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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February

[LIFE &]Architecture

산책하며 감상하는
길 위 예술품

건축물은 기능적 역할을 넘어 그 자체가 예술품이나 관광 명소로 사랑받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건축미와 공공성을 모두 갖춘 건축물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격 혹은 조화로 시선을 끄는, 세계적 건축가의 작품을 만나보자.

Editor. 두경아

빛의 미술관

알바루 시자의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파주출판도시 안에 자리한 미술관이다. 알바루 시자Alvaro Siza가 설계하고, 건축가 카를루스 카스타녜이라Carlos Castanheira 김준성이 공동 으로 건축했다. 시자는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거장’이라 불리는 포르투갈의 건축가이자 조형예술가다. 그는 외형적 화려함보다는 사용자를 배려한 기능을 추구하는 건축가로 알려졌다. 대표작으로는 포르투 세할베스 현대미술관, 아베 이루 대학교 도서관, 리스본 엑스포 파빌리온 등이 있다. 국내에서도 안양 파빌 리온을 시작으로, 아모레퍼시픽 연구원 미지움 등을 설계했다. 곡선이 유려한 밝은 회백색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제각각 크기가 다른 여러 전 시 공간이 하나의 덩어리를 이룬 모습이 눈에 띈다. 다양한 곡면으로 이루어진 백색 전시 공간은 인위적 조명을 배제하고 자연광을 끌어들여 은은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시시때때로 변하는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파주출판도시

건축계의 이단아가 만든 백화점

렘 콜하스의 갤러리아 광교

현대건축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있다. 네덜란드 출신 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as와 그의 건축 사무소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 OMA다. 이들은 러시아 모스크바 그라주 현대미술관, 중국 베이징의 CCTV 본사, 미국 시애틀 중앙도서관 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건축물을 선보였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 ‘갤러리아 광교’는 창이 없는 박스형 백화점에서 모든 층에 자연광을 유입해 최초로 빛이 관통하는 백화점을 만들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건물 외부는 거대한 암석층 단면 문양을 형상화했고, ‘갤러리아 루프’라는 이름의 유리 통로가 전 층을 나선형으로 휘감고 있다. 1,451장의 삼각형 유리로 구성한 유리 통로는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동식 미술관이다. 빛을 따라 총 540m의 유리 통로를 걸으며 곳곳에서 유명 작가의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밤이 되면 암석 속 보석처럼 빛나는 조명 효과가 극대화된다.

주소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 124

건물 외벽을 섬유 직조 패턴으로 만든

톰 메인의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

‘코오롱 원앤온리One&Only 타워’는 마곡 사업 지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이 건물을 설계한 톰 메인Thom Mayne은 독창적 건축설계로 유명하다. 미국 연방법원과 연방정부청사, 캘리포니아 교통국 청사 등의 설계에도 참여했다. 우리나라와는 세종시의 엠브릿지, LG전자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 등으로 인연을 맺었다. 원앤온리 타워는 톰의 건축 스타일이 잘 녹아든 건축물이다. 건물 외관 전면부는 코오롱의 모태 산업인 섬유를 상징하며 의류 니트 조직을 늘렸을 때 나타나는 섬유의 직조 패턴을 형상화한 패널로 덮여 있다. 이 패널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최첨단 신소재 ‘강화플라스틱’과 아라미드섬유 ‘헤라크론’을 사용해 의미를 더했다. 내부 소통을 중시하는 기업 조직 문화를 반영해 공용 공간을 극대화한 구조와 모든 층과 연결되는 대계단Grand Stair이 인상적이다. 2020년에는 국제건축대상International Architecture Awards 기업업무빌딩 부문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소 |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로 110

수원화성・동래학춤의 영향을 받은

프랭크 게리의 루이 비통 메종 서울

프랭크 게리Frank Gehry는 1989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캐나다 출신 미국 건축가로,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 거장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거장으로 ‘파격적 곡선의 창조자’라 불리는 그의 작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는 기존 건축 개념을 벗어난 곡선 비정형 구조와 티타늄, 특수 유리 등을 외장재로 활용한 미래형 디자인 등 흉내 내기 어려운 창조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시공할 때도 고난도 기술이 필요해 설계비와 함께 공사비가 일반 건축물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9년 개관한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은 그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 그의 상징인 곡선 유리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수원화성과 흰 도포 자락이 너울대며 학 모습을 형상화한 전통 동래학춤의 우아한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됐다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54, 루이 비통 메종 서울

도시와 어우러진 건축물

헤어초크 & 드 뫼롱의 송은

얼마 전 서울 청담동 대로변에 날카로운 삼각형 건물이 들어섰다. 건물 정면은 평범한 사각형이지만 옆면은 삼각형으로 되어 있어 위로 올라갈수록 면적이 좁아진다. 이 건물은 세계적 건축가 듀오 자크 헤어초크Jacques Herzog와 피에르 드 뫼롱Pierre de Meuron이 운영하는 건축설계 사무소 헤어초크 & 드 뫼롱HdM의 작품이다. 베이징 올림픽 주 경기장, 런던 테이트모던, 도쿄 프라다 아오야마 등이 이들의 손을 거쳤다. 헤어초크 & 드 뫼롱은 주로 지역적 맥락과 문화에서 건축적 영감을 받은 미니멀한 요소의 건축디자인을 선보인다. 2021년 9월에 문 연 ‘송은’ 역시 건물이 위치한 청담동의 지역적 맥락과 문화, 환경에서 건축적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목판 거푸집을 사용해 질감을 표현한 콘크리트 외벽이다. 목판의 문양과 결을 통해 건축물의 부피에 촉감을 더한 표면은 숨어 있는 소나무를 뜻하는 송은松隱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