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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APRIL

[ WEALTH & ]Real Estate

부동산 가격 하락장,
아파트 경매에
주목하라

지난해 역대급 한파를 겪은 부동산시장.
아파트 매수 예정자에게는 이런 상황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 하락장
에서는 경매시장에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파트 경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Writer. 원영제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동산 전문가)
Photo. 셔터스톡

지난해 부동산시장은 역대급 한파를 겪었다. 2022년 전국에서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한 매수자는 2021년의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12월에는 전국 1순위 청약 미달률이 50%를 넘기기도 했다. 일부 아파트 단지의 경우 실거래 가격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가격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한 것이다. 아파트 매수 예정자에게는 이런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서울 주요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에서조차 이전 최고가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으로 실거래가 되는 등 하락세가 가파르다. 호가는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으며, 매수 의사를 밝히면 가격 조정도 가능해졌다. 기존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바뀐 것이다. 하락장 거래에서는 매수자가 주도권을 가진다. 급하게 매매하길 원하는 매도자가 많으며, 경매라는 추가 선택지가 매수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경매 또한 충분한 공부가 뒷받침된다면 좋은 아파트를 남들보다 훨씬 싸게 매수할 수 있는 수단이다. 특히 올해는 경매시장에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가격 하락장에서 아파트 경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서울 주요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에서조차 이전 최고가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으로 실거래가 되는 등 하락세가 가파르다. 호가는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으며, 매수 의사를 밝히면 가격 조정도 가능해졌다.

서울 강남3구 경매 물건 개수(2007~2009년)

 REASON 1 
고금리와 경제위기에 따른
아파트 경매 물건 증가

올 한 해는 아파트 경매 물건이 증가해 매수자의 선택지가 좀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무역의존도는 2021년 기준 69.6%로 미국 20.4%, 일본 25.3%에 비해 3배가량 높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고금리・고환율은 위기로 다가온다. 한국 무역수지는 2022년 3월 이후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3년 1월에는 적자 규모가 약 127억 달러에 이를 만큼 커졌다.


2008년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도 지금처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과 2009년의 경매 물건 추이를 살펴보자.2008년 당시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은 3,566건에서 이듬해 5,862건으로 64% 이상 증가했다. 2007년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이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이던 것을 고려하면 2009년의 경매 물건 증가는 다소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당시 한국은행은 2008년 8월 5.25%에 이르던 기준금리를 6개월 만에 2%까지 하향 조정했으나 경매 물건 증가세를 막지 못했다. 현재 한국은 금리인상 시기로 무역수지 적자라는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2021년 7월 0.5%에 불과하던 기준금리를 지난 1월 3.5%까지 인상할 만큼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곧 대출금리 급등으로 이어져 아파트 보유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급격하게 키우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부터는 경매시장에 나오는 아파트 물건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감정평가 이후 경매 개시까지 6개월 정도 소요되는 만큼 올해는 조정된 부동산 시세를 반영해 감정가가 하락한 경매 물건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REASON 2 
유찰 물건 증가에 따른 최저 입찰가 하락

경매 물건이 많아지는 동시에 기존 경매 물건의 유찰도 잦아지면서 최저 입찰가는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30~50% 선을 유지하던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하반기 14%(11월)까지 급락했는데, 이는 162건의 경매 물건 중 단 23건만 낙찰되고 나머지는 유찰되었다는 뜻이다. 경매에서 유찰되면 다음 최저 입찰가는 통상 20~30% 낮아진다. 그만큼 시장가보다 싸게 낙찰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경매는 물건에 대한 권리 분석 등 선행학습이 필요해 단순 매매보다 진입장벽이 높다. 미리 공부하지 않은 실수 요자는 경매가 아닌 매매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최저 입찰가가 급격히 내려가더라도 경매시장에 새롭게 뛰어드는 경쟁자 수는 많지 않다는 의미다. 즉 준비된 투자자에게 올 한 해 경매는 좋은 물건을 싼값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 낙찰가율, 낙찰률

 REASON 3 
낙찰가를 통한 적정 매수 가격 산정

낙찰가는 경매가 아닌 매매를 준비하는 투자자에게도 가격 판단 지표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0월 경매에서 낙찰된 경기도 성남시 창곡동 아파트 사례를 살펴보자. 이 아파트는 1,500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지은 지 8년 차인 준신축 아파트다. 중층 30평형 매물이 지난해 10월 10억3,65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받은 사람은 한 달 전 실거래가 12억원보다 1억6,0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에 매수한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중층에 같은 평형 매물이 매매 시장에서 10억원에 거래됐다. 한 달 뒤에는 이보다 낮은 9억9,500만원의 실거래가가 기록됐다. 거래 절벽 하락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낙찰 사례는 하나의 매매 기준점이 된다. 이처럼 낙찰가를 기준으로 새 시세가 형성 될 수 있으므로 관심 아파트가 경매시장에 나오는지 꾸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2021~2022년 최고가에 이른 뒤 거래가 단절됐던 아파트의 경우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높이 차이가 큰 경우가 많다. 또 500세대 미만 아파트의 경우 대단지보다 거래가 적어 시세 산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관심 아파트가 이에 해당 한다면 경매 사례가 있는지 꼭 확인해보자. 유찰가와 낙찰가, 복수 응찰자 존재 여부, 차순위 응찰가 등이 매수 적정가를 판단하는 유용한 가늠자 역할을 해줄 것이다.

경매와 매매의 차이점

경매 매매
거래
방법
입찰을 통한 매수자 간
경쟁 매수
증개사를 통한
매수자·매도자 중개 매수
갭 투자 여부 있음 가능
명도
이슈
있음 없음
잔금
기간
통상 낙찰 후
30일 이내
협의 가능
(통상 90일 이내)
대출
여부
가능
권리
관계
있음 없음
장점 시세보다 저렴한
매수 가능
경매 대비 매수
난이도가 쉬움

경매를 통한 매수 시 유의할 점

경매는 잔금을 임차인 보증금으로 내기 어려운 구조다. 통상 낙찰받은 후 30일 이내에 잔금을 납부해야 하며, 거주 중인 세입자가 있다면 퇴거시켜야 하는 명도 리스크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매도인과 협의해 잔금 일자를 조정할 수 있고, 신규 세입자를 들여 잔금을 치를 수 있는 매매보다 경매가 까다로운 이유 중 하나다. 잔금을 대출로 조달하고자 한다면 입찰 전 경락 자금 대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일반적인 대출한도는 낙찰(경락)가의 최대 80%로, 감정가 대비 LTV 비율만 고려해 자금계획을 세우면 안 된다. 여러 번 유찰돼 낙찰가가 감정가보다 낮아지면 계획한 금액 대비 대출 비율이 줄어 자금조달계획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2023년 경매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눈

흔히 경매로 산 물건은 불길하다는 편견이 있다. 경매에 나온 물건은 제각각 사연이 있으며, 그 사연이 대부분 긍정적인 것이 아니기에 생긴 편견일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는 이런 편견으로 시장을 바라보기보다는 냉철하고 분석적인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부동산시장은 대세 하락장의 시작과 급락 후 회복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팽팽하게 줄다리기 중이다. 매수를 고려 중인 투자자라면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수해 하락 리스크를 방지하려고 할 것이다. 매수 방법의 하나로 경매시장 또한 선택지에 넣어보자. 누군가에게는 불길하다는 그것이 나에게는 큰 이익으로 돌아오는 복된 물건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