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What's up
2026 트렌드 미리 보기
새해 가장 큰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AI다.
이와 함께 AI 사회의 특징인
최신성, 복제성, 효율성에 대한 반발로 생기는 움직임도 거세다.
AI 대전환을 둘러싸고 정반합에 의해 탄생한
트렌드를 살펴보자.
Writer. 한소영 Photo. 언스플래시
Reference. <2026 트렌드>(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
1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휴먼인더루프 Human-in-the-loop
“모든 산업이 AI의 영향을 받는다”는 말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인간과 AI의 역할 분담에 관한 철학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시되는 것이 ‘휴먼인더 루프’ 시스템이다. 휴먼인더루프는 인공지능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인간이 적어도 한 번은 개입해야 한다는 AI 활용 철학을 일컫는다. 휴먼인더루프 시스템 안에서 인간은 인공지능에 명령을 내리며, 이를 검증하고, 최종 완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결과물의 정확성을 높이고, 창조적 감성을 부여하며, 최종 결정에 대한 윤리적 판단의 책임을 진다. 결국 휴먼인더루프는 인간의 일을 AI가 대신하는 개념, 즉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인간과 AI가 각자 강점을 바탕으로 최적의 결과물을 만드는 협업 시스템을 가리킨다. 본격적인 AI 시대의 교두보가 될 2026년은 인간 지능과 AI의 역할이 어떻게 설정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2
클릭 없이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
제로클릭 Zero-click
무언가를 찾기도 전에 AI가 먼저 제시해 소비자의 클릭 수가 대폭 줄어드는 현상을 ‘제로클릭’이라 부른다. 챗지피티 ChatGPT나 제미나이 Gemini 등을 자주 사용하지 않더라도 앱을 통해 쇼핑하거나, OTT 등을 시청한다면 이미 제로클릭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직접 검색창에 검색어를 넣고 클릭한 후 원하는것을 찾아야 했다면, 요즘에는 검색하기도 전에 내가 관심을 보일 것들을 AI가 미리 각 피드에 제시한다. 사용자는 능동적으로 찾고 선택하기보다 시스템이 먼저 판단하고 제안하는 대로 선택하게 된다. 검색이 사라지는 시대에 광고와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제로클릭 현상을 중심으로 한 광고, 마케팅, 판촉, 영업 등 판매와 관련한 모든 업무의 변화가 예상된다.
3
내 기분을 맞혀봐
필코노미 Feelconomy
과거에는 기분에 따라 하는 행위나 선택은 ‘별생각 없이’ 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생각 없는’ 생각을 알아차려야 하는 임무가 각 산업에 주어졌다. 소비자가 구매의 주요 요인이던 필요, 의미, 경험에 더해 기분이나 감정을 기준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분은 경제를 움직인다. 이러한 현상을 기분 경제, ‘필코노미’라고 명명한다. 한 예로 요즘 사람들이 영화를 고르는 기준이 꽤 달라졌다. 과거에는 영화의 작품성이나 감독 및 배우가 누군지에 따라, 어떤 장르 혹은 내용인지에 따라 관람할 영화를 골랐다면 지금은 현재 내 기분이 가장 중요하다. 좋아하는 감독의 작품이지만 현재 기분에 맞지 않으면 다른 영화를 선택한다. 배달의민족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의 32%가 메뉴를 정하지 않은 채 배달 앱을 연다고 한다. 제품 개발에서는 ‘무엇을 만들까’가 아니라, ‘어떤 기분을 선사할까’라는 질문이 부상하고 있다.
4
트렌드는 없다
픽셀라이프 Pixelated life
모두가 함께 따르던 메가트렌드가 점점 사라져가는 걸 느낄 것이다. 어제 떠오르던 유행이 한 계절도 지나지 않아 사라진다. “트렌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하나만 답할 수 없을 만큼 각 분야의 트렌드는 차고 넘친다. 파편화된 수많은 마이크로트렌드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치 디지털 이미지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픽셀같이 작고 다양한 트렌드를 향유하는 방식을 ‘픽셀라이프’라고 부른다. 픽셀라이프는 먹어보고 싶은 음식을 소용량으로 다양하게 맛보는 ‘최소 단위 소비’와 하나를 깊게 경험하는 것보다 많은 대상을 얕게 알더라도 경험의 반경을 넓혀가는 ‘다층적 경험’을 추구한다. “트렌드는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각종 트렌드가 빠르게 달라지는 지금, 유행을 향유하기 위한 방식으로 픽셀라이프는 선택이 아닌 필수일지 모른다.
5
호모헌드레드 시대 준비
건강지능 Health intelligence
건강이 중요하다는 건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였지만, 100세를 사는 호모헌드레드 Homo Hundred 시대를 맞이해 전 세대에 걸친 건강관리를 통해 삶의 질을 확보하기 위한 ‘건강지능’이 필수 역량으로 떠올랐다. 건강지능이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탐색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건강관리를 실천하는 역량을 말한다. 인체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식단, 운동, 멘털 등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필요에 따라 현대 의약품 및 시술 등 의료적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고, 아프기 시작한 시점이 아니라 웰니스와 마음 챙김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서 항시적으로 건강을 고려한다. 건강은 점점 더 거대한 비즈니스가 될 전망이다.
6
고전을 다시 보다
근본이즘 Returning to the Fundamentals
‘진짜’의 가치가 부상하고 있다. ‘진짜’라는 것은 정의하기 나름이지만, 주로 ‘고전’이나 ‘원조’에 해당한다. 급변하는 AI 시대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고전적 가치와 믿을 수 있는 원조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추구를 ‘근본이즘’이라고 한다. 근본이즘은 AI 시대에 나타나는 최신성·복제성·효율성에 대해 반발하면서, 인간이 일궈낸 전통을 재조명하며, AI가 따라 할 수 없는 원조만의 아날로그적 낭만을 추구한다. 유행을 넘어서는 클래식을 보고 싶다는 열망은 출판계에서는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됐다. 국내 출판계에서는 고전문학이 예상치 못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20대의 구매가 두드러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조지 오웰의 <1984>,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등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의 인기가 높다. 오랜 시간을 견디며 살아남은 텍스트에서 진짜의 비법을 찾고 싶은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