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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February

[ WEALTH & ]Investment

3저<성장률, 물가,
금리> 흐름 속
투자 기회 엿보기

2024년에는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경제 저성장으로 기업이익 전망개선이 불투명해
투자수익의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다. 주식 내에서는 미국과 대형성장주 중심의
압축적인 투자 포트폴리오가 유망해 보인다.

Writer.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투자전략팀 Economist)
Photo. 셔터스톡

글로벌 저성장 흐름 속
연착륙에 대한 기대

IMF, OECD를 비롯한 주요 국제기구는 2024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3%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3%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때는 가깝게는 팬데믹 전후, 멀리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아시아 외환위기 같은 위기 국면을 빼면 찾기 힘들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저성장 시기에 부각되곤 하는 ‘과잉생산’ 혹은 ‘과잉재고’ 문제가 관찰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는 2024년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수축될 여지가 높지 않다는 점과 함께 연착륙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렇지만, 저성장 기조 아래서 연착륙이 이뤄지더라도 이 과정이 순조롭 지만은 않을 수 있다. 누적된 고금리로 소비의 경기 지지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될 것이 예상되는 데다, 재정 상황마저 부실해 각국의 경기 대응 능력이 무척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4년에는 경기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요인에 대해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가령 부동산시장 냉각 여부, 2024년 한 해에만 5 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기도래 대출과 채권의 고금리 차환Refinancing, 미국 대통령 선거 같은 정치 이슈 등이 그것이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회복으로 2023년 1%대에 머문 GDP 성장률이 2024년 2% 전후로 상승하며 경기 부진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간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우선 2024년 성장률은 2023년 낮았던 성장률로 인한 기저효과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이고, 둘째로 소비와 투자, 건설 같은 내수 부문 전반의 부진은 2024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 교역국 경기가 미약한 탓에 탄력적인 수출 회복에 제약이 될 수 있어서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회복으로 2023년 1%대에 머문 GDP 성장률이 2024년 2% 전후로 상승하며
경기 부진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완화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전망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끝내고 2024년부터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다. 지난 12월에 개최된 2023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 미국은 2024년에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했는데, 현실화된다면 현재 5.25~5.50%인 기준금리는 4.50~4.75%가 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은 무척 고무적이긴 하나 그렇다고 중앙은행들이 ‘초저금리 정책’으로 무리한 복귀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목표로 삼고 있는 물가목표 수준(2%)에 도달하려면 앞으로도 1년 남짓(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데다, 코로나19 직후 시행했던 초저금리 정책의 폐해로 1980년대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초저금리 정책으로 회귀하리라 예상하는 것은 통화정책에 대한 지나친 낙관일 수 있다. 따라서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더라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며 2024년 2/4~3/4 분기(5~7월 중)에 첫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리라 예상한다. 만일 미 경제가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 경로에 들어서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이 커진다면 연준이 보다 빨리, 더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있겠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 만큼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기 시작할 것이다. 관심은 한국이 미국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가일 텐데,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회의적이라고 본다. 코로나19 이후 통화 긴축기 동안 이미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무엇보다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현재 여건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가 자칫 가계부채 확대를 증폭시키는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2024년 4월 한국 총선 이후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해지거나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다음일 가능성이 높다.


S&P500 전망: 4,100~5,000
KOSPI 전망: 2,200~2,800

인플레이션 하락과 주요국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특히 주식시장이 가졌던 불안은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세계경제 저성장과 기업들의 이익 전망 개선이 불투명해 주가가 강하게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현재(2023년 12월) 미국 S&P 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Price to Earning Ratio; 주가 수익 배율은 19배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 PER의 +1 표준편차(σ)를 상회하는 고평가 영역에 위치한다. 글로벌 경제환경이 ‘제로금리’, ‘무제한 QE’, ‘공격적 재정확장’과 같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여건과 결부될 때 S&P 500 PER이 20배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2024년 경제 및 금융 환경은 이와는 거리가 멀어 2024년 S&P500 PER을 20배 이상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볼 수 있다. 이를 고려해 2024년 S&P 500 12개월 PER 상단 20배, 하단 17배(최근 10년 평균, 2023년 저점)를 적용한다면 2024년 S&P 500 예상 밴드는 4,100~ 5,000pt이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 상승 여력과 하락 위험이 각각 10%가량 있는 셈이다. 업종 내에서는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7으로 불리는 7개 대형 성장주 Microsoft, Apple, Nvidia, Amazon, Alphabet, Meta, Tesla로의 쏠림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매그니피센트-7은 그간의 주가 상승으로 이미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지만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이들 기업의 초과이익 성장이 이어져 이들이 주도하는 시장 흐름은 계속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미국 매그니피센트-7과 같은 고성장 산업이 없어 미국처럼 높은 PER 멀티플을 적용하기 어렵다. 또 5~10년 단위로 시가총액 1등 기업이 바뀌는 미국에 비해 삼성전자(반도체)가 20년 넘도록 시가총액 1위 기업을 고수하는 데서 알 수 있다시피 주식 시장의 역동성도 떨어진다. 2024년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 상단을 11.3배(역사적 평균 PER +1표준 편차 (σ)), 하단 9.6배(2023년 PER 저점)를 적용할 때, 2024년 예상 KOSPI는 2,200~2,800pt이다. 국내 업종에서는 반도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배터리와 인터넷은 이익 전망이 부진해 2024년 전망이 밝지 않다. 소재, 산업재, 은행과 같은 경기 민감 업종은 경제성장 둔화 리스크에 노출되어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


금융 현실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

연착륙에 대한 희망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를 억눌렀던 요인들은 점차 희석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을 비롯한 G-2 국가는 여전히 저성장의 연속선상에 있다. 또 투자자들의 자산 선택에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미치는 금리는 팬데믹 이전에 비해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일례로 불과 2~3년 전만 해도 1% 남짓에 그쳤던 우리나라 시중 예금금리는 4% 전후까지 올랐다. 연준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금리 수준은 점차 낮아지겠지만, 그렇다고 이전처럼 1%대로 떨어지는 일이 가까운 시일 내 벌어질 것 같지는 않다. 낮은 성장 수준에 견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는 기업들의 이익 창출력에도 영향을 미칠 텐데, 일부 기업과 특정 산업을 제외한다면 2024년 기업 이익이 성장 한계에 봉착할 수 있어 2024년 주가상승 폭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해마다 그다음 해 금융시장이 어떠할지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전망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차고 넘친다. 한데 전망의 목적이 원래 틀리는 데 있다는 우스갯말이 있을 정도로 전망이 실현되는 경우를 찾기란 쉽지 않다. 미래가 그만큼 불확실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여기에 담긴 전망도 그중 하나다. 여기에서 제시한 대로 미래가 흘러가길 바라지만 설사 예측이 빗나가더라도 금융시장의 여러 이슈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진 투자자라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공 투자의 문이 열리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