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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DEC

[SPECIAL THEME]Report

친절한 AI 씨,
상황별 사용법

일상에 훌쩍 스며든 AI 서비스,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자신에게 맞는, 혹은 상황에 맞는 AI를
찾아 쓰는 것 역시 능력이 되는 시대다.
문서 작성,
검색, 운전, 외국어 공부 등 일상의 테마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AI 사용 방법을 소개한다.

Writer. 한소영
Photo. SK텔레콤, 언스플래시

“AI, 뭐 쓰세요?”
시간을 쪼개 쓰는 바쁜 현대인이라면 아마도 서로의 안부를 묻듯 이런 말을 건넨 적이 있지 않을까? 이때 가리키는 AI는 사용자가 말을 걸면서 명령하면 나 대신 정보를 찾거나, 자료를 문서화하거나, 글을 창작하기도 하는 생성형 AI 기술을 일컫는다. 플랫폼 내 추천 알고리즘 등 우리가 잘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접하게 되는 AI 기술이 아니다. 이러한 AI 기술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동안 사용자가 기술을 당하고(?) 있는지도 구분해 내기조차 어렵다. 대신 생성형 AI는 사용자가 직접 프로그램을 켜서 사용해야 하므로 사용자가 잘 알아야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의 대명사가 된 것이 바로 ‘챗 GPT ChatGPT’다.
세상에 챗GPT 딱 하나만 있다면 어떤 AI를 써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만, 비슷하면서도 다른 여러 가지 AI 기술이 있다. 대표적으로 퍼플렉시티 Perplexity, 클로드 Claude, 제미나이 Gemini, 노트북 LM Notebook LM 등이 꼽힌다. 어떤 AI 가 나한테 잘 맞을까? 서로 다른 장점을 갖고 있어 이 차이를 알고 사용하는 것으로도 업무 효율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유·무료와 모델 등 여러 AI를 활용해 답변을 제공하며, AI의 성능은 모델 선택과 부가 기능, 사용법에 따라 달라진다. 이 글에서 나열하는 각 AI의 특징은 무료 모델 기준이다.


챗GPT

먼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챗GPT’다. 챗GPT는 어떤 주제든 답해 줄 AI 비서를 찾는 이에게 적합하다. 자연스러운 자연어 기반의 대화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고, 사용자는 대화를 통해 텍스트 생성이나 번역, 코드 작성 등 다양한 목적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대화형 AI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꾸준히 업데이트되어 최신 트렌드가 답변에 반영된다. 즉, 쓸수록 그 성능이 점점 강화된다. 많은 사람이 쓰는 것이 AI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되므로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초보자도 사용하기 편하도록 인터페이스도 쉽게 만든 것처럼 보인다. 주의할 점은 많은 이가 사용해서 많은 데이터를 입력하는 만큼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 Hallucination)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AI 환각 현상이란 AI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생성하는 현상을 말한다. 챗GPT를 정말로 대화용으로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친구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것처럼 챗GPT에 묻고 조언을 듣는 식이다. 쇼핑을 함께 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친구한테 어떤 물건을 사줘야 할지를 추천받는 것처럼 챗GPT에 원하는 품목과 기준을 말하고, 이에 맞는 제품을 찾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흔하다.

퍼플렉시티

연구자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AI는 ‘퍼플렉시티’다. 답변에 일일이 출처를 달아주는 특징 때문이다. 실시간 웹 검색 기능이 강화된 퍼플렉시티는 다른 AI에 비해 정확한 답변을 제공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출처를 인용해 답변의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이 연구자에게 통한 듯 보인다. 요청 사항을 처리하기 위한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탁월한 전략이다. 이처럼 어떤 논리나 과정으로 답변을 제공했는지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얼굴 없는 조교인 AI를 신뢰하지 않던 연구 자조차도 거부하기 어려운 도움의 손길을 내민 셈이다. 대신 창의적 답변을 요구하는 작업엔 맞지 않을 수 있다. 검색과 요약의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어, 사용자와의 연속적 대화나 맥락 유지 기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를 개의치 않아도 되는 창의적 연구 자라면 사용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클로드

문서 분석과 코딩에 특화된 AI는 ‘클로드’다. 수십만 단어에 달하는 긴 문서를 한 번에 요약·분석 가능하다. 기존 데이터의 요약 분석에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AI와 비교하면 환각 현상이 적다는 평가다. 또한 개발사가 AI의 윤리적 사용에 역점을 두고 ‘AI 윤리 원칙’을 기반으로 클로드를 개발했다고 한다.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코딩할 때 쓰는 AI로 각광받는다. 한편 창의적 답변 기능은 약하다.

제미나이

구글 생태계와 연동되는 AI를 찾는다면 ‘제미나이’다. 지메일, 구글 드라이브, 구글독스, 구글시트 등 다양한 구글 생태계 내에서 즉각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협업하고 있어 갤럭시 유저라면 접근성이 좋다. 갤럭시 유저가 많은 한국에서는 이미 제미나이가 챗GPT만큼이나 친근한 생성형 AI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많은 이가 사용하는 만큼 환각 현상이 일어나는 빈도도 높은 편이다.

노트북LM

구글 생태계와 연동되는 AI를 찾는다면 ‘제미나이’다. 지메일, 구글 드라이브, 구글독학습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입소문 난 AI는 ‘노트북 LM’이다. 사 용자가 업로드한 문서를 기반으로 질의응답 하므로 사용자의 답변 신뢰도가 높다. 자신이 올린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하니 환각 현상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는 셈이다. 어려운 외국어 논문을 한국어 팟캐스트로 변환해 들을 수 있는 것도 소문난 특장점이다. 영상을 분석해 요약 정리해 주거나 개요나 주제를 정리해 주고, 팟캐스트 음 성으로 변환해주기도 한다. 문서로 읽기보다 귀로 듣는 요약을 선호하는 이에게 유용하다.


커리어를 부탁해!

아마도 AI 서비스의 적극적인 이용자라면 하나의 AI만 사용하는 것보다 각 서비스의 장점을 터득해 여러 개의 AI를 상황별로 사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다. 문서 작성부터 회의 기록 등 시간이 걸리면서 번거로운 일을 AI가 처리해 주면서부터 분야를 막론하고 각종 업무에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추세다. 상황별로 어떤 AI가 유용할까?


회의·강연 내용을 정리할 때

네이버 ‘클로바노트 ClovaNote’는 회의나 강연, 인터뷰 음성 등을 텍스 트로 빠르게 변환해준다. 발화자 수나 대화 유형을 미리 설정하면 인식 정확도가 더 높아진다. 물론 변환된 텍스트가 음성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이 아니므로 출력된 내용을 검수하는 과정은 필수다. 많은 양의 대화 정보를 일일이 타이핑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내용을 요약·정리해주기도 하는데, 이 역시 좀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클로바노트에서 변환된 텍스트를 챗GPT 등 다른 AI로 요약·재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획안을 구상할 때

‘윔지컬 Whimsical’은 ‘엉뚱한’ 또는 ‘기발한’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이름처럼 사용자의 창의적 활동을 지원하는 AI 서비스로, 사업 기획이나 개발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거나 일을 진행하는 데 활용하기 좋은 AI다. 직접 아이디어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마인드맵 기능을 활용해 내가 가진 정보를 시각화할 수 있고, 순서도를 그리는 플로차트를 통해 프로젝트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공유하거나 기획하는 서비스 지도를 그려볼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

‘스토리텔 Storytell AI’는 엑셀 자료를 보고서로 만들 때 유용하다. 엑셀 데이터에 관한 수치 분석, 시각화, 요약 정리하는 과정이 모두 자동으로 한 번에 이뤄지므로 업무 효율성을 높여준다. 이름이 ‘Storytell’인 이유는 단순히 데이터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맥락을 이해해 스토리를 구성해 주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가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확장시키기도 한다. 비슷한 특징이 있는 ‘줄리어스 Julius AI’도 있다. 줄리어스 AI는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차트와 그래프로 시각화하는 데 능숙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에 많이 이용된다.

텍스트·이미지·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때

챗GPT 등 대부분의 AI 모델은 기본적으로 텍스트 콘텐츠 제작에 최적화되어 있다. 마케팅 문구나 제품 설명을 작성하는 업무에 활용되는 AI로는 ‘카피 Copy AI’가 있다. 이미지 작업엔 ‘미드저니 Midjourney’나 ‘달리 3DALL-E3’가 유명하고, 포토샵 사용자는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Adobe Firefly’도 많이 사용한다. 영상 생성에는 ‘비오2 Veo2’와 ‘소라 Sora’ 가 자주 쓰이고, ‘비오3 Veo3’도 공개되며 주목받고 있다. ‘헤일루오 Hailuo AI’는 무료라서 접근성이 높다. ‘브루 Vrew’는 자막, 컷 편집, 내레이션까지 AI로 처리해 준다.


운전하면서 AI

운전 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꾼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AI 기술을 도입해 더욱 똑똑해졌다. 위치 기반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티맵’은 이제 길만 찾아주는 내비게이터가 아니다. ‘대화형 모빌리티 AI 에이전트’를 표방하면서 말 한마디면 연락 문자도 보내고 적합한 장소도 검색해 알아서 찾아준다. 이제 내비게이터가 AI 에이전트로 탈바꿈한 것이다. 문자는 보낼 사람과 보낼 내용을 말로 하면 끝이다. 별도로 호출하지 않아도 “문자 보내줘”라고 말하면 반응한다.
경유지를 포함해 경로를 요청하거나 자주 찾는 장소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운전자가 근처 주유소에 들렀다 집에 가자고 말하면 최종 목적지인 집과 경유지인 근처 주유소를 함께 인식해 최적의 경로를 제안하는 식이다. 또 테마별 장소 추천, 교통·생활 정보 안내 등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상호작용 주행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모빌리티 AI 기술이 복잡해지는 도로 교통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써 교통 체증이 해소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는 변화하는 기술에 적절하고 현명하게 적응하는 운전자의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



완벽한 개인 외국어
선생님 탄생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서 AI 적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업 1위는 통번역가였다. AI 번역 기술이 통번역가를 대체한다거나, 이제 인간은 외국어를 배울 필요조차 없어진다는 다소 건조한 미래상에 관한 이야기가 떠도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AI를 폭발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외국어 학습이다. 특히 영어 학습 분야에서 약진이 두드러진다. 챗GPT, 제미나이 등은 영한·한영 전환을 자연스럽게 수행해 언어 장벽을 허물고 있다.
언어 학습에 AI를 도입한 이후 국내 주요 영어 학습 앱의 이용자 수는 크게 늘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영어 교육 상위 5개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56만 명으로, 1년 전보다 무려 90.2% 증가했다. AI 도입이 이 같은 성장세를 이끈 셈이다. AI는 학습자 수준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적절한 학습량을 제시하고, 성실하게 반복 학습을 시켜주며, 언제든 쉽게 활용할 수 있어 언어 학습에 효과적이다.


듀오링고 Duolingo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형식의 언어 학습 앱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기준 이용자 수 62만 명으로, 이는 1년 새 344% 급증한 수치다. 앱에는 원어민 목소리로 학습자와 대화하는 다양한 캐릭터가 있으며, 보상이 있는 게임화된 방식으로 학습자에게 동기 부여한다. ‘듀오링고’는 GPT-4를 활용해 AI 회화와 오답 해설 기능을 제공한다.

스픽 SPEAK

‘스픽’은 오픈AI와 기술제휴를 맺고 생성형 AI를 언어 학습에 접목한 영어 회화 학습 앱이다. 실제 원어민과 대화하듯 AI 튜터와 자연스럽게 말하기 연습이 가능하며, AI 튜터가 사용자의 발음과 억양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피드백을 제공한다. 여행·쇼핑·비즈니스 등 다양한 상황별 회화 연습이 주요 특징이며, 사용자의 실력과 목표에 따라 맞춤 학습 경로를 제시한다.

말해보카

영단어부터 문법, 리스닝, 회화까지 공부하는 맞춤형 영어 학습 앱이다. 20문제를 풀면 ‘말해보카 AI’가 학습자의 레벨을 파악하고, 수준에 맞는 퀴즈들을 제공한다. 학습자가 모르는 것 위주로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마치 개인 교습처럼 상황별로 자세한 오답 노트를 제공하고, 복습 시스템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가짜 딥페이크 광고에 속지 않는 법

딥페이크는 AI 기술로 사람 얼굴이나 목소리를 조작해 실제처럼 보이는 가짜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이 기술이 허위 정보와 결합해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가짜 딥페이크 광고나 뉴스를 구별해내는 뾰족한 방법은 없다. 다만 아래와 같은 확인 과정을 따라 주의하면 허위 정보에 속아서 피해를 보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배우 톰 크루즈로 보이는 기사 속 영상은 틱톡에서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했으나, 딥페이크가 생성한 가짜 영상이다.


챗GPT에 제대로 질문하기 팁

생성형 AI를 활용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질문하는 것’이다. 우선, 명령은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요청하기보다 단계별로 요청하는 것이 정확성을 높인다. 뭉뚱그려 말하기보다 구체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고서에 AI를 활용할 경우, 회사 보고서 양식을 미리 AI에게 알려주면 더 정확한 초안이 나온다. 글 작성을 AI에게 요청할 땐 누가 읽을 건지와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게 좋다. 리서치할 때는 공식 보고서나 공공 데이터만 활용해달라고 지시하면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 영상이나 이미지를 만들 땐 구도, 색감, 분위기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해야 퀄리티가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