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IOR PLUS]Liquor
비로소 느끼는 1%의 차이
위스키 테이스팅의 정석
위스키 테이스팅은 결코 좋은 위스키와 나쁜 위스키를 판별하는 과정이 아니다.
“좋은 위스키와 더 좋은 위스키만 있을 뿐이다”라는 스코틀랜드의 격언처럼 저마다 다양한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마시는가에 따라 맛의 차이가 결정되는 위스키 테이스팅의 세계, 그 음미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보자.
Writer. 강은진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
위스키가 국내에 소개된 지도 100년이 넘었다. 그러나 아직도 위스키 테이스팅(Whisky Tasting)을 생소하게 느끼는 분위기다. 위스키를 음미하는 문화가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탓이다.
위스키 테이스팅은 자신의 위스키 취향을 알아가는 중요한 과정이므로 제대로 음미하는 방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글라스 선택이 중요하다. 조각이나 무늬가 없고, 색깔을 왜곡시키는 요인이 없는 투명한 글라스여야 한다. 아래위가 좁은 튤립 모양이 이상적이다.
단, 스트레이트 잔만은 피하자. 잔이 작아 향을 모을 수 없기 때문에 향을 음미하기 부적합하다.
이번엔 색이다. 위스키 색이 옅거나 연한 노란색인 경우, 버번 통에서 숙성시켰거나 여러 번 재사용한 통에서 숙성시켰을 확률이 높다. 스페인에서 가져온 셰리 통에 숙성시켰다면 짙은 호박색 또는 갈색을 띨 것이다.
여러 위스키를 혼합하는 블렌드 위스키는 색에 대한 주목도는 낮지만, 서로 비슷한 향을 지닌 위스키는 색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맛과 향, 질감 그리고 피니시
이제 글라스에 위스키를 따르고 스월링(Swirling)을 통해 닫혀 있던 향이 발산되길 기다릴 차례다. 이때 글라스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위스키의 눈물, 일명 레그(Legs)를 보자. 속도가 빠르다면 향이 가벼운 라이트한 보디감을, 천천히 흘러내리면 향이 진한 풀보디감의 위스키다. 색과 향, 그리고 레그까지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한 모금 머금어보자. 처음에는 단맛·신맛·짠맛·쓴맛·매운맛을 먼저 느끼며 보디감을 구별하고, 그다음 향을 찾게 된다. 잘 만든 위스키는 코로 느꼈을 때 향이 좋으며 입으로 즐길 때도 향이 좋다. 위스키를 머금고 있다가 목으로 삼킨 후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향을 피니시라 한다. 대부분 피니시의 길이로 평가하는데, 오래 숙성된 위스키일수록 긴 피니시를 보인다. 1시간 이상의 긴 피니시를 보여주는 훌륭한 위스키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이 바로 혀끝으로 느끼는 1% 차이를 알아가는 아름다운 여정의 정석이다.
위스키 마시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