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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DECEMBER

[SPECIAL THEME]Intro

We are
the
Future

미래는 이미 우리 옆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하는
요즘 인공지능 트렌드.

Writer. 유나리
Photo. 게티이미지뱅크
Reference. 마이크로소프트 ‘2025년 AI 트렌드’,
삼성SDS, 오픈AI

75%

IT 시장 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 IDC의 ‘2024 AI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조직의 AI 도입률은 2023년 55%에서 2024년 75%까지 급증했다. 이제 AI가 실험 사용 단계를 넘어 사용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26억 건

사람들은 챗GPT를 얼마나 이용할까? 오픈AI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2024년 6월 챗GPT가 요청받은 하루 평균 메시지는 4억5,000만 건가량이었는데, 올해 6월에는 26억2,000만 건으로 약 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론형 AI

이전까지는 방대한 문장 등의 텍스트를 AI가 학습해 도출한 패턴을 바탕으로 답을 내놓는 대규모 언어 모델 LLM에 기반한 AI였다. 하지만 이는 학습한 데이터가 옳지 못하면 그 결괏값 또한 옳을 수 없다는 치명적 부작용이 있다. 이런 이유로 생겨난 유형이 바로 추론형 AI다.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문제를 여러 단계로 나누고, 중간 결과를 점검하며 논리적으로 결과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인간의 사고 과정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고 해 ‘추론 형 AI’라 부른다. 처리 속도는 기존보다 늦지만 복잡한 문제 해결에서 높은 성능을 보이며 신뢰도를 갖출 것으로 예상한다.

AI AGENT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표현에 따르면 “AI 에이전트는 사람 대신 일을 해주는 디지털 노동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기업에서 사용하기 시작하며 성장한 AI 에이전트는 현재 각종 AI 기업이 가장 눈독 들이는 부분이다.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앤드마켓은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이 2024년 128억6,000만 달러(약 18조4,000억원)에서 2030년 332억1,000만 달러(약 47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이는 그만큼 AI의 인간 노동력 대체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이를 활용하는 기업의 이익만 늘어날 것이고, 실제 노동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인구가 절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AI 집사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AI ‘자비스’를 떠올려보자. 말만 꺼내면 뭐든 답을 알려주고 일정을 관리해주는 자비스가 우리 생활에도 등장할 전망이다. <포브스>는 2026년 AI 에이전트가 일상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보기 AI 에이전트에게 오늘 저녁 메뉴를 말하기만 하면 필요한 재료 목록을 알아서 작성하고 주문, 배달까지 해준다. 집안일은 스마트 가전, 로봇 청소기 관리 AI 에이전트가 알아서 해준다. 이런 식으로 AI 에이전트가 개인화·일상화돼 매일의 자잘한 집안일을 알아서 처리하고, 우리가 운동이나 업무 등 조금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도록 해준다고. 일단 AI가 검색하고 쇼핑 까지 하는 일은 가능해졌다. 이제까지는 검색과 구매는 다른 플랫폼 으로 분리돼 있었는데, 이제 둘이 합쳐진다. 지난 9월오픈AI가 챗 GPT에서 바로 제품을 구매하는 인스턴트 체크아웃 Instant Checkout과 에이전틱 커머스 프로토콜 Agentic Commerce Protocol을 발표한 것. 그 결과 AI 가 검색을 넘어 결제까지 대행해 주는 퍼스널 쇼퍼 Personal Shopper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AI 슬롭

‘짐승에게 먹이로 주는 음식물 찌꺼기’, ‘오물통’이라는 슬롭 Slop의 뜻처럼 AI가 생산한 질 낮은 콘텐츠를 일컫는 신조어.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걸어 다니는 상어 등 기괴한 동물 영상인 ‘이탤리언 브레인롯 Italian Brainrot’을 떠올려보자. 이런 AI 슬롭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핀터레스트, 네이버 등 플랫폼에 경쟁적으로 반복 게시되면서 원치 않아도 쓰레기를 봐야 한다는 피로감이 점차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같은 맥락에서 ‘워크 슬롭 Work Slop’이란 신조어도 있다. AI를 사용해서 업무를 처리하면 빠르고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결과물은 핵심이 없는 빛 좋은 개살구이거나 오류투성이라 추가 노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생긴 말이다.

UBI?

AI가 모든 물건을 알아서 만들어준다고 상상해 보자. 그 물건은 누가 살 수 있을까? AI가 다 대신하면 우리는 어떤 일을 어떻게 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당연하게도 AI가 득세하는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매킨지 보고서는 2030년까지 미국 일자리의 30%가 자동화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전체 노동력의 6~7%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렇게 AI가 가져올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보편적 기본 소득 Universal Basic Income, UBI. UBI는 심사나 조건 없이 모든 사람이 경제적 불안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액수의 현금을 말한다. 자동화가 노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과거 1790년대 토머스 페인이 주장한 기본 소득 개념이 200년이 한참 지나 부활했다. 물론 이 개념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 지수다. UBI를 두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찬반이 오간다. “대중을 위한 구호품에 불과하다”라는 부정적 의견부터 “빅테크 기업이 UBI 지급을 현실화하는 것에 찬성할 리 없다”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그러나 “당장 중요한 것은 불균형한 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설왕설래에도 많은 전문가가 동의하는 것은 결국 AI 경제가 성공하려면 ‘소비자에게 구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앞으로 이 구매력 확보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시도가 있을 것이고, 미래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사회일지도 모른다. UBI에 대한 논의는 그 시작을 알리는 실마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