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THEME]View
헬시플레저의 맛
헬시플레저족의 삶을 택했다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해보자.
운동, 채식 등 삶의 방식에 따른 다양한 맛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Writer. 유나리
운동은 나의 힘, 목적 지향파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문학사상
사생활을 잘 언급하지 않는 작가지만, 달리기에서만큼은 다른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달리기에 대해 쓴 책이다. 작가라는 본캐 외에 러너Runner라는
강력한 부캐를 지닌 작가는 글쓰기만큼이나 달리기에 진심이다. 그가 좋아하는 건 마라톤. 그는 마라톤 경주 발상지인 마라톤에서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뛴 후 보스턴 마라톤, 울트라 마라톤 등은 물론 트라이애슬론 대회까지 섭렵한 진심파다.
그는 왜 이렇게 달리는 걸까. 책 속 문장을 보자. “말할 것도 없이 언젠가 사람은 패배한다. 육체는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쇠잔해간다. 빠르건 늦건 패퇴하고 소멸한다. 육체가 시들면 정신도 갈 곳을 잃고 만다. 그와 같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지점을–결국 내 활력이 독소에 패배해서 뒤처지고 마는 지점을–조금이라도 뒤로 미룰 수 있기 바란다.” “나는 소설 쓰기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웠다. 만약 내가 소설가가 되었을 때 작정하고 장거리를 달리기 시작하지
않았다면 내가 쓰고 있는 작품은 이전에 내가 쓴 작품과는 적지 않게 다른 작품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그는 달리기를 통해 얻은 체력을 원동력 삼아 글을 쓰고 또 쓴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달리기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하체가 튼튼해지면 문장이 잘 나온다. 글쓰기는 피지컬 능력이 중요하다.”
이쯤 되면 그에게 달리기는 작가로서의 원동력이자 글의 원천, 정신의 청춘을 유지하는 비결인 셈이다. 글쓰기 인생을 지탱하는 주요 골자가 된 달리기. 만약 어떤 목표를 두고 돌파구를 찾는다면 하루키처럼 운동을 시작해보자.
그 운동이 당신의 인생을 바꿔줄지 모를 일이다.
심각할 것 없잖아,
즐기면서 운동하고 싶다면!
<마라톤 1년차>·<마라톤 2년차>·<해외 마라톤>
- 다카기 나오코 지음, 살림
일명 ‘마라톤 시리즈’로 유명한 만화가 다카기 나오코의 경험담을 담은 책들. 작가의 만화를 보노라면 ‘나도 한번 슬렁슬렁 시작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
달리는 데 심각한 목적의식이나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살이 쪘는데 운동을 해야 하나…’ 하던 차에 TV에서 방영되던 마라톤대회를 보고 문득 한번 달려보겠다고 생각한 것 뿐이다. 그렇게 가볍게 시작한 달리기는 생각보다 즐거웠고,
작가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무작정 러닝화 하나만 신고 달리기 시작했다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작가는 마라톤 입문서를 사고, 러너에겐 꿈의 대회 중 하나라는 하와이 마라톤대회에 나가기 위해 표도 끊는다.
하지만 ‘반드시 이겨야 해!’라는 절박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열심히 달리고, 대회가 끝나면 맛있는 음식과 맥주를 먹고 마시며 ‘역시 달리길 잘했어!’ 하다가 금세
‘아유, 이렇게 많이 먹다니! 내일 또 열심히 뛰어야겠네!’ 하며 즐거운 후회를 하는 편이다. 이런 자세로 작가는 3년이 넘도록 성취감과 즐거운 후회 사이를 반복하며 마라톤을 하고 있다.
조금 유연하게 운동을 대하는 자세를 보려면 이 만화책 시리즈를 읽어볼 것. ‘내가 꿈꾸던 러너의 모습’이라며 공감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구슬땀을 흘린 후에 즐기는 한잔의 맥주라니, 너무 유혹적이지 않은가!
너무 늦은 건 없다,
돌파구가 필요한 당신에게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골 때리는 그녀들>
- 김혼비 지음, 민음사·SBS
김혼비 작가의 본격 생활체육 에세이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읽고 나면 당장 공을 차며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초개인주의자인 작가가 어느 날 얼결에, 어쩌다 보니 여자에겐 다소 접근하기 어렵게 여겨지던 스포츠인 축구를 시작하게 되고 곧 그 매력에 푹 빠져 유쾌하게, 또 우아하게 생활 축구를 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이들은 어느 날 “운동장을 통째로 쓰며 축구를 하고 싶다는 걸 깨달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일단 모여 축구화 끈을 동여맨다. 이 책은 축구에 대한 이야기이자, 자신의 온몸을 사용해 기존 세계에 균열을 내고 부딪히며 한계를 넓히는 확장에 대한 이야기다.
마치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의 그녀들처럼 말이다. 여기도 비슷하다. 각자의 분야에서 다른 삶을 살던 그녀들이 모여 축구를 향한 진심을 뿜어내며 통쾌함을 안겨주는 이 예능은 생활체육의 로망과 희로애락, 성장기를 제대로 담고 있다. 시즌 1에서 ‘구멍’이라 불리던 한 출연자는 시즌 2에선 악바리 정신으로 팀을 우승 후보로 이끈 강력한 선수로 다시 태어난다. 넘어지고 깨지고 살이 거멓게 타는 것도 이들은 개의치 않는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공을 차면서 스스로 한계라 여겨온 것을 부수고 깨뜨리는 과정이다. 운동을 한다는 것은 이렇게 일상을,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 된다. 헬시플레저가 주는 즐거움은 이렇게 확장된다. 내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 한계선을 다시 쓰는 그 통쾌한 기분. 일상에 큰 문제는 없지만 무언가 답답하다면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던 유구한 편견의 전통을 “다섯이 모여 골 때리는” 통쾌함으로 바꾼 이들의 여정에서 영감을 얻자. 운동은 언제나 도전 정신을 담고 있다. 이 도전 정신을 가장 극적으로 활용해 인생의 지평을 넓히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무엇보다 책도, 예능도 모두 재미있어서 낄낄 웃으며 즐겁게 보게 된다.
비건을 꿈꾸는 당신을 위해
<나의 비거니즘 만화>·<아무튼, 비건>
- 보선 지음, 푸른숲·김한민 지음, 위고
헬시플레저족의 특징 중 하나는 건강관리를 위해 가치소비까지 이어진다는 것. 이들은 건강을 위해 채식까지 흘러들어간다.
<나의 비거니즘 만화>는 채식 단계부터 간단한 채식 요리법 등을 통해 채식주의자의 생활양식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작가는 “비거니즘은 단순히 육류를 안 먹는 것이 아닌, 삶의 반경을 넓히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한 존재가 생존하기 위해 다른
존재의 고통이 필요하다면, 이를 줄여 함께 사는 방향으로 가자고 말이다. 작가는 이런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을 비건이라 칭한다. 단순히 몸에 좋은 건강식을 찾기보다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
채식주의자로 살기로 하면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좀 유난하네” 혹은 “피곤하게 산다” 같은 소리다. 대세와는 조금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택했다고 감내해야 하는 편견의 시선을 이기기 위해서라도 내면에 굳건한 확신이 필요한 법. 김한민 작가의 <아무튼, 비건>은
주변에서 어쨌건 비건으로 살기로 한 작가의 다짐과 이 다짐을 확신으로 바꿔줄 사유들을 담고 있다.
이상하다, 왜 안 빠지지?
궁금한 당신에게
<다이어트에 지쳤다면 오늘부터 습관 리셋>
- 한형경 지음, 영진미디어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 헬시플레저족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다이어트에만 방점을 찍으면 헬시플레저는 성공하기 힘들다. 특히 온갖 다이어트 방법을 섭렵해본 사람이라면. 그 말은 즉 그만큼 많이 실패해봤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려면 왜 실패했는지,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다이어트에 지쳤다면 오늘부터 습관 리셋>은 말 그대로 반복된 다이어트 실패에 지친 사람을 위한 실용서다. 왜 당신이 실패했는지 차근차근 알려주고, 일상 속 습관 개선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교정법을 제시한다. 강박과 조급함으로 지치기 쉬운 다이어트 대신 습관을 바꿔 차근차근 지속할 방법을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