스트처치는 전통적인 영국 분위기와 더불어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도시다. 이층 버스나 빈티지 자전거, 곤돌라, 트램을 비롯해 에드워드 시대풍의 고전적인 배 펀트(사각형 평저선)를 타고 도시를 탐험할 수 있다.

와카티푸 호수 북쪽 끝 글레노키는 수많은 영화의 촬영지로 선정될 만큼 신비로운 풍경을 자랑한다.

와카티푸 호수 북쪽 끝 글레노키는 수많은 영화의 촬영지로 선정될 만큼 신비로운 풍경을 자랑한다.

여왕의 정원만큼이나 우아한 리조트 도시
퀸스타운 & 인근 호수 도시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호숫가 마을 ‘퀸스타운Queenstown’은 여왕이 살 만할 정도로 아름답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퀸스타운을 S자 형태로 감싸고 있는 와카티푸 호수 덕분에 호숫가를 따라 고급 리조트 타운이 형성돼 있다. 리조트에서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며 스파와 골프 등을 즐기거나 번지점프, 제트보트, 승마 트레킹, 래프팅, 리버 서핑 등 다양한 야외 활동을 만끽하기 좋다. 와카티푸 호수 북쪽 끝에는 글레노키Glenorchy 와 파라다이스 계곡Paradise Valley이 자리하고 있다.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 등 수많은 영화를 촬영한 곳으로, 천연 너도밤나무 숲과 이어지는 높은 산들에 둘러싸여 있다. 말을 타고 돌아보는 승마 트레킹은 이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특권이다. 특히 파라다이스 계곡은 <반지의 제왕>에서 간달프 역을 맡은 배우 이언 매켈런이 “항상 마음속에 그려온 중간계 모습 그대로”라고 말한 바 있다.

‘신의 조각품’으로 불리는 밀퍼드사운드. 유람선을 타고 곳곳을 탐험할 수 있다.

신비로운 빙하의 세계 피오르랜드 국립공원

남섬 남서부에 위치한 피오르랜드 국립공원Fiordland National Park은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과 빙하가 녹은 물이 호수를 이룬 청정 지역이다. 빙하의 침식으로 생긴 날카로운 계곡과 깎아내린 듯한 절벽이 절경을 선사한다. 이 지역 모두 아름답지만, 피오르 중 가장 접근이 용이하고 다양한 투어가 가능한 곳은 밀퍼드사운드Milford Sound다. ‘신의 조각품’이라 불리는 이곳은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뉴질랜드 사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봉우리 마이터피크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지역을 돌아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유람선에서 피오르를 감상하거나 펭귄, 돌고래 등 야생동물도 만날 수 있다. 등반가라면 무엇보다 이곳에 조성된 하이킹 트랙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총길이 53km의 트랙은 테아나우 호수를 기점으로 여러 현수교와 나무 덱 길, 고개를 넘으며 환상적 풍경을 보여준다.

호빗족 마을에서 맥주 한잔! 호비턴 영화 세트장 투어

호비턴은 개인이 들어갈 수 없고, 반드시 가이드와 함께 둘러봐야 한다. 투어는 티켓 오피스이자 기념품 가게와 카페가 모여 있는 샤이어 쉼터 (The Shire’s Rest)에서 시작한다. 가이드 투어는 이동 시간을 포함해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광활한 양떼 목장과 멀리 카이마이산맥을 감상하고 호비턴 내를 둘러볼 수 있다. 마지막 코스인 그린 드래건인 펍에서 무료 음료를 제공한다. 투어는 오전 9시 30분부터 매일 3~5회 출발하며, 티켓 가격은 성인 89뉴질랜드달러(17세 이상), 청소년 44뉴질랜드달러(9세 이상), 8세 이하 무료, 패밀리 티켓 225뉴질랜드달러(성인 2명, 청소년 2명)다.
문의 www.hobbitontours.com
위치・교통편 호비턴 영화 세트장은 대개 오클랜드에서 출발한다. 오클랜드행 비행기는 현재 대한항공이 매주 화요일에 직항편을 운항하며, 에어뉴질랜드는 한 달에 1~2회 부정기적으로 운항 중이나 뉴질랜드 정부의 방침에 따라 뉴질랜드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교민이 아닌 관광객은 7월 이후부터 탑승 가능하다. 오클랜드에서 마타마타에 위치한 호비턴 영화 세트장까지 대중교통으로 가기는 힘들다.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샤이어 쉼터에 주차한 뒤 가이드 투어에 참여하거나 오클랜드에서 출발하는 당일 투어에 참여하면 된다. 당일 투어에는 가이드와 식사, 티켓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