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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DECEMBER

[ WEALTH & ]Investment

높아진 원/달러 환율,
투자전략에 대한 소고

최근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원/달러
고환율은 원인부터 과거 고환율 시기와 다르다.
게다가 장기적으로 고환율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2022년 가팔라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원인과 투자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Writer.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애널리스트)

원/달러 환율,
높아진 레벨과 길어진 지속성

올해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가팔라지고 있다. 2000년 대 이후 한국 원/달러 환율은 1,100~1,200원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시기나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등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구간이 있었으나, 고환율이 장기간 유지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은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지속성도 장기화되는 상황이라 과거에 접해보지 못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한 원인은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달러 지수와 원/달러 환율 추이

환율을 밀어 올린 세 가지 원인

첫째,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는 배경에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고용시장도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수요 압력까지 더해져 높아진 물가가 내려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려서 총수요를 어느 정도 위축시켜 물가를 안정화하겠다는 의도인데, 이 과정에서 높아진 금리만큼 달러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즉 미국 내부적인 이유로 달러 자체가 강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둘째, 유로화의 약세다. 유로존 역시 미국만큼이나 인플레이션이 높다. 오히려 최근에는 미국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지면서 ECB(유럽중앙은행)도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탄탄한 고용시장이 금리인상을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유지되는 반면, 유로존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러시아의 에너지 보복 우려가 유로존의 에너지 안보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감까지 자극하면서 유로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영국 금융 불안과 이탈리아 정치 불안 등 이슈가 유로화의 불안 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 유로화는 달러의 거래상대방 통화Counterpart Currency Pair로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로화가 약해지면 반사적으로 달러 가치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셋째, 중국의 경기 불안과 위안화 약세다. 유로존의 경기 부진은 중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가장 큰 수출 대상국 중 한 곳이 유로존인데, 유로존의 수입 수요 약화로 중국 수출 경기도 동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을 중심으로 경기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면서 위안화 환율도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안화 약세는 다른 통화들보다 특히 원화 가치 약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경기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또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중국 위안화에 직접 투자하기 힘든 참여자들이 한국 원화를 대리 통화Proxy Currency 삼아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요인 가운데 첫 번째와 두 번째 이벤트는 글로벌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현상은 달러 대비 환율로 표기하는 모든 통화의 환율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 번째 중국 이슈의 경우에는 그 영향력이 한국에 상대적으로 더 높다. 특히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중국 위안화와 한국 원화의 직거래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위안/달러 환율과 원/달러 환율의 동조화 현상이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달러 투자, 지금이라도 해야 하나?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이슈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면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 않은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들은 하방경직이 강화되면서 점도표가 높아지는 상황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유로존의 경기침체도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미 1,400원 중반대를 경험한 원/달러 환율을 바라보는 시각이 편안할 수가 없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570원까지 상승한 경험이 회자되면서, 지금이라도 달러를 매수해 1,500~1,600원 혹은 그 이상까지의 레벨을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하고도 다른 상황

2008년 금융위기와 현재의 위기를 비교해본다면 비슷하고도 다른 환경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비슷한 점은 2008년 금융위기 직전까지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강달러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점이고, 다른 점은 한국의 위험 가산금리(CDS 가산금리)가 당시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을 걱정할 만큼의 신용경색이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최근의 원/달러 환율상승은 공포 심리가 상당 부분 기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강달러를 지지하는 세 가지 요인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원/달러 환율 방향성은 상승 쪽으로 무게를 두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원/달러 환율과 CDS 가산금리 추이

한국 원/달러 환율의 역사적 상위 5% 구간

환율상승 유력하나 투자는 신중해야

지난 20여 년간 원/달러 환율의 산술평균은 약 1,135원 정도다. 이 중 상위 5%에 해당하는 구간은 약 1,300원, 상위 1%에 해당하는 구간은 약 1,400원 이상이다. 경험적으로 상위 5%에 해당하는, 즉 장기 평균 대비 2표준편차 값은 원/달러 환율의 주요 변곡점으로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상에 안착함으로써 이미 역사적 상위 1% 구간에 진입했음에도 변곡점으로서 작동하지 않고 있는 현상은 그만큼 금융시장에서 공포 심리가 지배적인 상황임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 방향성에 무게를 두고 접근하되, 현시점에서 과감한 달러 투자는 조심 스러울 필요가 있다. 물론 최근 20여 년간의 통계적 분포가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현재의 모든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극단의 꼬리위험Tail Risk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극단의 위험을 통계 용어로 꼬리위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만큼 발생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낮은 발생 확률에 베팅해서 투자하는 경우 수익률은 높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반대의 경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높아져버린 1,400원대 환율 레벨에서 달러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달러 매수 금액의 30% 정도는 미국 주식 등 금융상품Unhedged에 투자하는 것이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에 대한 일종의 헤징Hedging 방안이 될 수 있겠다. 이번 사이클에서 원/달러 환율이 유의미하게 하락한다면 글로벌 주식시장의 반등은 필연적으로 동반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