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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February

[ LIFE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도시 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도시

San Miguel de
Allende

최근 5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도시’ 1위는
멕시코 과나후아토주의 산 미겔 데 아옌데다.
바로크, 신고전주의, 신고딕 등 다양한 양식의 건물들이 자리 잡은
이 도시에서는 어느 골목에서든 보석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Editor. 두경아
Photo. 셔터스톡

16세기 스페인은 지금의 멕시코인 아즈텍 제국을 정복한 뒤, 300년 동안이나 식민 지배를 이어갔다. 이 기간에 여느 식민 제국처럼 스페인 역시 광산 개발에 몰두했는데, 이때 은광이 발견된 과나후아토는 18세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은을 생산한 도시로 번영했다. 또한 은이 수도인 멕시코시티로 수송되는 과정에서, 수송로가 있던 도시 산 미겔 데 아옌데 San Miguel de Allende는 상업의 중심지로 번성했다. 18세기 중반까지 산 미겔 데 아옌데에는 바로크, 신고전주의, 신고딕 양식의 건물과 시설이 건축됐다. 아름다운 자갈길과 한 폭의 그림 같은 교회, 다채로운 컬러가 돋보이는 주택 등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식민 제국 문화와 토착 문화가 잘 융합돼 도시만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도시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했지만, 수세기된 건물이 밀집한 중심가 보호구역은 300년 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덕분에 산 미겔데 아옌데는 ‘멕시코에서 가장 피렌체와 흡사한 도시’라는 평을 받는다. 2008년에는 아토토닐코 나사렛 예수교회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또 최근 5년간 세계적인 여행 전문지 <콘데나스트 트래블러 condé nast traveler>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도시 Best Small City in the World’로 꼽혔다. 이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2019년을 제외하고 얻은 결과다.
이 도시의 볼거리는 식민 시대의 건축물뿐만이 아니다. 방직 산업이 주요 산업이던 도시는 1960년대 보헤미안의 집결지였고, 현재는 멕시코 예술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멕시코의 주요 예술 교육기관이 설립돼 있으며, 대규모 수공예품 시장부터 골목골목 자리 잡은 공예품 가게와 갤러리까지 다양한 유형의 문화 예술 시설이 들어서 있다.


도시 자체가 박물관,
역사 보호구역 산책

도시 심장부에 자리 잡은 아옌데 공원은 벤치와 월계수등 프랑스 스타일로 조성됐다.

‘핑크 교회’로 알려진 대천사 산 미겔 교구 성당은 도시의 랜드마크다.



도시 자체가 박물관, 역사 보호구역 산책

산 미겔 데 아옌데 여행은 아옌데 공원 Jarín Allende 에서부터 시작된다. 도시의 심장부에 자리 잡은 아옌데 공원은 남쪽으로는 대천사 산 미겔 교구 성당이 있고, 동쪽과 서쪽에는 아치형 정문과 식민 시대 건물, 북쪽에는 오래된 시립 궁전이 있어 필수 코스로 꼽힌다.
벤치와 월계수 등 프랑스 스타일로 조성한 공원은 지역 주민들의 휴식처이며, 주말에는 공연이나 퍼레이드가 열리는 문화의 장이다. 공원을 중심으로 노점상도 늘어서 있다. 도시의 상징인 대천사 산 미겔 교구 성당 Parroquia de San Miguel Arca′ngel은 ‘핑크 교회’로 잘 알려져 있으며, 멕시코에서도 독특한 건축물로 꼽힌다. 성당은 처음 16세기 중반 건설됐다가 19세기 건축가 세페리노 구티에레스 Zeferino Gutiérrez가 독일 쾰른 지역의 교회에서 영감을 받아 신고딕 양식으로 재건축했다.

대천사 산 미겔 교구 성당은 신고딕 양식의

2개 탑이 높이 솟아 있어 도시 어디서든

눈에 띄며, 분홍색 벽돌로 마감해 낮에는

태양빛을, 밤에는 조명을 받아 아름답게

빛난다.

그러나 구티에레스가 참조한 교회들의 기존 양식을 충실히 따랐다기보다 상상의 작품에 더 가깝다고 평가되고 있다. 신고딕 양식의 2개 탑이 높이 솟아 있어 도시 어디서든 눈에 띄며, 분홍색 벽돌로 마감해 낮에는 태양빛을, 밤에는 조명을 받아 아름답게 빛난다. 내부는 17세기 구조와 장식을 유지하고 있다. 제단 아래에는 멕시코 독립 전쟁의 영웅과 멕시코 전 대통령 등이 묻혀 있는 무덤이 있는데, 매년 멕시코의 명절 ‘죽은 자들의 날’에 공개한다.
이그나시오 아옌데 하우스 박물관 Casa de Ignacio Allende은 성당 바로 오른쪽에 위치한 2층짜리 바로크양식 건물이다. 18세기에 건축됐으며, 건물 외부가 조각으로 장식돼 있어 화려한 기세를 뽐낸다. 멕시코 독립운동에 참여한 돈 이그나시오 아옌데 장군 Generalissimo Don Ignacio Allende의 생가로, 그가 사용했던 가구와 물건을 전시하는 한편 지역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는 전시물도 만나볼 수 있다.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건축된 마요라스고 델라 카날 하우스 Casa del Mayorazgo de la Canal는 부유하고 영향력 있던 델 라 카날 가문의 저택이었다. 카날 거리에 있는 거대한 문은 식민 시절 가구 제작자의 기술뿐 아니라 이들의 지위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하다. 가이드 투어로 돌아볼 수 있으며, 멕시코 국립은행이 운영하는 역사 문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1736년에 건설한 옛 시립 궁전은 여러 차례 파괴돼 초기 모습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이그나시오 알다마가 이끄는 최초의 독립 멕시코 시의회가 결성된 곳이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장소로 꼽힌다.



수공예품 시장과 갤러리
조성된 골목 따라 예술 기행

1735년 부유한 가문의 시골 별장이던 건물에 자리한 아옌데 교육원

90년 동안 직물 공장이던 건물에 들어선 갤러리 센터 파브리카 라 아우로라



수공예품 시장과 갤러리 조성된 골목 따라 예술 기행

산 미겔 데 아옌데는 16세기 도시 형성 초기부터 방직 산업이 발달했다. 이러한 전통에 따라 멕시코 수공예품의 메카라 불리는데 예쁘고 다양한 수공예품을 볼 수 있다.
아옌데 교육원 Instituto Allende은 1735년 부유한 가문의 시골 별장으로 건축된 거대한 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오래된 저택에는 멕시코 독립을 묘사한 화려한 벽화로 장식돼 있고 개인 예배당, 현대미술 갤러리, 아기자기한 안뜰과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1951년부터 은세공, 도자기, 스페인어까지 다양한 과정을 제공하는 예술 기관으로 거듭났으며, 매년 다양한 나라에서 수백 명의 학생이 모여들고 있다. 교육원의 전시 공간으로 문을 연 갤러리아 페르골라 Galería Pérgola는 멕시코 예술가들의 대규모 작품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산 미겔 공예품 시장 Mercado de Artesanías은 지역 장인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이다. 3개 블록에 걸친 거리에 자리하며 수십 곳의 크고 작은 공예품 상점이 줄지어 있는데, 민속 예술품과 은 장신구, 기념품 등 지역의 공예품으로 가득하다. 골동품도 찾을 수 있어 보물 찾기 하듯 누비는 재미가 있다. 또한 바로 옆에는 과일과 채소, 꽃 등을 판매하는 이그나시오 라미레스 시장 Mercado Ignacio Ramírez도 있는데, 다양한 멕시코 음식을 팔고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시장이 워낙 넓기 때문에 시장 투어에 나설 때는 반드시 편안한 신발을 신을 것을 권한다.
90년 동안 직물 공장이던 커다란 건물이 예술과 디자인을 위한 갤러리 센터로 탈바꿈했다. 파브리카 라 아우로라 Fabrica La Aurora에는 수십 개의 갤러리와 수공예품 상점이 들어서 있다. 약 50개의 갤러리에는 그림, 조각품, 책, 공예품 등이 전시돼 있고, 작업 중인 예술가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갤러리 사이사이에는 산 미겔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는 작은 분수와 돌길, 아기자기한 안뜰이 있으며, 직물 공장의 일부였던 기계나 파이프도 있고, 카페와 음식점도 있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둘러봐야 한다.
라 에스키나 멕시코 장난감 박물관 Museo La Esquina은 개인이 수집해온 장난감을 공개하는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다양한 지역과 문화에서 수집된 장난감을 전시하는 5개의 방이 있으며 1,000여 점의 장난감을 만나볼 수 있다.

지역 장인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산 미겔 공예품 시장

멕시코 명절 ‘죽은 자의 날’의 상징인 해골 장식
 



피라미드와 세계적인
순례지 등 유명 유적지 기행

신성한 가톨릭 성지 중 하나인 아토토닐코 나사렛 예수교회

7개의 거대 피라미드가 있는 고고학 유적지 카냐다 데 라 비르헨



피라미드와 세계적인 순례지 등 유명 유적지 기행

멕시코는 피라미드의 나라이기도 하다. 가장 유명한 테오티우아칸 유적지를 비롯해 산 미겔 아옌데에서 가까운 카냐다 데 라 비르헨 Cañada de la Virgen 고고학 유적지도 그중 하나다. 이곳은 다양한 크기와 스타일을 가진 7개의 거대 피라미드가 있는 방대한 유적지다. 가장 큰 피라미드는 높이 약 15m이고,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달리 직사각형 받침과 경사진 측면, 꼭대기의 평평한 지붕까지 이어지는 계단을 갖추고 있다. 피라미드는 천체를 관찰해 시간을 측정하는 임무를 가진 사원으로 쓰였다고 추정된다. 유적은 15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산 미겔 아옌데에서 14km 떨어진 곳에 있는 아토토닐코는 멕시코에서 가장 신성한 가톨릭 성지 중 하나다. 이 도시에는 18세기 루이스 펠리페 네리 데 알파로 Luis Felipe Neri de Alfaro 신부가 건축한 아토토닐코 나사렛 예수교회 Santuario de Atotonilco가 있다. 교회는 뉴 스페인 New Spain 지역에서 바로크 예술과 건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꼽힌다. 교회는 중앙 예배 당과 작은 예배당 6개로 이뤄져 있으며, 로드리게스 후아레스 Rodriguez Juarez의 유화와 미겔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데 포카산그레 Miguel Antonio Martínez de Pocasangre의 벽화로 장식돼 있다. 교회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방문하는 순례지로 자리를 잡았다. 산 미겔은 독립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아토토닐코에서 ‘과달루페의 성모’ 이미지가 나타나 멕 시코의 역사적 명소가 되었다. 2008년 산 미겔 데 아옌데 보호 지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산 미겔 데 아옌데 여행 언제가 좋을까?

산 미겔 데 아옌데는 도심의 문화적 기반, 저렴한 물가, 고산 지대의 쾌 적한 기후로 1년 내내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유럽과 미국 은퇴자들의 안식처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산 미겔 데 아옌데만큼 축제를 즐기는 도시는 없다”고 할 정도로 1년 내내 축제가 이어지는 흥겨운 도시이기도 하다.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였던 만큼 국가 영웅이나 수호성인을 기리는 축제, 문화 예술 축제 등 다양하다. 3월에는 전통의상을 입고 머리에는 깃털 장식을 한 무용수들이 그리스도의 생애를 기리며 행진하는 ‘정복의 군주 El Señor De La Conquista’ 가, 6월에는 기괴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춤을 추면서 행진을 하고 사탕을 나눠주는 ‘광인들의 축제 La Fiestade los Locos’ 가 열린다. 9 월에는 멕시코 독립기념일을 기리며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11월에 열리는 멕시코의 최대 축제 ‘죽은자들의 날’ 에는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라 칼라카 페스티벌’이 열린다. 다양하고 화려한 해골 모양의 기념품과 음식을 판매하고, 거리는 꽃으로 장식된다.

찾아가기
멕시코 과나후아토주의 작은 도시 산 미겔 데 아옌데로 가려면, 274km 떨어진 멕시코 시티의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 공항이나 94km 떨어진 과나후아토 국제 공항을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와 멕시코를 오가는 직항편은 운항을 중단한 상태라 일본, 미국, 캐나다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 멕시코 시티에서 산 미겔 데 아옌데까지는 버스로 이동한다. 멕시코시티 버스터미널 Norte Terminal에서 프리메라 플러스 버스나 ETN 버스를 타면 약 3시간 30분 지나 산 미겔 데 아옌데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