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NOVEMBER+DECEMBER

[SENIOR PLUS]Signature Hole

서원밸리CC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명문 골프 클럽

이곳의 옛 지명인 ‘서원瑞原’은 상서롭고 복된 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 뜻을 이어받은 서원밸리CC는 소위 ‘이름값’을 한다는 명문 골프 클럽이다.
장미 속에 숨어 있는 가시처럼 아름다운 자연 풍광 속에 설계된 다양한 장애물이 매섭기 그지없다.
프로도 울고 간다는 서원밸리CC의 시그너처 홀 공략법을 알아보자.

Writer. 조수영(한국경제신문 기자)
Photo. 서원밸리CC


대한민국 시그너처 홀

대한민국에는 540개가 넘는 골프장이 있습니다.
이 모든 골프장에는 오너와 설계자가 가장 공을 들인, 그 골프장의 ‘얼굴’이라 할 홀이 있습니다.
적게는 18홀, 많게는 81홀 가운데 가장 멋진 딱 한 홀, 바로 ‘시그너처 홀’입니다.
2023년에는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명문 골프장의 명품 홀을 소개합니다.

아름다움 뒤에 가시를 숨긴 홀

서원밸리CC는 수도권 북부의 대표적 명문 골프장이다. 골프장을 병풍처럼 둘러싼 금병산이 바람을 막아줘 겨울에는 덜 춥고 여름이면 덜 덥다. 1996년 동아그룹이 이 터에 골프장을 짓기 시작했으나 1997년 외환 위기로 공사가 중단됐고, 대보그룹이 이를 인수해 2000년 문을 열었다. 회원제 18홀 7,030야드로 시작한 서원밸리CC는 프리미엄 퍼블릭 27홀인 서원힐스CC, 쇼트 게임장, 서원아카데미 등으로 덩치를 키워 수도권 북부 최대 규모로 자리 잡았다.
토너먼트 코스로도 사랑받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이 9월에 열리고 10월에는 서원힐스CC에서 국내 유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열린다. 11월에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LG시그니처플 레이어스 챔피언십도 열릴 예정이다.
코스는 티클라우드CC, 파인리즈CC 등을 설계한 이재충 설계가의 작품이다. 그는 2번 홀에 대해 “하늘이 내린 홀”이라며 “인공적인 개입을 최소화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했다. 자연 그대로 이미 완벽한 터였다는 얘기다.
레드티에 섰다. 그린까지 거리는 451야드, 화이트티에서는 514야드로 길지 않은 파5 홀이다. 장타자들이라면 2온을 욕심 낼 법한데, 이석호 서원밸리CC 대표는 “이 홀에선 이글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양옆에 있는 해저드,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개울이 복병입니다. 그린 뒤편은 낭떠러지고요. ‘장미의 가시 홀’이라고 불리는 이유죠. 곳곳에 가시를 숨기고 있어요.”
데이터업체 CNPS에 따르면 지금까지 열린 네 번의 KLPGA 투어 대회를 통틀어 이 홀에서 이글이 단 세 번 나왔다. 프로들에게도 이글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홀이다.

‘하늘이 내린 홀’로 불리는 서원 코스 2번 홀. 인공적인 개입을 최소화해 완성도를 높였다.

긴 러프, 그린 뒤 낭떠러지

캐디는 드라이버를 건네며 “내리막이어서 페어웨이가 실제보다 좁아 보인다”며 “자신있게 치라”고 했다. 자연림이 뿜어내는 상쾌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신 뒤 코어와 하체에 단단하게 힘을 줬다. 기분 좋게 정타를 맞은 티샷은 약 160야드를 날아 첫 번째 벙커 인근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세컨드 샷 지점에 가자 드디어 ‘가시’가 속속 눈에 들어왔다. 좌우에 자리 잡은 해저드와 그 둘을 연결하며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개울은 위협적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이소영 프로(25세)가 이 자리에서 이 홀의 가시에 찔렸다”라고 전했다. 당시 경기 상황이 떠올랐다. 이소영은 1라운드 10번 홀까지 4언더파로 선두권을 달렸지만, 이쯤에서 친 세컨드 샷을 왼쪽 해저드에 빠뜨렸다. 벌타를 받고 다시 친 공은 해저드 앞 러프에 빠졌고 결국 더블보기를 범했다.
긴장을 풀고 세컨드 샷을 힘껏 날렸다. 5번 유틸리티를 맞고 110야드 넘게 날아간 공은 다행히 개울을 넘겼지만 10cm 가까이 풀이 우거진 러프에 파묻혔다. 그린 입구까지 거리는 122야드. 온그린을 노리며 5번 아이언으로 힘껏 내리찍었다. 임팩트의 찰진 느낌과 함께 헤드를 감는 러프가 느껴졌다. 약 110야드를 날아간 공은 오른편 벙커 옆에 자리 잡았다.
핀까지 남은 거리는 약 40야드. 여태껏 잘 피해온 가시에 찔린 곳이 바로 여기였다. 그린 스피드 3.2(스팀프미터 기준)의 단단한 그린을 맞은 공은 보란 듯이 오른쪽 뒤편 낭떠러지로 사라졌다. 벌타를 받고 겨우 그린에 올려 2퍼트. <골프> 매거진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5 홀’로 꼽은 곳에서 2타를 잃고 홀아웃했다.

과실 수가 많이 심어져 있어 계절마다 다른 제철과일 풍경을 볼 수 있는 서원 코스 중 9번 홀

매년 ‘서원밸리 자선 그린 콘서트’가 열리는 밸리 코스 1번 홀

매년 5월, 코스에서 열리는 ‘그린 콘서트’

서원 코스 9홀은 정성스레 관리된 정원을 걷는 느낌을 준다. 특히 과실수가 많아 따뜻하고 정겹다. 여름이면 자두와 살구가 곳곳에 가득하고, 가을이면 대추가 골퍼들에게 손짓한다. 서원밸리CC에만 300여 그루, 서원힐스CC 27홀까지 포함하면 모두 1,500여 그루의 과실수가 있다. 라운드 중간중간 실하게 열린 과일을 따는 재미는 서원밸리CC에서의 라운드를 더욱 즐겁게 만든다.
풍성한 과실수는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맨손으로 건설, 유통, 정보통신, 레저를 아우르는 대보그룹을 일군 최등규 대보그룹‧서원밸리CC 회장의 작품이다.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과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고 싶었다고 한다. 봄과 여름이면 모든 홀을 걸어서 라운드하며 중간중간 긴 작대기로 직접 가지를 치며 과실수를 관리하는 최 회장을 마주칠 수 있다.
밸리 코스 9홀은 긴 전장에 너른 페어웨이를 갖춰 호쾌하고 도전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밸리 코스 1번 홀의 또 다른 이름은 ‘그린 콘서트홀’이다. 서원밸리CC는 매년 5월 마지막 토요일에 영업을 중단하고 ‘서원밸리 자선 그린 콘서트’를 무료로 여는데, 밸리 코스 1번 홀이 무대가 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일주일 늦은 6월 3일에 열렸는데 4만5,000여 명이 찾아 누적 관객 50만 명을 넘어섰다. 평소 잔디 뿌리 개수까지 점검하며 철저하게 코스를 관리하지만, 이날은 어린이들을 위해 벙커를 씨름장으로 제공하고 서원힐스CC 동 코스 9홀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파격을 선보인다.
밸리 코스 4~6번 홀은 ‘아멘 코너’다. 서원밸리CC의 또 다른 명물이다. 구깃구깃한 그린으로 골퍼를 시험에 들게 하는 4번 홀(파4), 그린 앞쪽에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벙커에서 씨름해야 하는 5번 홀(파4), 긴 전장에 다른 홀보다 스피드가 20~30%는 빠른 단단한 그린으로 무장한 6번 홀(파4)을 끝내면 절로 ‘아멘’ 소리가 나온다. 정회원은 총 400명, 하루 80개 팀을 8분 간격으로 운영한다.


Information

규모 18홀(6,410m-서원코스:3,161m/밸리코스:3,249m)
그린피 평일 23만원, 주말 28만원(비회원 기준)
주소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서원길 333
주소 그린피: 평일 24만원, 주말 31만원(비회원 기준)
문의 031-940-9400(내선1번)
홈페이지 www.seowongol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