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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FEBRUARY

[SENIOR PLUS]Local Tour

밀려오는 문화의 파도에 몸을 맡기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부산

세계적 여행 전문 매거진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가
2023년 세계 최고의 여행지 35선에 부산을 선정했다.
전 세계인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여행지로 떠오른 부산을 만나보자.

Writer. 남지연
Photo. 이효태, 오진민, 셔터스톡, 한경DB

지구상에서 가장 흥미롭고 특별한 경험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는 매년 연말, 다음 해에 가 장 주목해야 할 여행지 35곳을 선정해 소개해왔다. 모험・ 문화・자연・가족・커뮤니티 총 5개 카테고리별로 7개 도시 나 장소를 선정하는데, 2023년 부산이 이탈리아・이집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등과 함께 ‘문화’ 부문에 이름을 올 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는 아시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와 주한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부지에 조성한 부산시민공원 등을 언급하며 부산 을 ‘문화 붐cultural boom’을 일으키고 있는 도시로 소개했다. 더불어 2022년 10월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 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Yet to Come in BUSAN’ 역시 전 세계에 부산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BTS의 콘서트를 관 람하기 위해 전 세계 각국의 팬들이 부산으로 모여들었다. 공연 기간 동안 부산을 방문한 국내외 방문자가 10만 명 이 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손꼽히는 여행지로 이름 높은 도시이지 만, 이제는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인이 주목하며 방문하 고 싶어 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한 부산. 새해를 맞아 부산의 아이코닉한 면면을 5개 키워드로 살펴본다. 지금 바로 <내 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가 추천한 부산으로 ‘지구상에 서 가장 흥미롭고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해 떠나보자.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전당

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1 영화
예술이 흐르는 영화의 도시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가 ‘아시아에서 가장 권위 있 는 영화제’라고 언급한 부산국제영화제는 1996년 제1회를 시작으로 2022년 제27회를 맞이한 대한민국 최대의 영화 제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 중 하나다. 그렇기에 부산은 ‘영화의 도시’라고 불러도 손색없다. 영화 제뿐만 아니라 영화 <친구>, <국제시장>, <내부자들>, <변호 인>, <군도>, <깡철이>와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쌈, 마 이웨이> 등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 손에 일일 이 꼽을 수도 없을 만큼 많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의 기장은 산과 바다, 들판이 어우러지면서 농촌 의 삶과 포구 마을의 일상이 평화롭게 펼쳐져 부산을 배경 으로 하는 영화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다. 부산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출발하기 전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감상해보자. 부산의 영화 촬영지만으로 여행 계획을 세워도 며칠은 거뜬하게 여행할 수 있을 것. 마치 영 화 속 주인공이 된 듯 아름다운 장소들을 따라가다 보면 더 욱 풍성한 부산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남천동에 위치한 빵집 ‘메트로아티정’

남천동은 저마다의 특색을 자랑하는 빵집이 밀집해 있어 ‘빵천동’이라 부른다.

#2 빵
우리 남천동으로 빵지 순례 갈까요?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로 시작하는 명대사를 모르는 이 는 없을 것이다. 2012년 개봉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 최익현 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의 유명한 대사다. 당시 영화 속에서 경찰서장이 살았다고 설정할 만큼, 부산 수영구의 남천동은 옛날부터 부산의 대표적 고급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가 형성된 부촌富村이었다. 또한 부산 최대의 학원 밀집 지역으로, 학원가의 학생들이 식사와 간식을 겸해 간편하 게 먹을 수 있는 빵을 즐겨 찾으면서 자연스레 지금의 빵집 거리가 형성되었다. 이제 남천동은 ‘빵천동’이라고 부를 만큼 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 되었고, 부산을 찾은 관광객에게 ‘빵 투어’를 위 해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각인되었다. 남천동에서는 각각의 빵집마다 특색 있는 빵을 구매하기 위해 마치 성지순례하듯 ‘빵지 순례’를 나선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침이 되면 골목마다 고소하고 향긋한 버 터 냄새가 가득하고, 사람들은 각각의 빵집에서 빵이 나오 는 시간에 맞춰 발걸음을 재촉한다. 서두르지 않으면 빵집 마다 가장 유명한 빵은 동이 나 구매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 한다. 이에 인터넷에는 빵집별 빵이 나오는 시간이나 오래 기다리지 않고 빵을 구매할 수 있는 팁 등 다양한 정보를 공 유하는 이도 적지 않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 다시 활기를 되찾아가 고 있는 남천동. 어려운 시기에도 자신만의 철학을 지키며 고군분투한 이들이 있었기에 맛있는 빵을 맛보기 위해 빵 천동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3 미술
자연과 예술, 사람을 담는 부산현대미술관

018년 6월에 개관한 부산현대미술관은 자연과 도시 그리 고 미술이 함께 호흡하는 문화 예술 공간이다. 낙동강 하구 의 을숙도에 있는 부산현대미술관은 연면적 1만5,312㎡ 규모의 건물로, ‘자연과 뉴미디어, 인간’을 주제로 한 다양 한 전시를 통해 지역과 예술을 연결하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이 위치한 낙동강 하구와 을숙도의 생물· 지질 및 해양 환경은 다양한 생물종의 터전으로 천연기념 물 제179호로 지정되어 있다. 1970년대까지 아시아 최대 철새 도래지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으나, 1980년대 말 낙동 강 하굿둑의 완공으로 섬 전역이 공원화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자 섬의 자연환경이 크게 훼손되었다. 이에 부산시는 을숙도에 생태 공원 조성을 추진해 생태계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을숙도 일대를 핵심 보전 구역으로 지정 하는 등 환경 보전을 중심으로 관리하고 있다. 부산의 도시 발전 과정에서 일어난 변화한 생태 환경 모습 을 보여주는 장소인 을숙도에 자리한 부산현대미술관은 이 러한 을숙도의 정체성을 담아 자연과 인간이 소통하고 공 존하기 위한 예술과 실험의 장을 제시하며 흥미로운 동시 대 미술의 장으로 관객을 초대하고 있다.
부산시 사하구 낙동남로 1191 부산현대미술관
화~일요일 10:00~18:00, 월요일 휴관
(입장 마감 17:30, 공휴일·연휴 월요일은 익일 휴관)
051-220-7400

부산현대미술관 외관

작품이 전시된 부산현대미술관 내부 전경

함께 둘러볼 곳

을숙도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된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다. 을숙도의 상단부는 생태 공원, 하단부는 철새 공원으로 나뉘고 억새군락지, 철새먹이터, 탐조대, 생태공원 전망대 등을 갖췄다. 탐조대에서는 철새 관찰도 가능하다. 대체로 10월 하순 부터 3월 상순 경까지는 겨울 철새를 볼 수 있다. 낙동강 하구에서 볼 수 있는 겨울 철새로는 큰고니, 큰기러기, 청둥오리, 고방오리, 혹부리오리, 붉은부리갈매기 등이 있다.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복합 문화 공간 F1963 내 YES24 중고 서점

#4 서점
책으로의 여행을 위한 정거장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부산 여행 추천 코스에 빠지지 않 고 등장하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부산 중구 보수동에 헌책방이 모여 있는 거리로, 한때는 50 여 곳의 헌책방이 밀집해 있었다. 서점마다 누렇게 빛바랜 책들이 키를 훌쩍 넘도록 쌓여 있는 이 골목에 들어서면 오 래된 종이 책 특유의 냄새가 짐짓 기분을 좋게 하는 곳이었 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고 도서를 찾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골목이 한산해지고, 하나둘 문 닫는 서점도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사라져가는 책방골목에 아쉬운 마음이 드는 이들이 반길 만한 소식이 있다. 바로 독립 서점이다. 부산에는 유독 저마다의 개성과 콘셉트를 가지고 운영하는 독립 서점이 많은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절로 독서를 유발하는 감성과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은 서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번 여행을 기념할 만한 아이템을 구입하고 싶다면 독립 서 점을 방문해보면 어떨까.

‘명란의 고향’이라 일컫는 부산에는 명란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있다.

#5 명란
명란의 원조는 바로 부산

부산은 ‘명란의 고향’이라 일컬을 정도로 명란 가공 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명란젓이 유래한 곳도 부산이다. ‘명란젓은 일본 아니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본에 명란을 전파한 곳이 바로 부산이다. 명란은 명태의 알을 말 하는데, 명태는 과거 동해에서 제일 많이 어획하던 어종으 로 우리 민족이 다양한 조리 방법으로 즐겨 먹은 생선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명란을 먹기 시작했고, 현대에 널리 먹는 명란젓 형태로 생산하고 소비한 것 역시 부산이라고 볼 수 있다. 빨갛고 통통한 명란을 툭툭 잘라 참기름과 깨를 살짝 뿌린 뒤 흰쌀밥과 함께 입안에 넣으면 짭조름한 감칠 맛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게 만드는 밥도둑이다. 최근 에는 명란 아보카도 비빔밥이나 명란 파스타, 명란 바게트 등 명란을 활용한 요리들이 인기를 끌면서 전 세대의 사랑 을 받고 있다. 명란의 고향 부산에 가면 꼭 명란을 활용한 음식을 맛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