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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February

[ SENIOR ]Beyond Stay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주거 공간

HANOK

한옥에 대한 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누구나 살아보기를 원하지만 실천하기 또한 쉽지 않은 것이 바로 한옥살이다.
서울 한복판, 천편일률적인 주거 공간에서 벗어나 한옥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이들의 집을 들여다보았다.

Editor. 지언
Referance . <더 한옥>(디자인하우스 제공)

디자이너 양태오의 계동 한옥

한옥에서 집의 의미를 발견하다

ㅁ자 한옥으로 중정에 소나무가 있다. 나란히 능소헌과 청송재가 연결되어 있다.
 

주거 공간인 능소헌에 있는 AV 룸. 자연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디자이너 양태오의 계동 한옥

한옥에서 집의 의미를 발견하다

계동 골목길. 나무 대문을 밀고 들어서면 작은 정원을 품 은 ㅁ자 모양의 한옥이 눈에 늘어온다. 능소화와 소나무 한 그루가 있어 능소헌과 청송재라 이름을 지었다. 건축가 김영섭 선생이 해외로 떠나면서 새 주인이 된 디자이너 양태오가 바로 이 집의 주인이다. 10년 전 백 살 된 한옥을 ‘모던옥’으로 근사하게 탈바꿈했다. 능소헌과 청송재는 두 채의 아담한 고택이 나란히 연결된 형태로 능소헌은 사무실 겸 생활공간으로, 청송재는 미국에 오가는 부모님과 지인들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하고 있다. 집 형태의 모든 요소는 한옥이지만 생활하는 공간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게 고쳤다. 우선 리빙 룸과 다이닝 룸 모두 창문의 창호지를 떼고 통유리를 넣어 중정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리빙 룸에는 모던한 벽난로를 두고 지하층을 만들어 AV 룸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옥에서는 ‘집’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를 충실히 느끼며 살아요. 계동 골목이 복작복작하잖아요. 한옥 문을 닫고 들어오는 순간 나만의 시간, 나만의 세계가 되죠.”




갤러리스트 홍송원·박담회 부부의 가회동 한옥

예술과 일상이 함께하는 집

거실로 꾸민 대청마루. 이곳엔 드로잉 작품만 걸어두어 간결한 맛을 살렸다


갤러리스트 홍송원·박담회 부부의 가회동 한옥

예술과 일상이 함께하는 집

가회동 초입, 갤러리가 드문드문 섞인 주택가 골목에 고즈넉한 한옥 한 채가 숨어 있다. 안마당을 돌아 마루에 오르면 세계적 미니멀리즘 아티스트의 작품이 곳곳에 포진해 있고, 수목이 우거진 앞뜰에는 프랑스 실용주의 디자인의 거장 장 프루베가 설계한 1950년대 조립식 주택이 별채처럼 서 있다.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 부부가 이 한 옥을 처음 발견한 것은 2000년대 초반. 원래 1만원짜리 한정식을 파는 백반집이었다. 대청마루를 사이에 두고 작은방이 다닥다닥 붙은 ㄷ자 형태의 공간과 오래된 한옥이 주는 아늑함에 반해 이곳을 구입했다. 구입 후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기존 한옥을 해체한 뒤 다시 조립하며 목조를 보강하고 수리해 단열이나 방음 같은 한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덕분에 실생활 공간에 딱 필요한 심플한 구조의 집으로 재탄생했다. ㄷ자 형태의 왼쪽엔 침실을 중심으로 드레스 룸과 화장실이 있고 중간 다리 부분은 거실, 오른쪽은 부엌과 다이닝 공간이다. 각 공간을 벽으로 구분하긴 했지만 천장 쪽은 막힌 곳 하나 없이 전부 통하게 만들어 한옥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유기적 연결 공간의 의미를 살려놓았다. 사실 처음 이 집에 왔을 때는 제한적인 공간에 답답함도 느꼈다. 하지만 이젠 한옥이 주는 열린 공간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낸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사랑채 형태의 장 프루베 하우스다.

앞뒤로 크게 창을 내어 사계절 풍광을 담아낸 침실




미술평론가 유경희의 서촌 한옥

영혼을 자극하는 창의적인 집

파티도 하고 강연이나 모임 시 활용하는 메인 공간

미술평론가 유경희의 서촌 한옥

영혼을 자극하는 창의적인 집

“저에게 집은 단순히 쾌적한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진짜 좋은 집이라면 나를 영적으로 보듬고 한 단계 높은 쪽으로 진화시킬 수 있어야 해요.” 미술평론가이자 정신분석학 박사이기도 한 유경희 대표의 말이다. 그렇게 그녀의 집이 탄생했다. 그녀가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은 외벽과 현관의 위치다. 담장을 토벽으로 짓고 일정한 간격으로 길게 골이 패도록 무늬를 넣었다. 덕분에 멀리서부터 색다른 미감이 느껴지는 것으로 집의 첫인상을 완성했다.
그다음은 대문. 한국 전통 건축의 핵심 중 하나가 곧장 들어가지 않고 빙 돌아가며 환유의 풍경을 누리는 것인데, 대문을 정문이 아닌 오른쪽 측면에 둬 마당을 지나 집으로 들어가기까지 짧은 산책을 하는 것처럼 달콤한 기분을 맛보게 하기 때문이라고. 이곳의 또 하나 자랑거리는 반침이다. 작업실부터 주방, 뒷마당까지 창마다 밖으로 반침을 내었다. 이렇게 하면 구조 기둥 밖에 공간이 하나 더 생겨 입체적인 레이어가 만들어지고 집도 한층 넓게 쓸 수 있다고. 한옥 전통 요소 중 하나인 반침을 이용해 공간의 정취뿐 아니라 내외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느낌을 주는 창의적인 집을 완성했다.





오랫동안 모은 찻사발을 진열한 다실. 이곳에 앉으면 맞은편으로 탁 트인 후원이 펼쳐진다.




윤종하·김은미 부부

여러 양식의 혼합을 시도한 유니크한 한옥

부부가 찾은 한옥은 1930년대에 지은 오랫동안 방치된 집이었다. 리모델링으로 복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다시 짓기로 했다. 한옥을 짓기로 마음먹고 완공하기까지 2년 반 정도 걸렸다. 덕분에 지하에도 공간을 만들고 주차장까지 구비한 현대식 한옥이 되었다. 구조는 전통 한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ㄷ자형이지만 다이닝 공간에 베이 윈도를 설치하고 부엌과 지하 서재 유리창에는 스테인드글라스로 포인트를 줘 이들 부부만의 취향을 더 했다. 한옥 고유의 정취를 즐기면서 지금의 생활에 불편하지 않게 현대식 설비를 갖추고 여러 양식을 혼합하거나 공예품처럼 취향대로 맞춤 제작을 한 것. 그렇게 한옥 구석구석 부부의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한 요소가 숨어 있는 유니크한 집을 탄생시켰다.

현대적인 것과 전통적인 것을 적절히 배합해 새로 지은 한옥

<더 한 옥> 은

사는 이가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고쳐 짓고, 새로 지은 24채의 한옥을 소개하고 있다. 각자의 이유로 한옥에 자리 잡은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각기 다른 매력의 한옥을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담았다.

현대적인 것과 전통적인 것을 적절히 배합해 새로 지은 한옥

파티도 하고 강연이나 모임 시 활용하는 메인 공간

<더 한옥> 은

사는 이가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고쳐 짓고, 새로 지은 24채의 한옥을 소개하고 있다. 각자의 이유로 한옥에 자리 잡은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각기 다른 매력의 한옥을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