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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JUNE

[ SENIOR & ]HEALTH

내 몸을 깨우는
맨발 걷기

열풍을 넘어 광풍에 가까운 맨발 걷기!
공원이나 산을 맨발로 걷는 어르신들을 자주 보게 된다.
과연 효과가 있는 걸까, 다른 부작용은 없을까?

Editor. 강은진
Photo. 한국관광공사, 프리픽
Reference.
‘숲길 맨발 걷기의 효과 검증’(<한국산림휴양학회지>),
<맨발학교 권택환의 맨발혁명>(권택환, EBS BOOKS)

흙과 가까이하라?

몇 년 전 불기 시작한 맨발 걷기 열풍, 이제는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개인 한 사람의 맨발 걷기 실천에서 시작해 동호회로 발전하더니 이제는 지자체까지 나서서 조례를 만들고 맨발 걷기 전용 길을 조성하면서 맨발 걷기의 성지로 거듭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맨발걷기국민운동 본부, 대한민국 맨발 학교 같은 단체가 설립되고, 지역마다 맨발 걷기 전용 길이 하나쯤 있을 정도다. 이제 집 앞 공원만 가도 맨발로 걷고 있는 중장년층을 흔히 볼 수 있다. 포 털 사이트나 유튜브에 맨발 걷기를 검색해보면 기적에 가까울 정도의 투병기나 체험기가 줄을 잇는다. 가볍게는 여드름, 불면증, 우울증, 두통, 관절염, 당뇨병부터 말기 암, 뇌종양, 뇌졸중 같은 중증 질환까지 맨발 걷기를 통해 완치됐다는 것이다. 맨발 걷기 성지로 유명한 몇몇 산은 말기 암을 고쳤다는 후기로부터 그 명성이 시작된 곳이다. 모든 병을 낫게 해주는 기적의 존재로 부상한 맨발 걷기, 과연 그 정도로 건강 효과가 좋은 걸까?
맨발 걷기의 핵심은 인류가 흙과 멀어져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수천 년, 아니 수억 년간 인간은 흙과 하나 되어 살아왔으며,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3만 보씩 걸어 다녔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인체의 자연 치유력 또는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이야말로 의학의 기본”이라고 했는데, 산업화·도시화로 흙과 멀어지면서 인류는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는 능력인 자연 치유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맨발 걷기는 흙과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맨발 걷기의 다양한 건강 증진 효과

혈액순환 촉진, 심리적 안정, 고유감각 향상, 발 근육 강화 등은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맨발 걷기의 대표적 효능이다. 울퉁불퉁한 숲길을 맨발로 걸으면 발에 있는 신경 반사구, 림프 체계, 신경 말단 등이 자연스럽게 자극돼 혈액순환이 촉진된다. 최근에는 운동화를 신고 산책할 때보다 맨발로 산책할 때 근육을 더 많이 사용하게 돼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예상할 수 없는 지형을 맨발로 밟다 보면 고유감각이 향상되고, 하체와 복부 근육이 강화돼 실족이나 낙상 등을 예방할 수도 있다고 한다. 고유감각이란 자신의 자세, 평형, 운동 방향, 신체 위치 등에 대한 감각이다. 고유감각을 기르면 갑자기 균형을 잃어도 반사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맨발로 걸으며 중심을 잡기 위해 평소 좀처럼 쓰는 일이 없는 발가락 사이, 발등, 발 날 등의 근육을 움직이게 되니 발 근육이 강화되는 건 당연하다.
스트레스 감소와 혈관 건강 증진 효과 또한 관련 논문을 통해 입증됐다. <한국산림휴양 학회지>에 실린 ‘숲길 맨발 걷기 효과 검증’ 논문을 살펴보면, 맨발로 걸은 집단이 신발을 신고 걸은 집단에 비해 혈관 건강 지수 상승효과가 더욱 큰 것으로 확인됐다. 그뿐 아니라 심리적 행복감을 더 강하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숲길이나 황톳길, 흙길처럼 자연 속에서 맨발 걷기를 즐기면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며 폐 기능이 개선되고, 경직된 근육이 풀어지며, 스트레스 해소와 체내 염증 감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신발을 벗는 데서 오는 자유로움과 자연을 온전히 접하며 느끼는 편안함은 맨발 걷기의 최대 매력임은 부정할 수 없다.


득보다 실 많은 시니어

최근에는 ‘어싱’이란 이름으로 재탄생해 맨땅을 걷는 이들이 많다. 어싱 Earthing이란 지구와 맞닿는 접지接地를 뜻한다. 땅과 몸을 연결하는 접지를 통해 땅에 있는 자유전자가 몸으로 흘러들어 체내 활성산소를 중화해 스트레스나 만성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이론이다.

신봉자들은 만병통치에 가까운 맨발 걷기 효능의 핵심으로 어싱을 꼽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회의적이다. 어싱을 통한 건강 증진 효과는 모두 사례일 뿐 명확히 검증된 것은 없다는 주장이다.
맨발 걷기를 권하지 않는 의사도 많다. 의학적으로 입증된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반면, 맨발 걷기로 생길 수 있는 위험은 크다. 특히 흙 속에는 우리가 평소 접하지 못해 치명적인 균이 많아 상처를 통해 감염되면 매우 위험한 데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또 시니어에게 인기가 많은 운동이지만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발꿈치에는 쿠션 역할을 하는 지방 패드가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 부분이 위축된다. 맨발로 땅을 디디면 아무런 완충작용 없이 발꿈치 부분에 체중 부하가 그대로 전달돼 발목과 무릎, 관절과 뼈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특히 겨울 실외 맨발 걷기는 삼가는 것이 좋다. 동상을 입을 수도 있고, 찬 기온으로 혈액순환이 둔해져 감각이 떨어지면서 외상을 입었는데도 느끼지 못하고 계속 맨발 걷기를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에 감염될 가능성은 더욱 크다.


맨발 걷기 3대 성지

서울 강남구 대모산

어싱 성지로 꼽히는 곳이다. 맨발 걷기를 국내에 확산한 박창동 맨발걷기 운동 본부 회장이 대모산에서 ‘맨발 걷기 숲길 힐링스쿨’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바위가 아닌 흙으로 이루어진 대모산의 흙길은 촉촉한 진흙과 마사토 등이 어우러져 포근하고 안온한 느낌을 준다.

대전 계족산 황톳길

맨발 걷기 전국 열풍을 주도한 길이다. 걷기 좋은 황톳길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질 좋은 황토로 보수하고 관리하며,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물도 계속 뿌린다. 한국관광공사 선정 안심 관광지로 4회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경기 남양주 금대산

맨발 걷기 두 달 만에 말기 암을 이겨냈다는 기적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며 맨발 걷기 성지로 유명해졌다. 푹신한 황토가 인상적이며, 다양한 코스가 있어 초급자나 중급자에게도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