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Travel Note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천국
가을 여행지로 유럽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독일을 추천한다.
이 시기 독일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 박람회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이 개최된다.
도서전과 더불어 프랑크푸르트 인근 소도시도 함께 돌아본다면 더욱 충만한 가을이 될 것이다.
Writer. 두경아
Photo.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프랑크푸르트 관광청,
헤센 관광청, 풀다 관광청, 마인츠 관광청,
뷔르츠부르크 관광청, 셔터스톡
올해로 75회를 맞는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오래된 도서전이다.
우리가 흔히 프랑크푸르트라 부르는 도시의 정확한 명칭은 프랑크푸르트암마인 Frankfurtam Main이다. 번역하면 ‘마인 강의 프랑크푸르트’로, 브란덴부르크 주의 동명의 도시와 구별한다. 프랑크푸르트는 헤센주 최고의 도시이며, 경제 수도라 일컬을 만큼 독일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유럽중앙은행이 있고,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도 자리해 런던과 함께 유럽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또한 유럽의 허브 공항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암마인 공항이나 유럽 철도의 중심인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이 위치해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 덕분에 프랑크푸르트는 국제 행사를 열기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올해로 75회를 맞는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 Frankfurter Buchmesse이다.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오래된 도서전이다. 무려 15세기 초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한 뒤 인쇄업자와 작가들이 모여 도서전을 열었는데, 이것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시초다. 전쟁과 불황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중단한 도서전을 다시 개최한 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1949년부터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도서전이 있지만, 여전히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이 가장 규모가 크다. 가장 많은 출판사, 에이전트, 서점 관계자, 도서관 관계자, 작가 등이 모이며, 신간 도서를 소개하고 저작권의 판매와 각종 교류가 이뤄진다.
도서전은 출판사마다 부스를 설치해 신간을 소개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초반 3일 동안에는 출판업계 관계자만 입장이 가능하지만, 이후 2일 동안에는 일반인도 입장료를 내고 방문할 수 있다. 책과 관련한 여러 주제의 부대 행사도 진행한다. 매해 주빈국을 선정해 그 나라의 출판과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데, 올해의 주빈국은 슬로베니아다.
새롭게 조성한 구시가지 산책
프랑크푸르트암마인 Frankfurt am Main
프랑크푸르트 구시가지 중심인 뢰메르베르크 광장. 시청사와 유스티티아 동상 등 역사 유적은 전쟁으로 파괴됐다가 1986년 재건됐다.
새롭게 조성한 구시가지 산책
프랑크푸르트암마인 Frankfurt am Main
프랑크푸르트 여행은 뢰메르 베르크Römerberg 광장에서부터 시작된다. 프랑크푸르트 구시가지 중심부에 있는 광장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이나 박람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무대다. 광장에는 15세기에 건축된 목조건물과 분수 및 동상 등이 있지만, 대부분 제2차 세계대전 중 파괴됐다가 1986년에 재건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거리를 ‘신구 시가지’로 부른다.
광장 서쪽에는 3동짜리 시청사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귀족의 저택이던 목조건물을 15세기 시에서 사들여 개조한 것이다. 건물 2층에는 1562년 신성로마제국의 대관식을 기념한 연회장 ‘황제의 방’이 있고, 건물 벽에는 독일 출신 신성로마제국 황제 52명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시청사 맞은편에는 크고 작은 목조건물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다. 이 건물들은 15세기 프랑크푸르트에서 활약하던 비단 상인들의 주거지로 사용한 건물로, 중세 독일의 건축양식을 볼 수 있다. 광장 중앙에는 1543년에 건설한 정의의 분수와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 동상이 있다. 동상은 왼쪽에는 저울을, 오른쪽에는 칼을 든 채 시청을 바라보고 있다.
뢰메르베르크 광장 동쪽에는 ‘카이저 돔 Kaiserdom’이라 부르는 프랑크푸르트 대성당(바톨로메오 성당)이 있다. 고딕 양식의 석조 교회다. 카이저돔은 번역하면 ‘황제의 성당’으로, 1562년부터 230년간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대관식을 거행한 곳이기도 하다. 680년 이전부터 교회가 있던 유적지에 몇 차례에 걸쳐 성당을 건축했고, 화재와 전쟁을 거치며 수차례 파괴와 재건이 반복돼왔다. 95m 높이의 돔 타워는 프랑크푸르트 시내를 조망하는 전망대로 인기 있다. 단 328개의 가파른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 Goethe의 고향이기도 하다. 구시가지에는 괴테의 생가인 괴테 하우스가 있다. 괴테가 1749년 태어나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살던 집이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집필한 곳이기도 하다. 17세기 건축한 4층짜리 건물은 괴테가 살던 집을 그대로 복원했고, 괴테와 가족들이 사용했던 가구와 소장품, 가족 초상화 등을 전시했다. 프랑크푸르트는 사과 와인 ‘아펠바인 Apfelwein’으로도 유명하다. 아펠바인 산지로 안내하는 사과주 전 차Ebbelwei Express도 있으며, 여름에는 사과 와인 축제도 열린다.
괴테가 태어난 생가 내부. 17세기 괴테가 살던 집을 복원하며 실제 괴테 가족이 사용했던 가구 등을 전시했다.
카이저 돔이라 부르는 프랑크푸르트 대성당. 95m 높이 돔 타워는 프랑크푸르트 시내를 조망하는 전망대로 쓰인다.
유럽 최고의 온천 휴양 도시
비스바덴 Wiesbaden
온천의 도시 비스바덴에서 가장 유명한 카이저-프리드리히-테르메 온천. 남녀 혼탕이지만, 화요일은 여성만 입장 가능하다.
헤센주 주도인 비스바덴은 ‘북쪽의 니스’라 일컬을 정도로 부유하고 안락한 도시다. 도시의 중심인 신 시청사와 비스바덴 복음교회.
유럽 최고의 온천 휴양 도시
비스바덴 Wiesbaden
프랑크푸르트에서 광역철도인 S 반으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비스바덴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 있는 곳이다. 작가 도스토옙 스키, 괴테, 요하네스 브람스, 네로 황제 등 유명인이 피부병과 류머티즘 등을 치료하거나 장기 요양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온천 도시답게 곳곳에서 온천수를 만날 수 있다. 온천수가 솟아나는 식수대 Kochbrunnen가 마련돼 있고, 온천수가 나오는 분수도 있다. 온도가 66℃나 되는 식염천이므로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한다.
비스바덴에서 가장 유명한 카이저–프리드리히–테르메 Kaiser-Friedrich-Therme 온천은 1913년에 지은 온천 시설이다. 전쟁을 거치면서도 비교적 잘 보존된 건물 덕분에 여전히 고대 로마 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독일의 많은 온천이 그렇듯, 남녀 혼탕이다. 혼탕이 부담스러운 여성이라면 여성의 날로 지정된 화요일에 방문하자.
바로크 도시의 하이라이트
풀다 Fulda
풀다의 랜드마크 풀다 대성당은 헤센주에서 가장 중요한 바로크 양식의 교회로 꼽힌다.
822년에 건축한 성 미하엘 교회는 독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교회다. 예배당과 지하는 초기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바로크 도시의 하이라이트
풀다 Fulda
프랑크푸르트 북동쪽에 위치한 풀다는 헤센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세도시로 꼽힌다. 풀다의 랜드마크인 풀다 대성당 Dom zu Fulda은 헤센주에서 가장 중요한 바로크 양식의 교회다. 18세기 건축된 이 성당은 65m 높이의 쌍둥이 탑이 있으며, 탑 뒤에는 성당의 상징으로 여기는 돔 지붕이 있다. 내부에 설치한 오르간이 유명해 정기적으로 오르간 연주회가 열린다. 인근에 있는 822년 건축한 성 미하엘 교회는 독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교회다. 교회는 10~11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보수하는 등 부분적으로 확장 및 개조했지만, 예배당과 지하는 초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8세기 초 바로크 양식의 시 궁전 Stadtschloss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거의 원래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거울의 방을 비롯해 아름다운 그림과 조각으로 장식된 내부를 돌아볼 수 있다.
1623년에 지은 프라우엔 베르크 수도원 Kloster Frauenberg은 풀다의 7개 언덕 중 한 곳에 그림같이 자리 잡고 있다. 후기 바로크 양식의 수도원은 화려하게 장식된 인테리어와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탁 트인 전망으로 유명하다.
2,000년 넘은 역사 도시
마인츠 Mainz
마인츠 구시가지 중심에 위치한 엄청난 규모의 마인츠 대성당은 고딕, 로마네스크, 바로크 양식의 기술을 모두 접목해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마인츠는 금속활자의 발명가 구텐베르크의 고향이다.
2,000년 넘은 역사 도시
마인츠 Mainz
비스바덴 남쪽, 라인강과 마인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는 라인란트팔츠 주의 주도 마인츠가 있다. 2,000년이 넘는 뿌리 깊은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의 도시다. 과거 로마의 영토였기에 로마 시대 유적이 남아 있으며, 이 유물들은 중앙 로마–게르만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도시의 랜드마크는 구시가지 중심에 위치한 엄청난 규모의 마인츠 대성당 Mainzer Dom이다. 1,000년 이상 역사가 녹아든 이 성당은 고딕, 로마네스크, 바로크 양식의 기술을 모두 접목해 건축학적으로도 의미 있다. 마인츠는 금속활자의 발명가 구텐베르크 Gutenberg의 고향이기도 하다. 구시가지에는 구텐베르크 박물관이 있으며, 박물관 내에서는 구텐베르크가 인쇄한 최초의 책 <구텐베르크 성경> 원본을 만날 수 있다.
마인츠는 독일에서 가장 큰 와인 재배 지역인 라인 헤센 Rheinhessen의 중심으로, 이곳에서는 리슬링과 실바너를 생산한다. 구시가지에서 현지 와인 및 이와 어울리는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 있다.
로맨틱 가도의 시작
뷔르츠부르크 Würzburg
작고 아름다운 소도시 뷔르츠부르크. 도심 서쪽 언덕에 우뚝 솟은 마리엔베르크 요새가 그림 같은 풍경을 완성한다.
로맨틱 가도의 시작
뷔르츠부르크 Würzburg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 도로를 꼽는다면 뷔르츠부르크와 퓌센까지 이어지는 ‘로맨틱 가도 Romantische Strasse’일 것이다. 이 길 위의 도시들은 모두 성곽이나 구시가지 등 중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 독일 최고의 관광도시로 꼽힌다. 로맨틱 가도의 출발점인 뷔르츠부르크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약 120km 정도 떨어진 작고 아름다운 소도시다.
아름다운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인 뷔르츠부르크 레지덴츠 Würzburg Residenz 궁전은 뷔르츠부르크의 주교이자 대공인 필리프 프란츠 폰 쇤보른 Philipp Franz von Schoborn이 재임 시절 거주하기 위해 지은 건축물이다. 기둥 없이 지은 계단 응접실이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궁전 내부의 프레스코화는 조반니 바티스타가 그린 것으로,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뷔르츠부르크는 대학 도시이기도 하다. 1402년 건축한 하이델베르크 대학 다음으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율리우스 막시밀리안 뷔르츠부르크 대학이 있다. 도심 서쪽 언덕에 우뚝 솟은 마리엔베르크 요새 Festung Marienberg와 독일에서 네 번째로 규모가 큰 로마네스크 양식의 세인트 킬리안 대성당 Dom St.Kilian, 뷔르츠부르크에서 가장 오래된 보행자 전용 다리 알테마인교 Alte Mainbrücke 등도 꼭 방문해야 하는 명소다. 또한 뷔르츠부르크에서 생산하는 화이트 와인인 프랑켄 와인도 맛보자.
제75회 프랑크푸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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