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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JUNE

[ WEALTH & ]Real Estate

스트레스 DSR 제도,
주택시장에 독이 될까?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하면서
올해 2월부터 스트레스 DSR(Stress DSR) 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중이다. 그중 주택담보대출에 가장 먼저 시행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스트레스 DSR 제도, 부동산시장에 과연 어떤 변수로 작용할까?

Writer. 남혁우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자문3팀 부동산전문가)
Photo. 프리픽

“집값은 여전히 높은데, 대출금액은 더 줄어든다고요?!”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의 국내총생산 GDP 대비 가계 부채비율이 4년째 전 세계 주요 선진·신흥 34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가계 부채비율은 2022년 4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국내총생산 GDP를 상회하는 수치다.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올해 2월 26일 정책당국은 스트레스 DSR 제도를 단행했다. 올해 스트레스 금리의 일부분만 반영하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부터 적용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해나가는 등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2025년부터 스트레스 DSR 제도를 전면 시행한다.

스트레스 DSR의 정의는?

스트레스 DSR 이란 무엇일까. 이에 앞서 현재 시행 중인 DSR 40% 제도를 이해해야 한다. 현재 가계대출 신청 시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40%를 적용한다. 연 대출 상환 예정 금액(원금 및 이자)이 연 소득의 최대 40% 금액 범위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하도록 최대 대출금액을 제한하는 것이다. 즉 대출금액 상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DSR 제도 아래 대출금액은 소득과 대출 상환 예정 금액 두 가지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소득이 적거나 대출 상환 예정 금액이 큰 차주借主일수록 DSR 40%를 초과해 대출금액이 감소하는 구조다.
스트레스 DSR은 DSR 40% 산정 시 주택담보대출 기준 금리(변동·혼합형·주기형)에 따라 실제 대출금리에 가상의 가산금리를 부과해 DSR 수치(%)를 산정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상의 가산금리를 적용해 대출 상환 예정 금액을 계산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거용 부동산시장에 드리운 불확실성

스트레스 DSR 제도 시행으로 대출한도 축소가 가시화되자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규제로 인해 대출 시스템에 변화가 생겼을 때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이미 한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2021년 9월, DSR 40% 제도(금융 규제)가 시행되자 대출한도가 축소되었고, 이에 따라 주택시장에 충격이 나타났다.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전역에 걸쳐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주택시장은 정체됐다. 이후 은행권 대출 중단이라는 사태와 맞물려 일부 지자체의 주간 매매 증감률은 하락(-)으로 전환했다.
대출은 부동산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우리 몸 구석구석 산소와 혈액을 순환하게 해주는 심장과도 같은 것이다. 그림 2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가계대출 증감 추이의 상관계수를 보아도 알 수 있다. 가계대출과 아파트 가격은 상관계수 0.75로 정(+)의 관계를 보인다(상관계수 값이 1에 가까울수록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의미). 가계대출이 감소할수록 주택 가격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장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산소 부족과 혈액응고로 질병이 생기는 것처럼, 대출한도 축소 효과가 크다면 주택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림 1)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


(그림 2) 전년 동기 대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률과 가계대출 증감률의 상관계수

스트레스 DSR 제도,
‘가계부채 증가 예방’에 방점을 둔 정책

그렇다면 시장의 우려만큼 대출한도가 실제로 많이 감소하는 것일까? 표 1은 스트레스 DSR 제도를 전면 시행했을 때 비규제 지역 주택 구입 자금 대출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분석한 표다.
표 1을 보면 스트레스 DSR을 전면 시행했을 때 비규제 지역 주택 구입 자금 대출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특이점을 알 수 있다. 첫째, 대출 기준 금리에 따라 대출한도 감소 폭이 다르다. 변동금리일 경우 -16~-27.7%, 주기형 금리일 경우 -3~-5% 한도 축소 효과가 나타난다. 둘째, 대출금리가 인하될 경우 대출 원리금 부담이 낮아져 통상 대출한도가 증가하는데, 스트레스 DSR 제도에 따라 시뮬레이션 결과 대출 금리가 하락할수록 대출한도 증가 폭이 제한적이다.
스트레스 DSR 제도는 규제보다 가계부채 ‘관리’의 목적이 크다. 주택 구입 시 주기형 금리*를 선택한 차주는 상대적으로 많은 대출금액을 받을 수 있으며, 사실상 한도 축소 효과도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63%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향후 대출금리의 등락에 따라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주기형 금리 선택을 유도하고, 점차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을 높여 가계부채 건전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이 크다. 또 가계부채 총량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만큼 향후 금리 하락 시 가계부채 증가에 대비하 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주기형 금리  5년 주기 변동 금리 적용, 대출 기간 5년 동안 동일한 대출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5년 고정금리와 같다.


(표 1) 비규제 지역 대출 금액 감소율
(연소득 5,000만~1억원, 기타 대출 없음 가정)

  5% 4.5
%
4% 3.5
%
3% 2.5
%
2%
변동금리 -16% -17% -19% -24% -27% -27% -
27.7
%
고정 혼합형
금리
-10% -11% -12% -16% -17% -18% -18%
주기형
금리
-5% -6% -6% -8% -8% -3% -3%

과거에 비해 ‘온화한 규제정책’

향후 2년간 지방에서 준공 후 미분양된 주택을 최초로 구입하는 경우, 해당 주택은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높은 분양가나 낮은 상품성 등의 이유로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투자자는 주택의 상품성을 면밀히 따져 옥석을 가려내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의 주택 수 제외는 법 개정 사항이므로, 시행령 개정으로 진행되는 소형 주택 세금 인센티브와 달리 법 개정이 지연되거나 좌절될 수 있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정책의 시행 시기 확인 필수

스트레스 DSR 제도 시행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 정부는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며, 소극적 규제로 가계부채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금융당국은 가계부채비율 관리 목표를 100%로 설정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100.1% 가계부채비율을 기록했는데, 가계부채 축소를 위한 적극성은 다소 약해 보인다. 스트레스 DSR 제도 같은 규제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중도상환수수료 폐지 추진, 대출 대환 플랫폼 활성화를 통한 은행권 대출금리 인하 유도 등 완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 이와 역시 일맥상통한다.
한동안 강력한 규제정책이 나오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어느 정도 수요 진작이 필요하고, 중개업·인테리어업 등 부동산 관련 산업의 경기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DSR 제도 시행, 어쩌면 익숙하지 않아서 느끼는 막연한 공포일 지도 모른다. ‘생각만큼 크지 않은 대출한도 축소 효과’, 스트레스 DSR 제도를 최초로 시행한 2021년에 비해 ‘온화한 규제정책’이라는 점에도 무게 추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나의 사태에 집중하기보다 넓은 시야로 다양한 부동산시장 환경요인을 점검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