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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OCTOBER

[ WEALTH & ]Real Estate

철도망 개통 시기
예측 가능할까?

교통 호재만큼 부동산 가치를 판가름하는 결정적 요소도 없다. 하지만 문제는 정확한 추진 여부와
개통 시기를 확인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소문만 듣고 판단하기보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부동산에 대한 가치 변화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Writer. 이선호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동산 전문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교통을 첫손가락에 꼽을 수 있으며, 교통 중에서도 역세권을 형성하는 철도가 가장 큰 요인이다. 2011년 제2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처음 포함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는 향후 수도권 부동산시장을 뒤흔들 게임 체인저였다. 10년이 넘으면 강산도 변한다는 지금, GTX A 노선만 공사 중이고 GTX B와 C 노선은 아직 삽도 못 뜨고 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은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의 “수도권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GTX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는 업무 지시를 받고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GTX 추진단’을 발족했다. GTX 같은 광역 급행철도뿐 아니라 광역전철, 고속철도, 일반철도는 국가 철도망 구축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데, 철도망 개통 시기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먼저 구축 절차 흐름과 그에 따른 개략적인 소요 기간을 알아야 한다.

철도망 구축 절차 및 소요 기간

GTX 같은 대규모 국가 철도망 구축 사업은 통상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수립-예비타당성조사-기본계획 수립 및 고시-기본설계 및 실시설계-착공-준공 및 개통’ 순으로 진행된다. 사업의 첫 단추는 철도 건설 분야의 최상 위 법정계획인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으로, 10년 단위 및 5년 주기로 발표한다. 가장 최근 계획은 2021년 7월에 고시한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이었고, 제5차 계획은 2026년쯤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구축 계획이 발표된 후에는 대규모 국가 및 지자체 재정이 투여되는 사업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실시하며, 비용 편익 및 정책적 효과 등을 검토해 기획재정부에서 최종 통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보통 예타에 1년 이상 소요되며, 비용 편익 비율(B/C)이 낮더라도 정책적 시급성 및 지역 균형 발전 등을 고려해 예타를 면제받기도 한다.

철도망 구축 절차 흐름

예타 후 개략적인 노선과 정거장, 공사 기간과 공사비, 재원 조달 계획 등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되며, 최종 국토부 고시가 있기까지 최소 1년 이상 소요된다. 다음으로 예타 및 기본계획을 고려해 시설물의 규모, 배치, 형태 등에 관한 최적안을 선정해 시공 및 유지관리에 필요한 설계도서 등의 자료를 작성하게 된다. 설계는 개략적 내용의 기본설계와 이를 토대로 실제 공사 가능한 실시설계 순으로 진행하는데, 여기에 최소 2~3년이 소요된다. 설계 단계까지 마치면 공사에 착수하는데, 용지 보상 및 대형 지하 토목공사 특성, 시운전 기간 고려 시 4~5년 이상의 공사 기간이 소요된다.
앞에서 설명한 각 절차별 소요 기간을 고려하면 구축 계획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최종 개통 시까지 최소 8~10년 이상 소요된다. 하지만 다양한 변수에 의해 개통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를 들어 올해 3월에 개통한 수도권 광역 전철인 진접선(당고개-진접 구간) 구축 기간을 살펴보면 ‘구축 계획 확정(2007년)-예타 통과(2010년)-기본 계획 고시(2013년)-기본설계 완료(2016년)-실시설계 완료 및 착공(2018년)-개통(2022년)’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전체 약 15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4호선 연장 사업으로 GTX 대비 노선 길이 약 15km의 비교적 짧은 구간이었지만, 계획 확정 후 첫 삽을 뜨는 데만 거의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개통 시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요소는 ‘예산 확보’다.
국가 철도망의 경우 국가가 50% 이상 재정을 투여하므로
철도 노선별로 매년 말 확정되는 차년도 정부의
철도 건설 예산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철도망 개통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수

크게 계획 단계 변수와 공사 단계 변수로 나눠볼 수 있는데, 먼저 계획 단계에는 사업 초기 ‘예타 통과 여부’, 노선 변경 및 연장과 추가 역 신설 관련 ‘설계변경’ 등의 변수가 있고, 공사 단계에는 대형 지하 토목공사의 난이도 및 용지보상 등에 의한 ‘공사 지연’, 차량 제작 지연 및 차량 떨림 현상 등 ‘차량 결함’ 등의 변수가 있다. 그리고 전과정에 제일 중요한 문제로 ‘예산 확보’를 들 수 있다.
계획 단계에서는 예타 통과가 향후 개통 시기를 가늠하는 첫 관문이다. GTX D 노선을 예로 들면 작년에 고시한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되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예타 통과를 하지 못한 상태다. 내년 6월까지 진행할 국토부의 ‘GTX 확충 통합 기획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 예타 통과가 기대되나, 빨라야 구축 계획 발표로 부터 2년 후 시점이다. 서울 강남 등 핵심 업무 권역을 지나지 않는 노선은 사업성 부족으로 예타 통과가 어려워 노선 변경 등 잦은 계획 변경으로 공회전하는 경우가 많다. 예타 통과가 되더라도 민간사업자의 사업성 확보 및 정치적 사유, 지역 민원 등으로 ‘설계변경’도 자주 발생 한다. GTX C 노선을 예로 들면 2018년에 예타 통과가 되었으나, 4년이 지난 현재 상황을 보면 민간사업자의 신설역(왕십리, 인덕원, 의왕, 상록수) 추가 계획, 지역 주민의 민원에 따른 도봉 구간(창동역-도봉산역)의 지하 전용 철로 신설 검토, 은마아파트 우회 노선 검토 등으로 잦은 설계변경이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인 동두천/평택까지 연장 노선 검토도 이뤄지고 있어 향후 수차례의 설계변경이 예상된다. 잦은 설계변경은 사업계획 재검토 및 인허가 지연으로 이어져 착공 지연의 주요 원인이 된다.

2022년도 수도권역
1,000억원 이상 예산 배정 노선

구분 노선별 철도 건설 국가 예산(2022년)
광역급행철도
(GTX)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운정3지구-대곡
- 서울역-삼성): 3,309억원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삼성-수서-동탄):
1,300억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 덕정-의정부-
청량리-삼성-과천-금정-수원): 1,100억원
광역전철 신안산선 복선전철(여의도-광명-송산/한양대에리카캠퍼스):
2,301억300만원
별내선 복선전철(8호선 연장 암사-구리-별내): 1,465억원
고속철도
(KTX)
호남고속철도 건설(광주-목포 / 광주송정-무안공항-임성리):
3,025억원
평택-오송 2복선화(경부고속선 평택지제-오송): 1,100억원
일반철도 월곶-판교 복선전철(경강선: 월곶-안양-판교): 2,327억원
인덕원-동탄 복선전철(동탄인덕원선: 인덕원-흥덕-동탄-
서동탄): 1,658억원

공사 단계에서는 ‘공사 지연’이 개통 시기를 늦추는 가장 큰 원인이다. GTX 같은 경우 대심도 지하공간의 터널 굴착 및 토사 배출 작업 등에서 장비와 인력 투입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대형 토목공사 특성상 여러 공구별로 동시에 진행되어 시점별 공정률이 제각각이어서 마지막에 준공되는 공구 기준으로 개통 시기를 예측해야 한다. 또한 정거장·수직구 등의 용지보상 지연, 유물 및 문화재 발견 등도 공사 지연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공사 준공 후에도 시운전 단계에서 ‘차량 결함’이 자주 발견되는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대중교통의 특성상 시운전 시 발견된 차량 떨림 같은 결함 해소 기간이 물리적·기술적 사유로 길어질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다양한 변수보다 개통 시기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예산 확보’다. 국가 철도망의 경우 국가가 50% 이상 재정을 투여하므로 철도 노선별로 매년 말 확정되는 차년도 정부의 철도 건설 예산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철도 건설은 후반부로 갈수록 예산이 많이 책정되고, 계획 초기 단계일수록 예산이 미미하다. 구축 계획 확정 후에도 예산 배정이 몇 년간 계속 제자리를 맴돈다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정부 입장에서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시급성·형평성·정책 효과성 등을 고려해 노선별로 안분하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노선의 경우 예산 확보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

철도망 개통 시기 예측에 도움 되는 정보

대세 상승장이 끝나고 고금리 및 대출 규제 흐름 속에 주택 가격 하방 압력이 심해지고 있는 요즘, 특히 GTX 추가 신설 역 호재에 의한 뇌동매매로 작년 여름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던 수도권 남부 지역(안양·의왕 등)의 주택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다양한 변수로 목표 기간보다 더 장기간 소요되는 철도망 구축 사업의 개통 시점을 너무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은 아닐까? GTX 등 신설 역세권 부동산투자 시 철도망 개통 시기 예측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첫째, 철도 건설 예산 정보다. 대형 인프라 사업은 예산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없고, 투명하게 예산배정 결과를 공개하므로 매년 말 철도 건설 관련 국회 예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예산 정보를 통해 관심 있는 노선의 사업 진척도를 가늠할 수 있으며, 전년 대비 급격한 예산 증가를 보이는 노선에 관심을 가져볼 수도 있다. 둘째, 국토부와 지자체 홈페이지 정보다. 철도망 구축 계획 관련 공고 및 고시, 설명 자료 등을 공개하므로 정기적으로 방문해 현재 진행 단계, 향후 계획, 이슈 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 사업 시행자 홈페이지 및 토지이음(www.eum.go.kr) 사이트와 미래철도 DB(www.frdb.wo.to), 아실(asil.kr›) 등 민간 사이트의 정보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