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시니어 리빙 하우스

미국의 아코야 트룬

고령층에 특화된 아파트나 타운 하우스 등의 주거지를 말하는 시니어 리빙 하우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초호화 실버타운에 가깝다. 5성급 리조트에 준하는 편의 시설을 갖추고 서비스 또한 최고급으로 제공한다. 아코야 트룬 Acoya Troon은 대표적 럭셔리 시니어 리빙 하우스 중 하나다. 미국 애리조나주 노스스코츠데일에서 가장 경관이 아름다운 지역인 피너클 피크에 위치해 맥다월산맥의 그림 같은 노을을 즐길 수 있다. 14개 옵션이 있는 맞춤형 식단부터 건강관리, 콘시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cadencesl.com

미국 대표 CCRC

애리조나 선시티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주에 있는 선시티 Suncity는 55세 이상 시니어만 거주할 수 있는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대형 거주지 형태가 아니다. 국내 분당신도시(19.638km2)의 2배가 넘는 부지에 2만6,000여 개 주택, 11개 골프장과 수영장, 레스토랑, 공방 등을 구비한 7개 레크리에이션 센터에 19개 쇼핑센터, 525개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까지 모여 있는 거대 도시다. 직원과 입소자 수만 3만8,000여 명에 달한다. 단순히 여가를 즐기며 사는 것을 넘어 선시티에선 입소자들이 직접 자치회를 만들어 도시를 운영한다.
선시티는 미국의 대표적 은퇴자 주거복합단지Continuing Care Community, CCRC 중 하나다. CCRC는 ‘지속적 돌봄을 제공하는 노년층 주거 단지’라는 뜻으로 의료, 돌봄, 여가‧레포츠 시설이 모두 한곳에 있어 건강할 때 입소해 건강이 악화돼도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고 해당 시설의 병원으로 이동해 적절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 본인이 살던 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가능한 시설이다. 미국 전역에만 2,500개가 넘는 CCRC가 있을 정도로 보편적 형태. 입소를 원하는 사람은 정원 딸린 주택이나 콘도 등 다양한 형태의 주택을 구입하고, 서비스 형태를 선택해 월 이용료를 낸다. 이 밖에 재산세를 내야 하는 등 비교적 높은 비용으로 미국 내 부유한 은퇴자층이 주로 거주한다.
suncityaz.org

대학 안에서 사는 UBRC

오크 해먹

UBRC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는 CCRC 중 교육에 특화된 거주 형태다. 대학 안에 노인 전용 거주 시설이 있어 은퇴자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대학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다.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교육 수준이 높고 은퇴 후에도 배움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에 착안해 생겨났다. 미국 내 100여 개 대학이 UBRC를 운영 중이고, 앞으로 400여 개가 더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는 각광받는 주거지다. 대표적 UBRC 중 하나인 플로리다 대학의 오크 해먹 Oak Hammock at the University of Florida은 식사를 제공해주는 다이닝 룸, 헬스장, 수영장, 병원, 요양 시설 등 고령층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을 갖춘 고급 주거 시설. 학생들이 커뮤니티 시설에서 봉사 활동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할 수 있어 자연스러운 세대 교류도 가능하다.
www.oakhammock.org

한 지붕 여러 세대

일본의 캉캉모리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고령층의 사회적 고립, 고독사, 세대 간 단절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다. 해법으로 등장한 ‘세대 공존형 주택’인 콜렉티브 하우스Collective House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모여 사는 공동주택에 세탁실, 도서실, 대형 주방, 욕실 등 일부 공용공간을 갖춰 함께 사용한다. 거주자조합을 만들어 정기 모임도 하고, 당번을 정해 식사 준비를 하며, 공동 공간 운영을 분담한다. 도쿄의 캉캉모리는 일본 최초의 콜렉티브 하우스다. 노인 시설과 보육원이 함께 있는 12층 건물 2층과 3층을 쓴다. 자체 가구 수는 28가구로 원룸, 셰어 룸, 패밀리 타입 등 다양한 타입의 주택에 돌 지나지 않은 아이부터 80대 노인까지 함께 산다. 계약금을 내고 월세를 내는 구조. 공용 시설에 대한 사용금도 함께 나눠서 낸다.
www.collectivehouse.co.jp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주거 공동체

덴마크의 크레아티브 시니어보

북유럽 국가에서 시작한 코하우징Cohousing은 널찍한 공동 생활 시설과 소규모 개인 주택으로 구성한 형태로, 입주자 각자의 사생활은 누리면서 공용 공간을 함께 쓰는 공동체 생활을 말한다. 시니어 코하우징은 신체가 건강한 고령층이 공동생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도움 없이 스스로 거주하는 노인 주택. 나이가 들어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잘’ 사는 데 초점을 맞춘다.
덴마크 오덴세에 있는 크레아티브 시니어보 Det Kreative Seniorbo는 12채의 단층 주택이 모여 있는 대표적 시니어 코하우징. 부엌 식당 겸 회의실, 취미 작업실, 세탁실, 손님방 등이 있는 커먼하우스는 주민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 주택마다 거실과 연결된 개인 정원과 창고 등이 있어 공동체이지만 개인의 사생활 영역 또한 보장해준다.

치매 환자를 위한 마을

네덜란드의 호헤베이크 마을

실버타운에 입소하기 어려운 치매 환자는 어디로 가야 할까? 이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바로 네덜란드의 치매 마을, 호헤베이크 Hogeweyk이다. ‘치매 노인도 자유롭게 생활하며 삶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2009년 한 간호사가 네덜란드 정부와 지역 기관의 협조를 얻어 조성한 마을이다.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슈퍼마켓·찻집·빵집·공원 등이 있는 커다란 하나의 마을로, 총 23가구 150 여 명의 중증 치매 환자와 250명의 돌봄 도우미가 거주한다. 거주자는 마을 어디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들을 돌보는 건 마을 상점 직원으로 가장한 250여 명의 직원이다. 처음에는 지역 주민의 반대가 심했지만, 독특한 콘셉트에 관광 명소로 떠오르며 지역 명물이 될 정도로 자리 잡았다.
hogeweyk.dementiavilla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