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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AUGUST

[SPECIAL THEME]View

뉴 노매드의 탄생

길어진 코로나19, 개인화한 사회는 새로운 인류를 낳았다.
기존 사회질서와는 다르게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 사는 ‘뉴 노매드족’이 바로 그것.
이들은 어떻게 살고 왜 탄생했을까.
앞으로의 시대를 지배할 뉴 노매드족,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단서.

Writer. 유나리

지난해 8월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미디어 아트 전시 <서울-림, 도심 속 불멍>.
미디어 아트로 만든 은하수와 캠프파이어 등을 감상하며 도심 속에서 쉬도록 했다.

KEYWORD 1. 나노 사회

<트렌드 코리아 2022> 저자 김난도 교수는 올해의 특징 중 하나로 ‘나노 사회’를 꼽았다. 현대인은 조각조각 흩어졌다 비슷한 끼리끼리 모여 재결집한 후 서로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
코로나19로 인해 본격화한 비대면 방식의 수업은 또래 친구와 교류하며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을 자연스레 경험하는 기회 대신 지식만 전달했다. 다양한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인 대학 생활도 마찬가지. 동기들의 얼굴을 온라인으로 익히며 새로운 대인 관계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인생 중 가장 중요한 사회화 시기인 10~20대를 교류보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며 보내게 된 것. 그 때문에 또래 집단에서 준거 기준을 찾던 과거와 달리 이들의 교집합과 인간관계의 중심점은 ‘취향’이 주를 이룬다. 혈연과 지연이 희미해진 자리를 채운 것은 바로 취향. 취향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취향은 더 세분화하고 다양 화하는 추세다.
이렇게 자신과 취향이나 생각이 맞는 사람하고만 선택적으로 소통하다 보면 가치관의 편향이 심해지기도 한다. 서로 선호하는 정보만 주고받으니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 좋아하는 것, 자기 마음에 드는 것만 선택적으로 취하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 자기 취향이 중요하다는 것은 기존 질서와 다르게 자신만의 속도로 살길 원하는 뉴 노매드족의 정서적 기반이다. 자신과 가치관이 다른 다양한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는 시대, 이들이 성장할 앞으로 사회도 나노 사회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뉴 노매드 라이프스타일도 공고해질 것이다.




KEYWORD 2. 러스틱 라이프

‘소박한 시골 생활’이라는 의미의 ‘러스틱 라이프 Rustic Life’ 도 뉴 노매드족의 근간 중 하나다. 이들은 복작거리는 도시를 떠나 경치 좋은 곳에서 한 달 살기 등을 하며 재택으로 근무한다. 아니면 일주일 중 5일은 도시에서 일하고 2일은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캠핑 등을 하며 머무르는 ‘5도 2촌’ 등 생활을 선호한다. 이때만큼은 시골 특유의 소박한 라이프스타일에 흠뻑 젖는다. 호캉스 대신 ‘촌캉스’, 오션 뷰 대신 ‘논밭 뷰’를 즐긴다.
아예 본격적으로 도시 근교나 지방에 세컨드 하우스를 두고 주말마다 여가를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들은 낡은 농가를 개조하거나 직접 집을 지으며 도시에서의 천편 일률적 삶에 쉼표를 찍고자 한다. 각 지자체 등에서 실시하는 ‘한 달 살기’, ‘살아보기’ 등의 프로그램도 인기를 모은다. 평창, 홍천, 횡성, 강릉 등 도시와 교통이 편리한 지역의 경쟁률은 10 대 1에 달할 정도로 성황이다.
이런 러스틱 라이프를 통해 얻는 것은 바로 ‘재충전’과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이다. 이들은 도시에서의 삶을 완전히 놓지는 않는다. 대신 시골에서 일상을 비우고 힐링하는 여유를 갖는다.

KEYWORD 3. 셀프 행복

“잘 살아라. 그것이 최고의 복수다”라는 《탈무드》속 말처럼 뉴 노매드족은 셀프 행복을 추구한다. 팬데믹으로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을 누리지 못하고 억압된 일상을 보내는 동안 ‘삶의 질 향상과 행복’이 중요한 가치관으로 자리 잡았다. 정체되지 않고 유동적인 삶을 살려는 사람일수록 내면의 행복과 삶의 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격리, 단절, 고립감을 이기기 위해선 정서적 단단함과 충만함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내면을 들여다 보는 데 집중한다. 일기를 쓰고,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한 온라인으로도 어떻게든 생각을 나누며 소통하려 애쓴다. 실제 2020년 팬데믹 기간 동안 페이스북은 역대급 성과를 기록했다고.
또 ‘불멍’, ‘하늘멍’, ‘비멍’ 등 다양한 ‘멍때리기’ 콘텐츠를 따라 하며 정신 건강의 균형을 찾으려 애쓴다. 2016년 1,500여 건이던 명상 앱이 2021년 상반기 이후 2만여 건까지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모든 행동이 스스로 내면의 행복을 쟁취하려는 뉴 노매드다운 방식인 것.

KEYWORD 4. 칠랙스

‘욜로’, ‘플렉스’를 넘어 뉴 노매드족의 소비 근간은 바로 ‘칠랙스Chillax’. ‘긴장을 푼다’는 뜻의 ‘Chill Out’과 ‘쉰다’는 ‘relax’를 합친 단어로 긴장을 풀고 편안히 휴식한다는 의미다. 칠랙스라는 용어가 등장한 초기에는 값비싼 풀 빌라에서 쉬는 호캉스 같은 이미지가 주를 이뤘지만, 점차 소박하고 다양한 의미를 띠는 추세다. 열심히 일하다가 잠시 공원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하늘 한 번 보는 것, 꼭 가고 싶었던 카페에 들러 ‘카캉스’를 즐기는 것, 퇴근 후 와인을 마시거나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넷플릭스를 보며 핫한 음식을 배달해 먹는 것이 요즘의 칠랙스다.
‘힐링’이나 ‘웰빙’과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칠랙스는 좀 더 주체적이고 다양하며 세분화된 것이 특징이다. 힐링과 웰빙의 주요 코스인 명상, 요가, 산책 등이 필수는 아니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신에게 휴식을 주는 일을 하면 된다. 집이든 동네든 카페든, 어디든 상관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칠랙스다. 집이나 근교에서 휴식을 취하는 스테이케이션, 워케이션 등의 붐과도 맞닿아 있다.
자신이 원하는 휴식을 능동적으로 취하는 것. 이는 뉴 노매드의 삶에서 일이 전부가 아님을 의미한다. 컴퓨터 창을 닫고 직장에서 퇴근하며 시작되는 칠랙스의 시간, 이 시간이 그들에겐 큰 동력이다.

메가박스에서 진행한 <메가 릴랙스-불멍> 포스터.
31분 동안 타닥타닥 장작 타는 영상을 보며 힐링할 수 있다.


뉴 노매드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김난도 교수가 말하는
나노 사회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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