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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JUNE

[SPECIAL THEME]View

2℃ 시대를 막기 위해

지금 전 세계의 화두는 2℃.
다양한 환경 단체와 기관은 지구의 기온이
2℃ 오르면
일부 농작물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며,
기아 인구가 1억8,900만 명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Writer. 유나리

2℃. 우리가 기억해야 할 온도다. 2℃는 지구의 운명을 가를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온도가 2℃ 오르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물 부족, 생물 멸종 등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 징후가 더 뚜렷해져 지구가 재난을 맞게 된다.”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 등 기후변화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경고한다.
2℃의 재앙이다. 이대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전체 온도가 2℃ 이상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각국은 단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로 협약했다. 예정된 파국을 막기위해 2015년 파리협정을 맺은 이유다.
실제 미 항공우주국NASA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2℃ 오를 경우 1.5℃ 올랐을 때보다 혹서 기간이 3분의 1 늘고, 폭풍우도 3분의 1 강력해지며, 열대 산호초 섬이 물에 잠길 가능성도 3분의 1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공개된 IPCC 초안 보고서에서는 지구 온도 상승폭을 2℃ 이하로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2038년경, 지구 온도 상승폭은 1.5℃를 돌파할 것으로 봤다.

신기후 체제 등장하다

마크 라이너스의 <6도의 멸종-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에 따르면 기온이 1℃ 상승하면 10%의 생물이 멸종 위기를 맞고, 2℃ 오르면 부산 낙동강 하구와 인천공항 인근이 물에 잠긴다. 실제 지난 10년간 지구의 평균온도는 0.4℃ 올랐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머지 않은 미래에 인류와 지구를 위협할 위험 요인을 선정한다.
‘2020 글로벌 위험 보고서’에서 꼽은 상위 5개 리스크는 기상이변, 기후변화 대응 실패, 자연재해, 생물 다양성 손실, 인류로 인한 자연재해 등 모두 환경 관련 요인이다.
기후변화 체제는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각국 정상이 유엔기후변화협약 UNFCCC에 서명하면서 시작돼 1997년 교토의정서를 채택하며 본격화했다. 교토의정서의 목표는 유럽연합 등의 선진국이 2008~2012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하는 것이었다.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을 당초 목표를 크게 뛰어넘은 22.6% 감축하는 큰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것으로 부족했다. 캐나다는 이후 의정서에서 탈퇴했고, 불참을 선언한 나라도 생겼다. 더 현실적이고 강력한 협의가 필요해졌다. 파리협정은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며 본격적인 ‘신기후 체제’를 열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중립을 법제화했고, 한국도 2050 탄소 중립 전략을 확정했다. 파리 협정은 주로 온실가스 배출에만 집중됐던 교토의정서와 달리 적응, 재원, 기술 이전, 역량 배양, 투명성 등 새롭고 다양한 기준을 마련했다.

기후변화에 가장 기민하게 대응하는 청소년들. 이들은 버려진 종이 박스와 종이 등을 재활용해 피켓을 만들거나 손에 기호를 적는 자신들만의 친환경 방식으로 시위한다.

지난해 10월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6 현장. 이날 글래스고 시민 10만 명을 비롯해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기후변화 대응촉구 시위가 열렸다.

모두의 어젠다 ‘환경’, 각국의 움직임은?

신기후 체제 아래 각국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일본, 한국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공식 목표로 설정했고, 중국은 2060년을 목표로 삼았다. 유럽연합은 2020년 3월 탄소 중립을 법제화한 ‘유럽기후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탄소세(탄소국경세)를 부과하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규정, 토지 이용 및 산림 규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탄소세 부과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탄소세는 유럽연합이 한국 등 해외에서 수입하는 물품에 탄소 관세를 매기는 것이 골자다. 또 2020년 1월 유럽연합 집행의원회는 비재무 공시의 표준을 개발해야 한다는 안건을 내놓으며 ESG 공시 의무화도 추진 중이다. 재무 정보처럼 비재무 정보도 비교 가능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표준을 정해야 한다는 것. 영국은 한발 더 나아가 탄소 배출량 측정 및 목표 설정에 대한 권고 사항을 평가하고 재무 보고서 등에 이를 공개하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일본도 국제적 기준을 만들 예정이다. 현재 ESG 공시를 의무화한 국가는 20개국. 그중 영국은 모든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까지 ESG 정보 공시 의무화에 나서며 신기후 체제 아래 강력한 표준을 만들고 있다.

지난 2015년 신기후 체제 대응 방안이 담긴 합의문인 파리협정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체결됐다.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에 있는 노천 탄광. 전 세계적으로 탈석탄이 화두지만 지난해 전 세계 석탄 수요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79억6,000만 톤에 달했다.

지금 행동하라

이런 변화의 속도로 충분할까. 적어도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와 불평등을 직접 겪을 세대인 청소년들의 성에는 차지 않은 듯 보인다. 요즘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앞장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전 세계 청소년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청소년들에게 기후 위기는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볼 수 없는 자신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전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는 ‘기후 파업’을 하며 어른들이 만든 문제를 자신들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호소한다. 영국에서 기후변화 대응 시위를 이끄는 단체명은 ‘멸종 저항XR’. 강력한 어투만큼이나 절박함이 담긴 호소다. 단체의 시위 구호 중 하나는“우리는 살고 싶다”이다.

작년 영국에서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6가 개최되었을 때 글래스고에는 약 10만 명이 참여해 기후 지지부진한 기후 논의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를 필두로 전 세계 200여 개 도시에서 동시에 같은 시위가 열렸다. 이런 시위는 단순히 기후변화 대응만 대변하지 않는다.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한 화석연료로 상징되는 기존의 성장 논리, 현대사에 대한 총체적 문제 제기이자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촉구이다.
IPCC는 올 4월 승인한 6차 평가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다시금 강조했다. ‘지구 온도 1.5℃ 상승을 제한하기 위해 현행 정책의 강화가 시급하며, 특히 사회 전 부문의 저탄소화를 위해 시장, 규제, 기술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패키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까지 시행해온 정책을 지속한다면 2100년 지구의 온도는 약 3.2℃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IPCC 보고서는 단순히 국가적 차원의 과제만 말하지 않았다. 풍력과 태양광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 외에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식이요법, 냉난방 방식을 바꾸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등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꿀 것을 주문한다. 모두에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IPCC 6차보고서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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