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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JUNE

[SPECIAL THEME]Focus

Somewhere,
over the
APT

천편일률적 삶의 공간이 다양해지고 있다.
아파트도 달라지는 거주자의 니즈를 반영해 다양한 형태의 평면과 공간 구성을 선보이고,
타운하우스와 모듈러(조립식) 단독주택 등 선택지가 늘고 있다.
공간이 바뀐다는 것은 삶의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Writer. 유나리 Photo. 삼성물산, 롯데건설, 언스플래시,
한경DB, abodu, IWI design

아파트, 변화를 입다

누가 뭐라 해도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도심의 주택지는 점차 사라지고 대부분의 거주지는 아파트다. 아파트가 우리 삶의 주요 형태가 된 지금, 아파트는 얼마나 변화하고 있을까? 사람들은 아파트 안에서의 삶이 어떻게 바뀌기를 원하고 있을까?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직방이 2022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주거 공간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내부 평면구조’다. 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고, 개인화가 가속화되며 ‘나만의 공간’이 지니는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아파트에도 이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19년 5.32개이던 분양 단지별 평균 평면구조는 코로나19를 거치며 2020년 5.35개, 2021년 5.53개, 2022년 5.73개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평면이 10개 이상인 아파트 단지도 늘고 있다. 평면을 10개 이상 갖춘 아파트 비중은 2019년 7.55%, 2020년 8.46%, 2021년 7.94%에서 2022년엔 11.83%까지 증가했다.


신래미안은 특유의 자연 친화적 조경 시설로 차별화에 힘쓴다. 원베일리의 조경시설 내 가든베일리(위)와 그린 캐스케이드(아래). 래미안 원베일리는 래미안 대표 조경 브랜드인 네이처갤러리를 적용한 첫 번째 단지다.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2024의 공간·건축 부문에서 각각 대상과 금상을 받았다.

신래미안은 특유의 자연 친화적 조경 시설로 차별화에 힘쓴다. 원베일리의 조경시설 내 가든베일리(위)와 그린 캐스케이드(아래). 래미안 원베일리는 래미안 대표 조경 브랜드인 네이처갤러리를 적용한 첫 번째 단지다.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2024의 공간·건축 부문에서 각각 대상과 금상을 받았다.



요즘엔 다양화에 더해 개성까지 갖춘다. 지난 2023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는 ‘넥스트 홈’ 전략을 발표하며 입주자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공간을 변형할 수 있는 ‘넥스트 라멘 구조’와 ‘인필 시스템’을 제안했다. 넥스트 라멘 구조는 현재의 기둥과 벽으로 나뉜 공간이 아니라, 실내에 기둥을 두지 않는 무주無柱 구조다. 이 안에 사전 제작한 모듈을 채우는 인필 In-fill 시스템으로 내부 공간을 입주자가 디자인할 수 있는 형태다. 욕실까지 원하는 곳에 배치할 수 있다. 롯데건설 또한 야외에서 하던 활동을 집 안에서 하길 원하는 요즘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해 집 안에 ‘엔터 라운지 Entrance+Entertainment+Lounge’를 만들고, 혼자만의 공간을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해 ‘이고 스페이스 Ego+Space’ 등 아파트 안에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제시했다. 엔터 라운지는 현관을 라운지화해 반려 동식물을 위한 공간이나 어린이 놀이방, 홈 오피스 등 원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고, 거실과 현관을 잇는 테라스 공간인 이고 스페이스는 홈 스파나 홈 트레이닝 공간 등 집 안에서 도 독립된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 대우건설은 리모델링 특화 평면으로 아파트 한 채를 2개의 거주 공간으로 나눠 현관과 욕실, 주방 등을 독립시킨 일명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평면도 내놨다. 육아, 부양 등의 이유로 부모 세대와 함께 살거나 세를 놓아 임대 수익을 거둘 수도 있게 한 것.
아파트 주요 소비층인 3040세대가 어린 자녀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어린이 특화 시설을 갖춘 곳도 늘고 있다. 아파트 내에 실내 키즈 카페나 자연 친화적 놀이터를 갖추는 것을 넘어 입주인을 위해 무상 어린이집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까지 등장했다. 동문건설은 단지 내 커뮤니티에 ‘째깍악어 키즈센터’를 유치해 2년간 무상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린이와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운동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이 1980~1990년대 후반 미래 소비층을 타깃으로 선보인 새로운 공간 구성, 이고 스페이스의 평면도. 현관 공간을 다양한 쓰임새로 재해석해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쓸 수 있다.


요즘엔 다양화에 더해 개성까지 갖춘다. 지난 2023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는 ‘넥스트 홈’ 전략을 발표하며 입주자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공간을 변형할 수 있는 ‘넥스트 라멘 구조’와 ‘인필 시스템’을 제안했다. 넥스트 라멘 구조는 현재의 기둥과 벽으로 나뉜 공간이 아니라, 실내에 기둥을 두지 않는 무주無柱 구조다. 이 안에 사전 제작한 모듈을 채우는 인필 In-fill 시스템으로 내부 공간을 입주자가 디자인할 수 있는 형태다. 욕실까지 원하는 곳에 배치할 수 있다. 롯데건설 또한 야외에서 하던 활동을 집 안에서 하길 원하는 요즘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해 집 안에 ‘엔터 라운지 Entrance+Entertainment+Lounge’를 만들고, 혼자만의 공간을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해 ‘이고 스페이스 Ego+Space’ 등 아파트 안에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제시했다. 엔터 라운지는 현관을 라운지화해 반려 동식물을 위한 공간이나 어린이 놀이방, 홈 오피스 등 원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고, 거실과 현관을 잇는 테라스 공간인 이고 스페이스는 홈 스파나 홈 트레이닝 공간 등 집 안에서 도 독립된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 대우건설은 리모델링 특화 평면으로 아파트 한 채를 2개의 거주 공간으로 나눠 현관과 욕실, 주방 등을 독립시킨 일명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평면도 내놨다. 육아, 부양 등의 이유로 부모 세대와 함께 살거나 세를 놓아 임대 수익을 거둘 수도 있게 한 것.
아파트 주요 소비층인 3040세대가 어린 자녀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어린이 특화 시설을 갖춘 곳도 늘고 있다. 아파트 내에 실내 키즈 카페나 자연 친화적 놀이터를 갖추는 것을 넘어 입주인을 위해 무상 어린이집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까지 등장했다. 동문건설은 단지 내 커뮤니티에 ‘째깍악어 키즈센터’를 유치해 2년간 무상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린이와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운동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이 1980~1990년대 후반 미래 소비층을 타깃으로 선보인 새로운 공간 구성, 이고 스페이스의 평면도. 현관 공간을 다양한 쓰임새로 재해석해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쓸 수 있다.




마당 더 넓어지는 단독주택

점점 집값이 오르고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땅이 한정되면서, 과거 흔하던 공간인 마당은 점차 주차장에 자리를 내주고 사라져갔다. 하지만 요즘 단독주택은 어떻게 해서든 마당을 다시 들여오는 추세다. 마당은 공간을 나누는 곳이자, 삶에 휴식을 주는 쉼표 공간이기 때문이다. 리슈 건축은 “방의 쓰임새에 대한 건축주의 요구가 다양해지는 추세”라며 “공간 분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수록 마당을 활용한 단독주택 건축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작은 집과 큰 집으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 더존하우징 관계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요즘 단독주택의 특징으로 “중간 평형대가 사라지고 25~30평대의 작은 평수와 80~100평 전후의 대형 평수, 두 타입으로 주로 나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단독주택의 한적함과 여유로움은 취하되, 관리의 어려움과 보안 등의 문제를 해결한 절충형 주택의 인기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런 흐름은 신도시 근처에 위치하며 아파트처럼 단지를 이루어 사는 단독주택인 블록형 단독주택 등 새로운 대안 주택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요즘 생기는 블록형 단독 주택은 대단지, 각종 편의 시설, 안전 및 보안 시설, 커뮤니티 등을 갖추며 브랜드화되는 모양새다.
건축 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새로운 옵션, 모듈러 Modular 주택도 뜨는 추세다. 공장에서 제작한 기성품 집을 현장에 가져와 조립하는 형태의 주택으로, 짧은 제작 기간과 유지·보수 비용 절감 등의 이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형 건설사는 물론이고 LG전자, 삼성전자, 이마트24 등 국내외 다양한 대기업이 모듈러 주택 사업에 진출할 정도로 주목받는 분야다. GS건설은 공장에서 모듈을 생산해 현장에서 블록 쌓듯 만드는 모듈러 주택을 선보였다. 주문자는 모듈 50여 개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딱맞는 집을 주문할 수 있다. 포스코A&C도 소형 모듈러 주택 ‘이노하이브 온’을 선보였다. LG전자 또한 GS건설과 손잡고 자사의 고급 가전제품을 빌트인하고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9평짜리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 Smart Cottage’를 내놨다. 최근 LH도 세종시에 모듈러 주택 건설에 나섰다.


GS건설은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하고 모듈러 주택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사진은 자이가이스트의 소형 모듈러 주택. GS건설의 자이 인테리어 콘셉트를 적용해 세련미를 갖췄다. 2개월이면 공급 가능한 것도 큰 장점



젊어지는 타운하우스

요즘은 블록형 단독주택, 게이티드 타운 홈 Gated Town Home 등 다양한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이들의 거주 형태는 타운하우스인 경우가 많다. 타운하우스는 벽을 공유하는 다층 구조의 집이 모여 단지를 이룬 것을 말한다. 단독주택의 아쉬운 점인 보안과 관리, 아파트 생활의 아쉬운 부분인 사생활 보호라는 각각의 맹점을 보완해 절충한 형태다. 국내 대표 타운하우스로 꼽히는 파주의 ‘헤르만하우스’는 집 안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 단독주택에서나 볼 법한 넓은 평수와 내부 구조, 아파트에 버금가는 관리 시스템 등을 갖추며 국내 타운하우스 시대의 문을 열었다. 이후 용인·판교 신도시 등에 대규모 전원 주거 형태로 공급되며 고급 주거 단지로 자리매김했다.
타운하우스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특히 주목받은 거주 공간 중 하나다. 자연과 가깝지만 도시의 편의 시설을 누릴 수 있고, 테라스나 마당 및 옥상 등 아파트에는 없는 개인 공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예전엔 은퇴 후 노령층이 사는 곳이란 인상이 강했지만, 요즘은 아이를 키우는 30~40대나 자신만의 개성 있는 주거 공간을 꾸미고 싶어 하는 젊은 층의 거주 욕구가 늘고 있다.
이런 흐름 때문에 최근 계획되는 신도시 주변엔 어김없이 타운하우스촌이 있다. 대형 건설사들도 앞다투어 타운하우스 브랜드화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건설은 고양시의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시공에 참여했고, 대우건설은 서울의 대표적 타운하우스인 ‘한남 더 힐’을 시공했다. GS건설도 ‘자이 더 빌리지’를 김포, 삼송 등 서울 인접 지역에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타운하우스가 젊고 대중화되며 기존 중대형 평형 위주에서 작지만 다양한 평형대로, 또 아파트에서만 주로 사용하던 홈 네트워크 시스템 등을 갖추며 시대 흐름에 발맞춰 진화하고 있다.
내부 인테리어 또한 주 거주층을 고려해 젊고 세련되어가는 추세다. 신우개발이 만드는 타운하우스 ‘블루이음’은 7.9~24평까지 중소형대 평형을 다양하게 갖춘 것이 특징. 용인에 짓는 ‘로뎀힐 타운하우스’는 거실이 좁다는 기존 타운하우스의 단점을 보완해 1층 거실 면적을 아파트에 버금가는 30평으로 설계했다. 이 외에도 퍼걸러, 야외 조적 욕조 등을 설치해 타운하우스에 바라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부응했다.


신우개발이 땅콩주택 건축가로 유명한 이현우 건축사와 함께 경기도 파주에 짓는 소형 타운하우스 블루이음. 관리하기 쉬운 중소형 평형대 위주로 구성하는 타운하우스 단지에는 노천탕, 바비큐 시설 등도 갖출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도 타운하우스 시장 진출에 한창이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라피아노와 함께 지은 고양시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국내 대표 타운하우스 브랜드 라피아노. 김포, 양주, 인천 등 교통이 양호하고 자연과 가까운 신도시에 주로 들어서고 있다.



해외의 이색 주택

코로나19, 높아지는 집값 등으로 인한 문제는 외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거주지에 대한 관심과 변화를 바라는 욕구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우리보다 거주지의 선택지와 옵션이 더 많은 해외에서 이런 변화는 한층 기민하게 일어난다.
해외 인테리어·건축 매거진 <드웰 Dwell>은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해 ‘드웰 하우스 Dwell House’를 론칭했다. 집은 집인데, 뒤뜰에 놓는 세컨드 주택이다. 기존 주택의 뒤뜰에 침실 하나를 갖춘 집을 통째로 갖다 놓은 것이다. 이는 부지가 넓은 나라에서나 가능한 옵션이긴 하나, 생활공간을 라이프스타일과 쓰임에 따라 달리할 수 있는 사례로 눈여겨볼 만하다. 덴마크 디자인 스튜디오 놈 아키텍츠 Norm Architects가 디자인하고 제작·배달·운송 전문 업체인 아보두 Abodu가 제작 및 공급을 맡아 함께 론칭한 이 뒤뜰 주택은 주문하면 6개월 이내에 집이 배달된다. 파티나 손님 방문이 잦은 미국은 게스트 룸이나 작업실, 홈 스튜디오, 별도의 임대 스튜디오 등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집 안의 또 다른 집이라, 그 집을 설치할 넓은 마당만 있다면 참으로 매력적인 옵션일 듯하다.

누군가 넓은 마당 활용을 고민할 때, 어디서는 높은 땅값으로 불가피한 좁은 개인 공간에 조금이라도 개성과 용도를 부여하려 노력한다. 넓은 마당은 없지만 옥상이 있다면 이런 옵션도 매력적이다. 에콰도르의 디자인 스튜디오 IWI 디자인 IWI Design이 선보인 아코디언 주택 ‘IWI 캐빈’은 옥상이나 정원 한구석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죽 늘여 사용할 수 있다. 완전히 펼친 면적은 약 8.3m2, 2.5평 남짓. 딱 1인 작업실이나 서재, 요가 스튜디오, 침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콤팩트한 크기다. 선반, 서랍, 미니 싱크대가 벽 일체형으로 설치되어 있고 테이블, 의자 세트 등도 포함됐다. 사용 후 접으면 2.5m2 크기로 보관도 용이하다. 가족이 늘어나거나 홈 오피스가 필요 할 경우 모두가 집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제한된 공간을 조금이라도 유용하게 쓰고자 하는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아보두가 선보인 14평형 규모의 콤팩트 하우스. 심플한 실내에 화이트와 나무색으로 따뜻한 기운을 입힌 것이 특징. 아보두는 드웰 하우스를 공급하기도 하는 모듈러 주택 전문 제작, 운송, 배달 업체다.

드웰이 선보인 15평 규모의 원 베드룸 뒤뜰 주택, 드웰 하우스. 수직 수평의 창을 활용해 답답함을 해소했다.

아코디언처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IWI 캐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