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 ]Scene
여행이 예술이 되는 순간
Luxury Train
in the World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특별한 경험이
되는 기차 여행.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황홀한
풍광을 감상하고, 파인다이닝을 즐기며 일반
여행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전 세계 럭셔리 트레인을 만나보자.
Writer. 지언 Photo. 샬레트래블앤라이프
BBC 선정, 세계 3대 럭셔리 트레인
Rocky Mountaineer
in Canada
빙하와 만년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침엽수림, 에메랄드빛 호수 등 아름답고 장엄한 자연 풍경으로 유명한 로키산맥을 가장 깊숙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로키 마운티니어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만 운행하는 이 관광 열차는 BBC에서 세계 3대 럭셔리 열차로 선정할 만큼 시설과 식사, 서비스 등에서 우수함을 인정받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이동하도록 만들어진 만큼 좌석에서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유리 차창을 통해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으며, 편안한 좌석과 미쉐린 스타 셰프가 주문 즉시 요리하는 만족스러운 식사까지 즐길 수 있어 이용객의 만족도는 최상이다. 밴쿠버를 출발해 재스퍼와 밴프, 레이크 루이스까지 이어지는 로키산맥의 절경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담을 수 있도록 기차는 평균 시속 55km로 여유롭게 움직인다.
만년설로 둘러싸인 거대한 로브스산과 해발 1,731m에 자리한 에메랄드빛 레이크 루이스는 로키 마운티니어 여정 중 하이라이트다. 단순히 지나가며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투어 차량으로 국립공원 곳곳을 탐방하거나, 곤돌라를 이용해 전망대에 오르고, 원한다면 헬기로 좀 더 광활하게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열차의 특이한 점은 낮 동안만 운행한다는 것. 하루 중 바깥 경치를 감상하기 가장 좋은 시간대로 이동하며 밤에는 특급 호텔에서 숙박하며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원하는 일정에 따라 1박 2일부터 길게는 보름까지 여행 일정을 짤 수 있다.
로키산맥을 가로지르며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천장까지 이어진 통창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아시아를 관통하는 유러피언 럭셔리 트레인
Belmond Eastern & Oriental Express
in Singapore & Malaysia
한국에서 가까우면서 이국적 풍경을 만날 수 있어 많이 찾는 여행지인 동남아시아. 그곳을 조금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벨몬드 이스턴 오리엔탈 익스프레스에 관심을 가져보자. 기차를 타고 싱가포르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를 거쳐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오는 총 1,500km 구간을 3박 4일 동안 여행하는 상품으로, 달리는 기차 안에서 말레이반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특별한 아시아를 만날 수 있다. 벨몬드 이스턴 오리엔탈 익스프레스는 유럽 최초의 대륙 횡단 열차로 시작해 80여년간 상류층 사교의 장으로 통한 벨몬드 트레인을 아시아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객실 바닥에는 말레이시아 전통 문양을 새긴 짐톤슨 카펫이 깔려 있고, 금고와 헤어드라이어 등 호텔 못지않은 편의 시설과 24시간 버틀러 서비스(개인 맞춤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바로 스파 시설. 디올 Dior에서 운영하는 스파로 디올의 프레스티지 스킨케어 라인과 아시아 전통 테라피를 결합한 스파를 즐길 수 있다. 여정은 말레이시아의 정글로 떠나 야생을 체험해 보는 ‘와일드 말레이시아’와 천상의 휴양지 랑카위로 떠나는 ‘에센스 오프 말레이시아’ 중 취향껏 선택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우드 마감의 열차 내부. 객실은 침대를 비롯해 숙박하기에 부족함 없는 편의 시설을 갖췄다.
고급스러운 우드 마감의 열차 내부. 객실은 침대를 비롯해 숙박하기에 부족함 없는 편의 시설을 갖췄다.
아시아의 울창한 정글을 지나며 이국적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남북 종단 열차
The Ghan
in Australia
하나의 거대한 대륙에 다양한 자연환경을 품고 있는 호주. 그런 호주를 한 번에 관통하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바로 열차를 이용하는 것.
1860년대부터 20세기 초까지 아웃백을 탐험하고 인프라를 설치하는 데 도움을 준 아프간 낙타 몰이꾼에서 이름을 따온 더 간은 호주 레드 센터 Red Center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90년 전통의 열차로, 세계에서 가장 긴 남북 종단 열차다. 호주의 광활한 평원을 가로지르며 남호주의 언덕과 평야의 전원 풍경을 지나 강렬하면서도 드넓은 사막 레드 센터를 관통해 열대우림의 톱 엔드 Top End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세계 최고의 철도 여행 중 하나로 꼽힌다.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간중간 앨리스스프링스 Alice Springs와 캐서린 Katherine 같은 유명한 아웃백 타운을 둘러볼 수 있음은 물론이다. 더 간을 이용하며 가장 먼저 경험하게 될 이벤트는 아웃백에서 마주하는 일출이다. 열차에 탑승해 런치와 디너, 라운지에서 와인·맥주 등을 즐기다 새벽녘이면 기차에서 내려 따뜻한 커피와 에그롤을 맛보며 여유롭게 대지를 붉게 밝혀오는 아웃백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일몰 시간에 맞춰 울루루 Uluru를 배경으로 즐기는 BBQ 디너와 한밤의 별자리 투어다. 그 외에도 차량이나 헬기를 이용해 주변 협곡 탐험에 나설 수 있다. 황량한 사막에서 즐기는 특별한 경험이기에 이보다 좋은 기회도 없을 것이다.
호주 평원을 가로지르는 더 간
객실은 트윈 베드, 더블베드 등 선택 가능하며 룸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1920년대로 귀환
Belmond British Pullman
in England
유럽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벨몬드 브리티시 풀먼을 이용해 보자. 1920~1950년대 제작한 열차를 복원해 인테리어만 손본 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럭셔리 트레인이다. 너무 올드하다고? 고풍스럽고 빈티지하지만 클래식은 영원한 법. 당시 특유의 럭셔리함은 지금까지 변함없이 빛을 발한다. 런던의 빅토리아역을 출발해 남서쪽 켄트 지역을 지나 다시 빅토리아역으로 돌아오는 하루 동안의 짧은 여정이지만, 여행의 특별한 기억을 남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객차마다 오드리 Audrey, 베라, 미네르바 등 이름을 붙여 개성을 더했다. 무엇보다 남다른 색감과 미장센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 세계를 구축해 온 웨스 앤더슨 감독이 직접 인테리어디자인에 참여한 시그너스 Cygnus 객차는 마니아들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벨몬드 브리티시 풀먼은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그중 ‘움직이는 살인 미스터리 A Moving Murder Mystery’ 테마 열차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배경으로 등장한 열차를 타고 여행하는 내내 미스터리한 용의자들을 직접 만나고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탐정 이벤트를 즐길 수 있어 짧은 여정에 재미를 더한다. 또 하나, 벨몬트 브리티시 풀먼은 단순히 풍경과 객차 분위기만 즐기는 여행이 아니다. 핵심은 셰프의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
메뉴는 열차의 테마별로 3~5코스 제공하며, 브런치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여기서 맛보는 음식은 기차가 지나가는 농장과 들판에서 조달한 재료로 만들어 그 의미가 더욱 깊다.
하루 동안의 짧은 여정이지만 영국의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테마에 따라 열정 넘치는 셰프의 다양한 코스 요리가
제공된다.
고풍스럽고 빈티지한 열차 내 레스토랑
이탈리아 디자인 거장들에게 영감받은 디자인
La Dolce Vita
in Italy
라 돌체 비타 La Dolce Vita! 이름처럼 ‘달콤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열차가 등장했다.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사에서 선보이는 이탈리아 전역을 종단하는 열차로, 2025년 5월에 첫 운행을 앞두고 있다. 그런 점에서 라 돌체 비타는 가장 따끈따끈한 럭셔리 트레인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 호텔 그룹 아코르 Accor에서 그 이름과 뜻에 맞게 호화로운 객실로 열차를 재해석했으며, 인테리어는 디모레 스튜디오가 맡아 1970년대 레트로 스타일과 모던한 매력이 조화를 이루도록 꾸몄다. 내부는 일반 좌석 없이 모두 고급 침대가 있는 객실이며, 12개 딜럭스 캐빈과 18개 스위트로 구성했다. 모두 개인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라 돌체 비타의 가장 큰 특징은 이벤트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숙박과 파티 등 호화로운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만큼 개인이나 단체가 객차 한 칸 또는 열차 전체를 통째로 빌려 목적에 맞게 이용할 수 있다. 1박 혹은 2박 일정으로 로마, 밀라노, 피렌체, 베네치아, 포르토피노, 토스카나, 시칠리아 등 이탈리아 주요 도시와 아름다운 남부 해안선을 돌며 특별한 여정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이닝에 서는 미쉐린 스타 셰프가 준비한 이탈리아 각 지역의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고, 최대 40명까지 이용 가능한 식당 칸과 라운지 바도 있다. 각 정차 역에서는 미술관 투어, 와인 시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객실에는 넓은 침대와 샤워 시설, 테이블 등 호텔 못지않은 편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미쉐린 셰프의 이탤리언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다이닝 시설
2025년 5월에 첫 운행을 시작하는 라 돌체 비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