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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APRIL

[ SENIOR & ]Signature Hole

테디밸리 골프 &리조트

이국적인 조경과
다이내믹한 코스의 만남

사계절 내내 푸른 잔디와 빽빽한 페어웨이
두 가지 조건만으로도
테디밸리CC를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거기에 빠른 그린 스피드와
탄탄한 부대시설까지 더해 짧은 역사에도 명문
골프 클럽 반열에 올랐다.
한라산과 산방산,
곶자왈과 야자수라는 천혜의 자연 요소는 덤이다.

Writer. 조수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Photo. 테디밸리 골프&리조트


대한민국 시그너처 홀

대한민국에는 540개가 넘는 골프장이 있습니다.
이 모든 골프장에는 오너와 설계자가 가장 공을 들인, 그 골프장의 ‘얼굴’이라 할 홀이 있습니다.
적게는 18홀, 많게는 81홀 가운데 가장 멋진 딱 한 홀, 바로 ‘시그너처 홀’입니다. 명문 골프장의 명품 홀을 소개합니다.


대한민국 시그너처 홀

대한민국에는 540개가 넘는 골프장이 있습니다.
이 모든 골프장에는 오너와 설계자가 가장 공을 들인, 그 골프장의 ‘얼굴’이라 할 홀이 있습니다.
적게는 18홀, 많게는 81홀 가운데 가장 멋진 딱 한 홀, 바로 ‘시그너처 홀’입니다. 명문 골프장의 명품 홀을 소개합니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테디밸리 골프&리조트는 ‘명문’이란 수식어가 붙은 골프장이 갖춰야 할 요소를 거의 다 충족하는 곳이다. 스피드 3m(스팀프미터 기준)를 넘는 빠른 그린, 촘촘한 페어웨이, 5성급 호텔 같은 클럽 하우스 등 뭐 하나 빠지지 않는다. 단 하나, 귀여운 이름만 빼고. 테디베어는 만화에 나오는 귀여운 곰 캐릭터다. 고급스럽고 점잖아야 할 골프장의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그런데 이곳은 골프장 이름에 ‘테디’를 넣었을 뿐 아니라 곳곳을 테디베어 캐릭터로 도배했다. 클럽 하우스엔 붉은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타이거 우즈 테디베어’도 있고 피아노를 치는 ‘피아니스트 테디베어’도 있다. 테디베어들의 귀여움과 제주의 자연이 주는 감동에 정신없이 플레이하다 보니 어느새 시그너처 홀인 밸리 코스 4번 홀(13번 홀·파 5)에 도착했다.

테디 코스 9번 홀에서는 한라산 조망이 가능하다.

1년 내내 푸른 골프장

2007년 문을 연 이 골프장의 주인은 봉제완구 제조업체인 JS&F다. 김정수 회장이 이끄는 JS&F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은 테디베어를 만들었다. 그때만 해도 단순 제조 업체였는데 김 회장은 인형을 생산하면서 다른 가능성을 봤다. 테디베어에 스토리를 입히면 훨씬 큰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2001년 세계 최대 규모 테디베어 박물관이 제주도에 들어선 배경이다. 김 회장의 ‘촉’은 들어맞았다. ‘제주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리스트에 오르면서 제주 테디베어뮤지엄은 ‘대박’을 냈다. 그 힘으로 전국 5곳에 테디베어뮤지엄이 추가로 생겼다. 김 회장의 다음 목표는 골프장이었다. 다들 “골프장은 박물관과 다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승부를 봐야 한다”며 말렸지만 김 회장은 밀어붙였다. “친근한 느낌을 주는 데 테디베어만 한 게 어디 있느냐. 고급스러움은 잔디와 클럽 하우스로 보여주면 된다”는 강한 확신이 있었다.
설계는 프로 골퍼 출신 원로 설계가인 김학영에게 맡겼다. 그러면서 “잔디가 365일 파랬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더 했다고 한다. 김 설계가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힌트를 얻었다. 무더위와 추위를 이겨내고 사계절 푸른 오거스타내셔널GC의 잔디 관리 방식을 그대로 이식했다. 오거스타내셔널GC의 잔디 관리 핵심은 버뮤다 잔디 위에 ‘오버시딩’(덧파종)을 하는 것이다. 더위에 강한 ‘난지형’ 품종 버뮤다 잔디로 여름을 나고, 겨울이 오기 전에 ‘한지형’ 잔디인 라이Rye 그래스를 심는다. 이렇게 완전히 다른 두 종류의 잔디가 서로의 자리를 메우며 사철 내내 푸른빛을 유지한다. 테디밸리 골프&리조트의 경영을 총괄하는 김민 부회장은 “테디밸 리처럼 국내에서 1년 내내 푸른 잔디를 유지하는 골프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버시딩의 핵심은 완전히 다른 두 잔디가 ‘바통 터치’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골프장을 3~10일 운영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도 ‘빚을 내서라도 골프를 치라’는 골프 극성수기인 9월에. 김 부회장은 “그린피가 가장 비싼 시즌에 3일 이상 문을 닫기 때문에 최소 5억원 넘는 매출 손실을 본다”고 귀띔했다.
이 덕분에 골퍼들 사이에서 테디 밸리 잔디는 사시사철 언제나 품질이 보증되는 ‘믿을 수 있는 잔디’로 통한다. 무더운 날씨로 많은 골프장의 잔디가 타 들어간 올해도 테디밸리는 무탈했다. 밀도 높은 페어웨이는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저 멀리 산방산이 보이는 밸리 코스 12번 홀

그린까지 한눈에… ‘산방산 뷰’ 매력

코스는 제주의 매력을 한껏 살렸다. 해발 190m의 낮은 지대에 자리한 덕에 겨울에는 온난하고, 제주 특유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덜한 편이다. 육지에서 온 골퍼들이 제주에서 가장 골탕 먹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라산 브레이크’다. 한라산의 경사가 교묘하게 숨어 있어 평지처럼 보이는 착시를 일으켜 퍼팅에 애를 먹기 일쑤다. 하지만 테디밸리 골프&리조트는 제주의 여러 골프장 가운데 한라산 브레이크가 가장 덜한 곳으로 꼽힌다. 18개 홀 모두 티잉 구역에서 그린이 보이는 탁 트인 구조로 골퍼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적지 않은 홀에서 날씨 운만 따라준다면 한라산과 산방산을 감상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절대 평이 하지는 않다. 곳곳에 워터해저드와 제주의 자연이 만든 덤불이 샷의 정확도를 평가한다.
길지 않은 역사에도 테디밸리 골프&리조트가 제주를 대표하는 명문 골프장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탄탄한 부대 시설도 큰 역할을 했다. 골프장 맞은편에 자리한 특급 호텔 머큐어 앰배서더 제주는 71실 모두 객실에서 골프 코스와 제주의 자연을 조망할 수 있다. 클럽 하우스에 있는 테디베어 레스토랑은 제주 현지 식재료를 이용해 미식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자연과 어우러진 클럽 하우스

아쉬움 달래고 기부도 하는 19번 홀

전장이 길지만 티잉 구역이 높이 자리해 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밸리 코스 4번 홀. 아름다운 풍경 덕에 이 골프장의 대표 포토 스폿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캐디의 설명에 긴장감이 더해졌다. “레드 티에서 475m, 화이트 티 에서 522m예요. 2온은 생각하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그러면서도 “왼쪽 호수를 의식해 오른쪽을 보고 쳤다가 밀리면 아웃오브바운즈”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이곳에서 열렸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자 황유민 (22) 은 최종 라운드 당시 이 홀에서 3온으로 공을 핀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천하의 황유민도 3온을 택한 홀, 욕심을 버리고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 탁 트인 풍경 덕분인지 드라이버는 정타를 맞고 페어웨이 오른쪽 좋은 자리에 떨어졌다. 빽빽한 페어웨이를 기분 좋게 밟으며 다가가니 디벗 없이 탄탄한 잔디 위에 공이 곱게 놓여 있었다. 완벽한 잔디를 믿고 자신 있게 휘두른 5번 우드를 맞은 공은 페어웨이 왼쪽 벙커 옆으로 떨어졌고, 세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 입구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핀까지 거리는 약 5m. 오랜만에 잡은 버디 찬스에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탓인지 유리알 그린에 어울리지 않는 강도로 공을 치고 말았다. 그래도 너그러운 동반자들 덕분에 컨시드 파로 마무리. 제주의 명산 중 하나인 산방산에서 가장 가까운 골프장인 테디밸리에서도 산방산 기운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명당’ 홀이라더니, 이날따라 좋은 운이 따랐다.
테디밸리를 특별한 골프장으로 만드는 건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19번 홀(파 3)을 팀당 1만 원만 내면 칠 수 있게 해준다. 골프장은 그 돈을 제주도 내 소외된 이웃에게 기부한다. 그래서 19번 홀의 다른 이름은 ‘기부자 홀’이다. 티 간격은 7분이지만 회원(400명)이 그리 많지 않은 데다 제주도인 덕분에 극성수기를 제외하면 여유롭게 칠 수 있다. 그린피는 비회원 기준 주중 22만 원, 주말 29만원이다.

테디밸리CC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테디베어는 이곳의
상징이다.


Information

규모 18홀 7,259yd(6,638m)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한창로 365
그린피 주중 22만원/ 주말 29만원(금요일 2부부터)
문의 064-793-1000
홈페이지 www.teddyvalle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