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ALTH & ]Investment
여전히 매력적인
코스피,
눈높이를 낮추자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경기의 하방 압력과
물가의 상방 압력이
동시에
확대되었지만, 코스피에 대한 매력도는
아직 유효하다.
다만, 2022년 코스피 상승에 대한 기대치를 낮게 잡아야 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Writer.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Economist)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지난 2월 말부터 시작한 양국의 전쟁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었고, 그 충격이 반영된 경제지표들이 4월부터 속속 발표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경제지표들 가운데 가장 속보성이 뛰어난 PMI 지수를 살펴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식량과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지역의 경기 부진이 심화(EU 제조업 PMI 지수, 2월: 58.2pt → 3월: 56.5pt)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의 경기 타격은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모습(미국 ISM 제조업 지수, 2월: 58.6pt → 3월: 57.1pt)이다. 러시아 사태로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경제성장에 대한 눈높이는 낮아지는 과정에서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가능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3월 FOMC 이후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의 주요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의 경기 충격은 감내하겠다는 스탠스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경기 위축기를 통과하고 있는 한국 경제
러시아 사태 이후 한 달,
연준보다 어려워 보이는 한국은행의 고민
반면 한국은 미국보다 다소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원유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은 국제 유가 상승과 러시아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의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비 4.1%를 기록하며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입장에서는 기준 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억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의 경기 시계Real Business Cycle가 소순환 경기 순환에서 위축 국면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한국은행 신임 총재로 부임할 이창용(IMF 아태국장) 후보자가 “국내 경기의 물가 리스크와 경기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되었다”고 발언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가 안정을 정책 과제 1순위로 둔 한국은행도 연준과 마찬가지로 기준 금리 인상기조를 지속할 전망이지만, 금리 인상 속도는 미국보다 더디게 진행되어 연내 2~3회 정도의 추가적인 기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한국의 수출 지표,
코스피의 매력도는 아직 유효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 금리를 2~3회 정도 인상한다면 경기 흐름 측면에서는 분명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양호하다는 점이 경기의 하방경직下方硬直을 강화해줄 것으로 판단한다. 3월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비 18.2% 증가하며 2월(20.6%)보다 소폭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러시아 사태로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평년보다 높은 수준의 수출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의 대표 산업군인 반도체 수출이 양호(3월 전년 동기비: 38%)하다는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코스피 지수는 한국의 수출과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상위 기업 중 상당수가 수출 중심의 대기업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인데, 이런 특성을 감안하면 현재 양호한 한국의 수출 금액 대비 2,700pt 내외의 코스피 지수는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 성과의 기대 눈높이를 설정하는 데 2021년과 같은 본격적인 추세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한국의 양호한 수출 경기가 내수 경기까지 이어지기에는 시차가 소요될 전망인데, 이 과정에서 높아진 금리 레벨이 그 시차를 더 지연시킬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와 한국 수출 금액은 장기적으로 동행
한국의 재고 부담 지속되어
내수 출하는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딤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은 수출이 이끌고
내수가 밀어주어야 가능한 현상
한국은행에서 작성해서 발표하는 ‘산업연관표Input-Output Table’ 자료 중에는 고용유발계수라는 지표가 있다. 각 산업군에서 부가가치 생산액 10억원이 늘어날 때마다 신규로 고용된 인원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지를 평균적으로 알려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현재 한국의 전 산업 평균의 고용유발계수는 약 8.7명이다. 그런데 이 고용유발계수를 세부 산업별로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발견된다. 첫째, 제조업이 서비스업보다 고용유발계수가 낮은 경향이 있다. 둘째, 제조업 중에서도 석유산업, 화학제품, 전기 및 전자 기기는 고용유발계수가 특히 더 낮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들 산업군의 특징이 대규모 노동력이 투입되는 산업이라기보다 설비투자 중심의 자본 집적도가 높은 산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한국이 제조업 중심의 국가이면서 그중에서도 석유, 화학, 전자·전기 산업이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 산업군이라는 점이다. 즉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경기가 양호하더라도 이것이 국내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이는 민간의 소비지출을 기반으로 하는 내수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의 내수 출하 지수는 2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비 1.06% 증가한 수준에 불과하다. 마이너스 증가율을 탈피해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동 지표가 수출 증가율을 따라 평년 대비 양호한 수준까지 반등할지는 향후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다. 2021년 코스피 지수의 추세적 상승은 수출 증가율이 밖에서 끌어주고, 내수 지표가 안에서 밀어주었기에 가능했던 현상이라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경기 위축기를 통과하고 있는 한국 경제
산업대분류 | 고용유발계수 (명/10억) |
산업 대분류 | 고용유발계수 (명/10억) |
---|---|---|---|
농림수산품 | 4.5 | 전력,가스 및 증기 |
2.0 |
광산품 | 5.9 | 수도,폐기물 및 재활용 서비스 |
7.8 |
음식료품 | 7.0 | 건설 | 10.2 |
섬유 및 가죽제품 |
7.7 | 도소매 서비스 | 12.7 |
목재 및 종이, 인쇄 |
8.3 | 운송 서비스 | 8.1 |
석탄 및 석유제품 |
1.3 |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 |
12.7 |
화학제품 | 4.7 | 정보통신 및 방송 서비스 |
10.3 |
비금속 광물제품 |
6.2 | 금융 및 보험 서비스 |
9.6 |
1차 금속제품 |
3.8 | 부동산 및 임대 |
4.4 |
금속제품 | 6.1 |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 |
12.9 |
기계 및 장비 |
7.2 | 사업 지원 서비스 |
25.4 |
전기 및 전자 기기 |
4.3 | 공공행정 및 국방 |
10.1 |
정밀 기기 | 6.7 | 교육 서비스 | 13.7 |
운송장비 | 6.3 |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 |
16.7 |
기타 제조업 제품 및 임가공품 |
10.3 | 문화 및 기타 서비스 |
14.0 |
평균 8.7 |
자료 : 한국은행,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