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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OCTOBER

[ WEALTH & ]Real Estate

인구 변화가 가져올
부동산 투자 환경의 변화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현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 변화는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국내 인구
변화가
현재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앞으로
다가올 부동산 투자 환경의 변화에 대해 알아본다.

Writer. 조규성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동산컨설팅팀 부동산전문가)
Photo. 프리픽

국내 인구의 변화

부동산시장은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그중에서도 인구 변화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인구는 주택 수요를 직접적으로 결정짓는 요소이기 때문에 인구구조의 변화는 부동산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년 인구주택 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5,177만 명으로 전년 대비 8만여 명이 증가했지만, 오히려 내국인 수는 전년 대비 10만 명이 감소했다. 증가한 것은 외국인 수로 무려 18만 명이나 늘었다. 주목할 것은 수치상의 인구는 증가했지만, 실질적인 내국인 인구의 감소가 꽤 심각하다는 것이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아파트의 비중 확대

이번 인구주택 총 조사에서 주목해 볼 만한 점이 몇 가지 더 있다. 첫째, 사실상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총가 구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가구의 35.5%에 이르는 1인 가구의 증가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의외의 사실은 수도권에 쏠려 있을 것 같은 1인 가구의 비중은 전국이 유사하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의 경우 1인 가구 중 고령자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인구 감소가 심화되면 지방의 고령화 비중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젊은 1인 가구가 일자리와 생활 편의시설이 풍부한 수도권이나 대도시로 거처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점은 고령화 인구의 증가다. 전년 대비 고령 인구는 0.9% 상승했는데, 내국인 고령 인구의 비중은 19.1%에 이른다. 기대 여명이 늘어난 반면 상대적으로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어 고령 인구 비율이 증가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 비중은 점차 높아져 10년 뒤엔 28.7%에 이를 것이라고 하니, 점차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아파트 비중의 확대도 주목해 볼 만하다. 현재 국내 총 주택 1,955만 호 가운데 아파트 비중은 64.6%에 달한다. 전년보다 0.6% 증가한 수치인데,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으로 아파트의 비중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는 주로 수도권과 대도시에 다수 포진돼 있고, 이 구성은 앞으로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시도별 고령자 1인 가구 비율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그렇다면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 첫째, 대형 주택의 수요보다 소형 주택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출산율은 감소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한다는 것은 가구 구성원의 수가 줄어든다는 것으로, 구성원이 적은 가구에 대형 주택은 비효율적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가구원이 적다고 좁은 공간을 선호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대형 주택을 선택했을 때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크다 보니 소형 주택의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결국 대형 주택은 고가 주택에 한정된 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고, 상품성 측면에서도 선호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장기적으론 전체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비록 1인 가구 등이 증가하며 총가구 수는 늘어났지만,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든다면 어쩔 수 없이 주택을 구매할 수요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택 수요의 감소는 신규 주택 공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데, 인구 감소 폭이 적거나 타 지역에서 이주해 주택 수요가 활발한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노후된 빈집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감소해 주택 수요가 줄어드니 신규 주택을 지어도 구입할 사람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빈집이 증가하는 지역은 전반적으로 도시가 노후화되며 해당 지역 인구 감소를 더 가속화할 수 있다.
결국 지역 간 불균형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일자리와 생활 편의시설이 풍부한 지역에 인구는 몰릴 수밖에 없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과의 부동산 거래량 차이가 더 벌어지고, 가격 격차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과 대도시처럼 인구가 몰리는 지역은 더욱 과밀해져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위주로 공급되고,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은 빈집이 넘치는 공동화 현상이 예상되는 것이다.
인구 변화의 영향은 상업용 부동산도 예외일 수 없다. 서울 주요 지역 대형 오피스 빌딩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 젊은 소비자들의 수가 줄어든다면 상업용 부동산에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수요가 감소해서 임차인의 영업은 악화되면서 공실률은 더욱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공실률 추이

인구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부동산
투자전략의 필요

부동산은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돼도 반드시 필요한 재화인 점은 틀림없다. 다만,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투자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변화된 인구구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우수한 입지를 선별하는 것이다. 인구가 줄어도 인구가 모여들 수밖에 없는 입지는 분명 존재한다. 최근 지역별 인구 변화를 살펴보면 확인이 가능하다. 지역 인구가 증가하는 원인이 혹시 단기적 이유 때문은 아닌지, 일자리와 생활 편의시설 등이 이미 잘 갖춰져 장기적인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 그런 지역에 적합한 상품의 부동산 투자를 검토해야 한다.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지속적인 인구 감소가 일어나는 지역의 부동산 투자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투자전략을 세울 때 입지도 중요하지만 상품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인구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고령화가 지속된다면, 그동안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여긴 소형 가구를 위한 부동산 개발이나 고령자를 위한 부동산 개발이 더 활발해질 것이다. 최근 1인 가구를 위한 공유 주거 등이 개발되고 점차 수가 늘고 있으며, 일부 대기업에서 실버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인식해 도심지 내 실버타운을 공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 움직임을 투자자들이 빠르게 파악하고 투자 포인트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1인 가구나 고령 인구를 위한 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한 리츠에 투자하거나, 공급자로서 임대형 기숙사 같은 용도의 건물을 지어 임대하는 방법 등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 환경이 변하면 그에 대응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이제는 변화하는 인구구조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예측해 투자를 준비해야 할 때다.

2023년 시도별 전년 대비 인구 증감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