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IOR PLUS]Local Tour
서울 근교에서 만끽하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
바이블랜드수목원
산과 들, 꽃과 나무, 거기에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한 점이 얹힌다면 어떨까.
누구나 감탄해 마지않는 완벽한 자연의 풍경일 것이다.
어느 맑은 가을날, 고요한 침묵을 깨고 아름다운 정원의
문을 활짝 연 바이블랜드수목원을 찾았다.
Writer. 강은진
Photo. 바이블랜드수목원
화려한 가을에 만나는 신생 수목원
지극히 깊어진 가을, 한층 차가워진 바람에는 초겨울의 정취가 묻어난다. 어쩐지 마음 한편이 바빠진다. 바쁜 일상에 치여 더없이 화려했을 가을날을 만끽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서울 근교에 아주 고요하고 너른 수목원이 새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바이블랜드 수목원이다.
지난 9월 12일, 경기도 여주시 하거동에 바이블랜드수목 원이 개장했다. 요즘은 만나보기 힘든 신생 수목원이어서 절로 호기심이 인다. 여주시 남부 신통산 자락에 자리 잡은 바이블랜드는 동쪽으로 남한강이 흐르는 그야말로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다. 워낙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교통도 좋다 보니 수목원 주위에는 크고 작은 유명 골프장 등도 즐비하다.
신통산의 완만한 산세를 배경으로 각종 수목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바이블랜드수목원은 총 39만1,602㎡ 면적에 교목류 102종, 관목류 112종, 초본류 922종 등 총 1,136여 종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무엇보다 (주)뱅뱅어패럴 권종열 회장의 자연에 대한 사랑이 차곡차곡 쌓인 곳으로 유명하다. 2009년 (주)뱅뱅어패럴이 여주로 물류 센터를 이전한 것도 비단 사업 때문만은 아니었다. 평소 자연에서 얻는 에너지가 가장 크다고 말해온 권종열 회장이 자연과 보다 가까이하고자 여주로 물류 센터를 이전한 후, 손수 나무를 심어온 것이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그저 세상에 나무가 더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이 시작이었다. 그래서일까, 얼마 전 문을 연 수목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굵은 나이테를 자랑하는 나무가 많다.
바이블랜드수목원 생태 연못 전경
포토 존으로 인기 높은 은빛 갈대 언덕
암석원 안쪽에 숨어 있는 은빛 갈대 언덕
포토 존으로 인기 높은 은빛 갈대 언덕
입구 매표소를 시작으로 호수처럼 너른 수생 연못, 가을까지 붉은 꽃을 보여주는 칸나 정원, 운치 가득한 느티나무 숲길과 식물 센터, 온실 등 모두 14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층 깊어진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자면 암석원 안쪽에 숨어 있는 갈대 언덕이다. 대나무와 유사한 풀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이름의 갈대는 습지나 갯가, 또는 호수 주변 모래땅에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데, 가을이면 부드러운 아이보리색 이삭이 늘어져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이 장관이다. 바이블랜드수목원의 갈대들도 가을볕에 반짝이며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신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수목원 방문객들이 이 시기에 꼽는 최고의 포토 존이기도 하다.
수목원의 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사철 계절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바이블 정원이 나온다. 수목원 중앙에 위치한 메인 공간이다. 지금은 형형색색의 가을 국화로 장식돼 있다. 특히 우리나라 들국화의 대표 격인 구절초와 국화과꽃 중 가장 일찍 꽃망울을 터트려 가을의 길목을 연다는 벌개미취 등 익숙하면서도 도심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가을 들국화가 지천이다. 바이블 정원의 국화꽃은 9월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만날 수 있다.
잔잔한 물결이 평화로운 수생 연못은 울긋불긋 색을 입은 나무들과 어우러져 보다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연못을 따라 산책하면서, 덱에서 전체 풍경을 꼭 감상해 보길 권한다. 완만한 산세를 배경으로 아늑하게 펼쳐지는 연못은 일상의 번잡함을 날리는 힐링 포인트다.
수목원 카페, 벌써부터 입소문 자자
이국적 분위기가 풍기는 바이블랜드수목원 카페 나드
수목원 카페, 벌써부터 입소문 자자
바이블랜드수목원에는 숨은 명소도 많다. 먼저 한국 최초의 성서 고고학 박물관으로 잘 알려진 성서역사박물관이 있다. 수목원 입구에서 느티나무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자리한다.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라는 이들이 많다. 2007년 개관한 성서역사박물관은 기독교 성지순례 여정에서 볼 수 있는 <성경>의 배경이 되는 나라들의 역사, 지리, 유적, 유물들을 영상과 모형, 지도로 꾸며 성지순례를 하는 기분으로 박물관을 돌아볼 수 있도록 꾸몄다. 성지순례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필수 코스로 유명하다. 종교를 떠나 다른 박물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스라엘의 진품 유물도 많아 한 번쯤 방문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
수목원 초입에 자리한 카페 나드 Nard는 SNS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입소문이 자자한 핫플이다. 흡사 오아시스 근처에 있을 법한 흙집을 모티브로 지은 모로코풍 건물은 이국적 정취를 자아낸다. 카페 곳곳에 놓인 선인장은 텍사스나 멕시코의 한 마을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연한 베이지 톤으로 통일된 카페 안팎은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그야말로 예술이다. 특히 큰 창을 통해 펼쳐지는 2만여 평의 카페 부지는 수목원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드넓은 야외 정원으로 나가보자. 어른들은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향긋한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으며, 아이들은 도심에서 경험해 보기 힘든 푹신한 잔디를 밟으며 산책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제아무리 대형 카페가 유행이라 한들, 수목원을 앞마당 뒷마당 삼은 카페 나드의 규모와 정취는 결코 흉내 낼 수 없을 것이다.
깊어질 대로 깊어진 가을, 보다 특별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바이블랜드수목원으로 가보자. 아름답고 평화로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잔잔한 호수의 정취가 가득한 수생 연못 전경
느티나무 숲길
여주 바이블랜드수목원
주소 경기도 여주시 하거3길 61-97
관람 시간 09:00~17:30(입장 마감 16:00)
입장료 어른 8,000원/ 어린이 7,000원(여주 시민 30% 할인)
문의 031-884-0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