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ALTH & ]Investment
금 가격의
장기 상승 추세를
이끌 구조적 변화
금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금은 금리와 물가, 달러, 불확실한 정치·
경제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금 가격
상승 추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그리고 최근
그 상승폭이 과거에 비해 훨씬
커지고 있다.
이제 장기적 관점에서 금을 투자자산의 일환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Writer. 고혜성
(우리은행 WM상품부 Analyst)
Photo. 프리픽, 한경DB
연일 치솟는 금 가격, 앞으로의 향방은?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4,200 달러(2025년 10월 15일 기준)를 넘어서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금 가격은 27% 상승하면서 주요 자산들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도 60% 이상 급등하며 주요 자산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투자하기에 무서울 만큼 높아져 버린 금 가격, 앞으로도 상승 추이가 계속될 수 있을까?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1. 거시경제 요인_ 금리와 물가
금은 이자가 나오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주는 자산에 비해 금의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한편 금은 눈에 보이는 실물자산으로 물가가 오르면 그에 맞춰 자산 가치 높아지게 된다. [그래프 1]은 실질금리와 금 가격의 관계를 보여준다. 이를 보면 실질금리가 오를 때 금 가격은 떨어지고, 실질금리가 내려가면 금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 1] 실질금리와 금 가격의 변동 추이
2. 반대로 움직이는 금 가격과 달러
금은 달러를 통해 거래된다. 그렇기 때문에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의 사람이 금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자국 통화를 달러로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만약 달러화의 가치가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 환율이 높아지면 비달러화 국가의 투자자는 금을 사기 위해 더 많은 자국 화폐를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금이 비싸지면 그만큼 금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즉 달러가 치가 높아지면 금이 상대적으로 비싸져 투자수요는 줄고, 금 가격 하락 압력은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금 가격의 상승 압력은 높아진다.
[그래프 2] 언제나 부(-)의 상관관계를
보여온 금 가격과 달러
3. 경제·정치적 불확실성
금은 대개 적극적 투자자산보다는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진다. 과거부터 국경을 넘어 통용되던 실물자산이었고, 경제가 무너지거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에도 가격이 방어되었기 때문이다. 즉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사람들은 잃지 않는 투자에 더 관심을 두게 되고, 이는 금을 보유하고자 하는 수요를 높여 금 가격을 상승시킨다.
금 시장에 나타난 구조적 변화
그런데 앞서 설명한 요인들을 금 가격 추이와 비교해 보면 다소 특이한 부분이 있다. 최근 금 가격을 변화시키는 요인들의 움직임이 금 가격의 방향성과 동조하고 있긴하다. 하지만 각 요인들이 과거에 미치던 영향 수준보다 금 가격 상승폭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는 금 투자 환경이 구조적으로 변화했고, 금 가격에 우호적인 여건이 일시에 그치지 않고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1. 유동성 확장과 인플레이션
현재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하는 사이클에 있다. 유동성이 확장되는 시기에는 대개 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적어도 물가가 오르는 만큼 내 자산 명목가치도 따라 오르길 원한다. 이러한 유동성 확장 국면에서 실질가격이 잘 보전 되는 자산이 바로 금이다. [그래프 3]을 보면 금 가격은 주요국(미국, 유럽, 일본, 중국)의 유동성 증감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프 3] 금은 유동성 확장 국면에서 좋은
인플레 헤지 자산
2. 달러 패권의 약화 가능성과 중앙은행의 금 매입 수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의 달러 자산 통제, 비달러 기축통화 사용량 증가 등으로 탈달러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부상했다. 물론 여전히 달러의 패권을 대신할 통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비달러화 국가들의 중앙은행은 달러의 가치가 점차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달러에 비견될 안전한 자산을 보유하길 원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금을 선택하고 있다. [그래프 4]를 보면 탈달러화에 대한 논의가 재부각되기 시작한 2022년부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량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앞으로도 달러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는다면 중앙은행의 금 매입 수요는 당분간 금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프 4] 비달러화 국가 중앙은행 중심으로
금 매입 증가
3. 분절화 Fragmentation와 불확실성의 만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역 분쟁, 무역정책과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불안은 여전히 높고 다시 세계는 분절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우리는 세계화 Globalization라는 안전한 울타리 속에 놓여 있었지만, 앞으로는 국가·지역 간 갈등과 분절화 양상이 지속·확대될 공산이 크다. 그리고 이러한 불확실성이 만연해진 환경은 많은 투자자로 하여금 안전한 가치저장 수단인 금에 계속해서 관심을 두게 만들고 있다.
포트폴리오에 금 자산 일부 비중 편입 고려
자산의 증식은 장기적 관점에서 시간에 투자하는 일이 다. 그리고 투자할 때에는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은 더 이상 경제가 무너질 것 같을 때만 오르는 안전자산이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달러 그리고 불확 실성 등에 대비하는 하나의 투자자산으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는 장기적인 자산 증식을 꾀하는 우리가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금으로 채워둬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는 금을 포트폴리오 내에 어느 정도 담는 일이 당연해진 시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