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ALTH & ]Investment
국내 주식시장 수익률
환골탈태
현재 국내 주식시장 수익률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저조했던 국내 주식시장 수익률과
비교해볼 때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이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주식시장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을 알아보자.
Writer. 박석현
(우리은행 WM솔루션부 Equity Analyst)
Photo. 프리픽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 강세를 이끈
세 가지 요인
올해 상반기 KOSPI 수익률은 +20.6%(전년 말 대비 6월 13일 기준)로 독일(+18.1%), 홍콩(+19.1%) 등과 함께 글로벌 주식시장 수익률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9.6%로 주요국 주식시장 수익률 최하위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환골탈태 換骨奪胎라는 사자성어가 꼭 들어맞는 극적 변화로 볼 수 있다.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 수익률 호조를 이끈 요인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정책 변수가 주식시장에 호의적이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25bp씩 금리인하를 결정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2월과 5월에 각각 25bp씩 금리 인하 정책을 이어갔고, 하반기에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정부 재정정책 역시 5월 1차 추경 확정에 이어 대선 이후에는 2차 추경 집행이 확실시되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동반되는 정책 혼합 Policy Mix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하는 긍정적 정책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었다.
KOSPI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와 전망
둘째, 국내 기업이익이 호조를 보였다. KOSPI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은 71조7,532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발표 시즌 직전 시장 예상치를 10.9%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22년 2/4분기 71조8,524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올해 2/4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가 70.7조원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7월 초 시작될 2/4분기 실적 발표 시즌 결과에 따라서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 경신을 바라볼 수 있다.
셋째, 저평가 매력 부각 속에서 달러화 약세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의 국내 주식시장 유입이 본격화됐다. 상반기 KOSPI PER(주가수익 배율, 12개월 선행 기준)은 4월 초 7.85배로 떨어지며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할 만큼 저평가 매력이 커진 바 있고, 이는 1월 이후 3월을 제외하고 매달 KOSPI가 월간 상승을 기록하는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상반기 중 두드러진 달러화 약세 속에서 4월 말 이후 글로벌 유동성의 비달러화 자산 선호 회복과 함께 외국인 자금의 국내 주식시장 유입이 본격화될 수 있었던 점이 KOSPI 상승폭 확대를 견인했다.
KOSPI 3,000p 이상에서 추가 상승을 위한 전제 조건
상반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한 국내 주식시장 수익률이 하반기에도 호조를 지속할지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긍정적 시장 환경 형성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가 중요한데, 세 가지 요인 모두 도전적 측면에 부딪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2차 추경에 따른 재정 집행이 하반기 본격화하겠지만 주가 상승 재료로서의 역할은 소멸할 것이고, 재정 효과에 따른 경제성장 개선 예측은 통화정책 측면에 서 한국은행 추가 금리인하 결정을 조심스럽게 만들 수 있다. 이럴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추가 확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연준 금리인하 정책 재개가 빠른 시 간 내 가시화될 필요성이 커진다. 물가 부담에 대한 경계로 연준 금리인하 재개 시점이 늦춰질수록 상반기 대비 하반기 정책 공백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이는 주식시장 상승 탄력 둔화 요인이 될 수 있다. 둘째, 상반기 호조가 이어졌던 국내 기업이익 모멘텀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어야 하는데, 미국 상호관세 부과가 기업이익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 변수다. 6월 현재 KOSPI 3/4분기 영업이익은 79.5조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미국 상호관세 부과가 글로벌 경제성장과 물가에 영향을 미치며 총수요 둔화로 나타날 경우 하반기 국내 기업이익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셋째, KOSPI가 상반기 20% 이상 오르면서 저평가 매력은 일단락됐다. 6월 13일, 2,894p 기준 KOSPI PER은 9.73배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장기 평균에 해당하는 10배(KOSPI 3,000p)에 거의 다다랐다. KOSPI가 PER 역사적 평균 아래서는 악재보다 호재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지만, 역사적 평균 이상으로 올라설 경우 호재보다는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간으로 진입하게 된다.
따라서 하반기 이후 KOSPI가 3,000p 이상에서 추가 상승을 이어갈 수 있으려면 좀 더 엄격한 요구 조건이 충족돼야 하며,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측면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관찰 포인트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① 시의적절한 연준 금리인하 재개, ② 국내 기업이익 전망 호조 지속, ③ 달러화 약세 및 국내 주식시장 외국인 순매수 기조 유지 등이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 수익률 호조 지속을 위한 핵심적 전제 조건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