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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DECEMBER

[SENIOR&]Local Tour

뜻밖에 만난 가을

올가을은 이름난 명소에서 벗어나 아는 사람들만
알고 있는
가을 정취 즐기기 좋은 곳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기대하지 않고 간 장소에서 경험하는
놀라움과 감동이 있을 테니 말이다.

Writer. 정상미
Reference. <SRT 매거진>, 한경 DB

국내 유일의 메타세쿼이아 숲

장태산자연휴양림

고(故) 임창봉 선생이 야산을 매입해 1972년부터 20여 년간 아들과 함께 2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그 후 거인의 나라에 있을 법한 거대한 나무 메타세쿼이아가 장태산에 숲을 이루게 됐고, 1991년에는 전국 최초의 민간 자연휴양림으로 이름을 떨쳤다. 외환 위기 때 재정 어려움을 겪던 선생은 대전시에 휴양림을 넘겼다. 온몸과 마음을 바쳐가꾼 이곳이 시민의 것이 되길 바란 것이다. 리모델링을 마친 후 2006년 재개장한 장태산자연휴양림에서는 야영장, 수련장 등의 시설과 높다란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건너는 출렁다리, 숲속 어드벤처 등 다채로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국적 느낌의 메타세쿼이아 경관을 즐기고 싶다면 이곳만 한 곳도 없다.

🝯 대전시 서구 장안로 461
☎ 042-270-7883
🖥 www.jangtaesan.or.kr

숲이 전하는 위로

국립김천치유의숲

힐링이 간절한 이라면 국립김천치유의숲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소백산맥의 명산 중 하나인 수도산 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푸르름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트레킹, 피톤치드 호흡, 명상 등 숲을 만끽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곳의 백미는 관리 사무소에서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펼쳐지는 드넓은 자작나무 숲. 사계절 변함없이 꼿꼿한 수천 그루의 자작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비로소 차분히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나무를 쓰다듬으며 나의 마음도 어루만지게 된다. 그 외에도 자생식물원, 숲속 교실 등 규모가 크고 둘러볼 것이 많아 이곳은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식물원은 건물이 아니라 자생식물 쪽에 표지판을 세워둔 곳이고, 숲속 교실 역시 큰 돌에 삼삼오오 앉아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방문자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숲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그럼에도 인간의 방문은 자연에겐 귀찮은 일일 터. 고요한 숲을 내어준 산에게 고마워할 일이다.

🝯 경북 김천시 증산면 수도길 1237-89
☎ 054-435-3413

영남 알프스의 베이스캠프

국립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산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영남 알프스 9봉을 익히 알고 있을 터. 울산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신불산, 영축산, 고헌산, 간월산 외 경주 문복산, 밀양 재약산을 가리키는데, 해발 1,000m에 달하는 이 산군이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이 모든 아름다움을 뒤로하고 등산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국립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으로 가보자. 울주의 신불산은 해발 1,159m로 정상을 향하지 않더라도 고즈넉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숲길이 잘 조성돼 있다. 휴양림 주차장을 기점으로 완만한 산길을 오르면 우람한 크기의 기암괴석이 계곡을 메우고, 그 위로 큰 나무들이 그림자를 드리우는 풍경이 속속 나타난다. 흙길, 자갈길, 나무 덱길을 골고루 밟으며 15분 남짓 걸었을까? 아득한 절 벽 위로 폭포가 쏟아진다. 아래로는 둥그런 소가 생겼는데 낙엽이 가득 쌓여 마치 뭍처럼 보인다. “아, 아” 말하는 소리가 “아~! 아~!” 하고 울리니 자연이 만든 무대처럼도 보인다. 고개를 끝까지 치켜올려야 시작부터 끝을 볼 수 있는 파래소폭포는 높이가 15m에 둘레 100m, 깊이 5~7m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예부터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다. 폭포를 오르며 파래소의 뜻이 궁금했는데, 바라는 대로 이뤄지는(또는 비가 내린) 곳을 의미하는 ‘바래소’에서 ‘파래소’가 되었다고.

🝯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청수골길 175
☎ 1588-3250
🖥 www.foresttrip.go.kr

아름다운 풍경 속에 깃든 충혼

직지사 & 사명대사공원

경북 김천에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 한 인물의 지극한 충혼이 깃들어 있다. 바로 조선의 승려이자 승병장이었던 사명대사다. 진리를 찾아 수행하던 승려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망설이지 않고 전장으로 향했다. 전쟁을 일으키고 무자비한 만행을 저지르는 왜군과 맞서 백성을 지키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호국 불교 정신에 따른 결단이었다.
사명대사공원은 이러한 호국 애민 정신을 기리는 곳이다. 사명대사가 출가한 뒤 승려로서 수행하고 정진한 직지사와 잇닿아 있어 그 의미를 더한다. 한옥에서 포근한 휴식을 취하는 숙소 건강문화원,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한 시립박물관, 향긋한 차를 음미할 수 있는 솔향다원 등을 갖춰 공원만 제대로 둘러봐도 오감으로 김천을 느낄 수 있다. 공원의 랜드마크인 평화의 탑은 밤에도 은은하게 빛을 낸다. 나라의 미래가 어두운 시절에도 꺼뜨릴 수 없었던 사명대사의 충혼처럼. 특히 가을은 사명대사공원이 빛나는 계절이다. 곳곳에 은빛 억새가 하늘거리고, 김천 제1의 명산으로 꼽히는 황악산이 한껏 울긋불긋 물들어 눈을 즐겁게 한다. 직지사는 길목마다 국화로 수놓아 은은한 가을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대웅전에서 비로전으로 향하는 길까지 이어지는 단풍나무 길은 황홀한 붉은빛 터널을 만 들어낸다.

직지사
🝯 경북 김천시 대항면 직지사길 95
☎ 054-429-1700
🖥 www.jikjisa.or.kr

사명대사공원
🝯 경북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 94-3
☎ 054-421-1557

버즘나무 가로수 터널

상소동산림욕장

해가 짧아져 한낮의 햇살이 더없이 소중한 계절.
상소동산림욕장에도 계절의 색이 짙게 배었다. 붉은 옷 갈아입은 가로수 아래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돌탑이 상소동산림욕장을 상징한다. 이 돌탑은 이덕상 선생이 1965년부터 7년간 쌓아 만든 것으로, 1971년 대홍수에는 돌탑들이 물막이 역할을 해 큰 재난을 피했다고 한다. 산림욕장 인근에는 1만 1,000m2(약 3,328평) 규모의 오토캠핑장을 비롯해 물놀이장, 돌탑광장, 산책로, 야생초화원, 팔각정 등 시설물이 자리해 가족 단위로 찾기에도 그만이다.

🝯 대전시 동구 산내로 714
☎ 042-273-4174


숨 가쁜 일상의 작은 쉼터

우암사적공원

대전 도심에 있는 우암사적공원은 붉은 단풍, 노란 은행잎이 전각의 단청에 그림처럼 어우러질 때면 잠시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그도 그럴 것이 규모가 엄청나다. 조선 후기 대유학자 우암 송시열이 학문을 닦고,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으로, 약 5만 2,000m2(1만 6,000평) 대지에 장판각·전시관·서원 등 16동의 건물을 복원했다. 특히 입구에 있는 기국정은 건축미가 뛰어나다고 인정받았고, 송시열 문집인 <송자대전> 목판 등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문화재가 보전되어 있어 자연뿐 아니라 의미 있는 볼거리도 즐길 수 있다.

🝯 대전시 동구 충정로 53
☎ 042-673-9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