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Place
문화 이상의 경험과 가치를 담은
요즘 대세
‘복합 문화 공간’
융합의 시대, 공간도 융합을 적용한다. 한곳에서 하나 이상 경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싶을 때, 이곳저곳 이동하기 번거로울 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때 유용하다.
Writer. 강은진 Photo. 각 장소 제공
어진 사람들이 쉬어 가는 곳
인휴당
북한산 절경과 전통 한옥의 예스러움을 간직한 ‘인휴당’은 비움의 편안함과 채움의 넉넉함이 공존한다. 2023년 2월 초 완공한 인휴당은
‘어진 사람들이 쉬어 가는 곳’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인휴당은 대관령 국유림에서 벌목한 금강형 육송으로 100% 지었다. 나무 자재로 건물을 지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균열이나
뒤틀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고주파 건조기를 이용해 목재 함수율을 15%로 맞췄다. 또 천연 방수액 역할을 하는 송진 성분은 남겨 소나무의 장점은
십분 발휘했다. 전통과 현대의 결합은 비단 건축 과정에만 있는 게 아니다. 전통 한옥에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감각적인 요소가 세심하게 담겨 있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프라이빗한 마당과 외부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누마루가 이어진다. ㄷ자형 구조 본체 곳곳에 설치된 조명은 한옥 디자인을 살리기 위해 특별히
고안했다. 덕분에 시선의 차단 없이 서까래와 목구조를 감상하면서 정갈한 선과 여백의 미에 은은한 조명으로 차분하고 안락한 공간을 만끽할 수 있다.
인휴당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한 총 100여 평 규모다. 숙박뿐 아니라 가족 행사, 스몰 웨딩, 기업·단체 파티, 세미나, 전시회 등의 공간으로 변신도 가능하다.
특히 응접실은 현대적 홈바와 함께 음향 장비가 설치되어 한옥의 색다른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은평구 연서로 50길 7-10
왼쪽 누마루는 현대적 감각을 더한 주방과 연계해 넓은 다이닝 공간으로 조성했다. 지하 계단실에는 작은 실내 정원이 있어 비밀스럽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옥 디자인을 살리기 위해 특별히 고안한 조명이 더해지면 인휴당 밤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종이에 진심인 사람들의 실험실
더페이퍼랩
세계 5,000여 가지 종이를 만나볼 수 있는 곳.
구매부터 인쇄, 목업실물 크기의 모형, 패키지 제작까지 가능한 국내 최초의 종이 복합 문화 공간
‘더페이퍼랩’이다. 국내 최대 특수지 전문 기업 (주)삼원특수지가 종이를 우리 삶과 밀접한 문화 콘텐츠로 인식하고 더페이퍼랩으로 구현했다.
더페이퍼랩은 디자인 레퍼런스, 프린팅 랩, 페이퍼 라이브러리, 더 벙커, 포토 스튜디오 등 8개 구역으로 나눠 종이를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더페이퍼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오른쪽에 보이는 공간은 디자인 레퍼런스다. 탁월한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탓에 디자이너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꼽는다. 종이부터 인쇄 레이아웃, 가공 방법 등을 확인하고 영감을 받는 오프라인 핀터레스트 같다.
(주)삼원특수지에서 취급하는 다양한 종이를 만나는 곳 페이퍼 라이브러리에서는 친환경 트렌드에 맞는 FSC 인증 종이,
재생지, 비목재, 고급 인쇄용지, 색지 등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더 벙커는 전시와 팝업 스토어 등 다양한 용도로 변신한다. 이곳에 들어서면 독특한 인상을 받는데,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자투리 공간을 살린 탓이다. 경사진 낮은 천장의 공간은 마치 숨어 있는 비밀 장소로 가는 듯하다.
주소 서울시 광진구 천호대로 549
더페이퍼랩에서는 전 세계 5,000여 가지 종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SNS를 타고 새로운 포토 존으로 유명한 더페이퍼랩의 색지 조형물 ‘칼라 카오스’
더페이퍼랩 입구 오른쪽에 위치한 디자인 레퍼런스. 국내외 다양한 패키지 제작물을 확인할 수 있다.
한류 체험부터 루프톱까지실
하이커 그라운드
도심 한가운데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하이커 그라운드’. 총 5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한 층 한 층 오를 때마다 새로운 공간이 펼쳐진다.
하이커 그라운드는 MZ세대를 공략한 듯한 톡톡 튀는 체험 요소가 돋보인다. 2층 K-팝 그라운드에서는 나만의 한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XR확장 현실 기술을 활용한
라이브 스튜디오와 다양한 콘셉트의 K-팝 뮤직비디오 무대장치를 체험하며 한류 콘텐츠를 생산해볼 수 있는 놀이터에 가깝다.
3층 하이커 아트리움에서는 한국 관광 테마를 국내 유명 아티스트가 예술 작품으로 재해석한 특별 전시가 펼쳐진다. 4층 하이커 케이브는 국내 관광 멀티 체험 존이다.
웰니스 관광지, 관광 거점 도시 등을 텍스트가 아닌 오감으로 느끼는 순간. 컬러 드로잉을 활용해 지역의 다양한 축제를 디지로그로 경험하는 곳이다.
5층 하이커 라운지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포토 스폿이다. 테라스에서 청계천을 조망하며 휴식의 정점에 이르게 된다.
주소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40
2층 K-팝 그라운드의 XR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콘셉트의 무대장치
XR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콘셉트의 무대장치를 배경으로 색다른 방식의 한류를 즐길 수 있다.
하이커 아트리움 전시 모습
음악과 책,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면!
의정부음악도서관
도서관 하면 수십만 권의 책과 정적이 떠오른다. 하지만 ‘의정부음악도서관’은 다르다. 공간마다 음악 소리가 흐르고 서가 중심에는
LP, CD, DVD 음반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책·음악·공간이 융합된 음악 전문 공공 도서관이다.
도서관의 옷을 입었지만 이곳의 매력 포인트는 단연 음악이다. 6,800여 개에 이르는 음악 CD, 1,700여 장의 LP, 1,200여 점의 DVD,
3,200여 곡의 악보는 하나의 아카이브를 연상케 한다. 고사양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오디오 룸과 연주·공연물을 상영하는 뮤직홀,
컴퓨터로 작곡이나 연주를 체험할 수 있는 피아노 연습실까지, 음악 애호가라면 놓칠 수 없는 곳이다.
1층 북스테이지는 재즈, 힙합, 오페라, 뮤지컬, 클래식 등 음악 관련 도서를 중심으로 문학, 사회, 과학, 미술, 역사, 매거진 등 일반 도서를 겸비하고 있어
공공 도서관 역할을 충실히 한다. 2층은 멀티스테이지로 시나 고전문학 자료, 다양한 악보, 음악 전문 잡지를 구비하며 전문성을 더했다.
3층 뮤직스테이지는 CD플레이어와 턴테이블이 있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꾸몄다.
매월 첫째 주 수요일은 시민을 대상으로 도서관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서와 함께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로 영화 OST를 듣고, 스타인웨이 자동피아노 연주회를 감상하며 음악
도서관을 100% 활용할 수 있으니 절대 놓치지 말 것.
주소 경기도 의정부시 장곡로 280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상시 음악이 흘러 책 읽기 좋은 장소라고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고사양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오디오 룸에서는 하루 세 번(오전 11시, 오후 1시 30분, 오후 3시) 음악 감상회가 진행된다.
1930년대를 조우하는 곳
배다리 아트스테이1930
지역 문화 예술을 즐기고 싶다면 아트 커뮤니티 문화 공간 ‘배다리 아트스테이1930’을 주목 하자.
배다리 여인숙 골목은 일제강점기 조선인들 삶의 애환이 닮긴 터전이다. 6·25전쟁 이후 피란민들의 처절한 생존을 방증하는 역사적
산물이기도 하다. 그들의 삶에 대한 의지와 투철한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공간은 90년이라는 시간을 꿋꿋이 버티고 이어오며 최근
지역민과 아티스트를 위한 커뮤니티 문화 재생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1930~1950년대 근대 문화가 녹아 있는 배다리 여인숙 골목을 재생한 곳. 1930년대 진도여인숙은 현재 ‘배다리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으로 운영하고 있고,
1940년대 길조여인숙은 ‘빨래터 카페’가 됐다. 1950년대 건물인 성진여인숙은 철거 후 ‘쌈지 문화 공원’으로 변신
했다. 새로운 문화의 씨앗을 심고 지역민과 유기적으로 소통한 덕에 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은 인천 동구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주소 인천시 동구 금곡로11번길 1-4다
1930년대 형성된 여인숙 공간이 지역민과 아티스트를 위한 커뮤니티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배다리 골목을 수놓은 다양한 벽화는 이곳의 또 다른 즐길 거리다.
빨래터 공간 이미지를 살려 카페로 변신한 곳. 카페 내부에 물과 다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