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JANUARY+FEBRUARY

[LIFE &]Travel Note

세계 눈 축제 열리는 진정한 겨울 왕국

스웨덴 최북단 도시
키루나

여름이면 두 달간 해가 지지 않고,
겨울이면 밤하늘에서 오로라가 춤을 추는 곳.
북극권 라플란드에 속해 있는 스웨덴 최북단
도시 키루나다.
이 특별한 도시에서 오로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유럽 최대 눈 축제
‘키루나 눈 축제’를 소개한다.

Editor. 두경아
Photo. 스웨덴 관광청, 스웨덴 라플란드 관광청,
키루나 눈 축제

스웨덴 최북단, 오로라와 백야의 땅

라플란드Lapland는 북위 66도 이상의 지역, 북극권 일대를 통틀어 부르는 명칭이다. 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러시아의 최북단에 걸쳐 있으며, 한겨울에는 기온이 영하 40℃까지 내려가는 맹추위가 이어진다. 이 지역은 산과 툰드라·늪·호수·산림·강 등의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 강 추위로 개발에서 벗어난 덕분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라플란드는 핀란드어와 사미어로 라피Lappi라고 불리며, 스웨덴에서는 발음이 같은 라플란드로 표기한다. 이 모든 명칭은 ‘사미인Sámi’이라고도 불리는 ‘라프인 Lapp’에게서 유래했다. 4,000~5,000년 전부터 라플란드에 살며 이동 방목을 하는 원주민이다. 스웨덴 라플란드에 위치한 키루나Kiruna는 특별한 매력을 가진 라플란드의 대표 관광도시다. 이 도시는 여름이면 두 달 동안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지속되다가 겨울, 특히 12월 11일부터 이듬해 1월 1일까지는 해가 전혀 뜨지 않는 극야가 이어진다. 9~10월이면 첫눈이 내리며, 10월부터 이듬 해 4월까지 영하의 날씨가 이어진다. 이렇듯 춥고 기나긴 겨울을 즐겁고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지루하지 않은 활동이 필요할 터. 키루나는 눈을 이용한 겨울 스포츠와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관광산업을 이끌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유럽 최대의 눈 축제 ‘키루나 눈 축제’다. 1986년에 시작된 키루나 눈 축제는 매해 1월 마지막 주에 열린다.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키루나에서는 빙벽 등반·스노보드·스키 등 겨울 스포츠 체험은 물론, 스노 트랙터·개 썰매·조랑말 타기·얼음낚시 등 흥미로운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또 여러 장르의 공연과 영화 상영회, 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려 지루할 틈이 없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전 세계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눈 조각 대회. 이 행사는 구 시청사 광장에서 진행해 조각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올해는 누가 상을 받을지’ 평가해보는 재미가 있다.
축제 인기 행사 중 하나로 스포츠와 놀이의 중간쯤 되는 ‘스노 런지 월드 챔피언십’도 빼놓을 수 없다. 높이 40cm, 길이 20m의 눈 터널을 통과하는 게임으로, 우승자에게는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부여한다.

극지방 하늘에서 펼쳐지는 오로라

산장 위로 오로라가 춤을 추는 모습

오로라 헌팅 최적의 장소,
아비스코 국립공원

키루나는 눈을 비롯한 자연과 독특한 문화를 내세운 특별한 체험을 관광 프로그램으로 개발해 관광객을 맞는다. 혹한의 날씨에도 키루나를 찾는 것은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하는 신기한 체험 덕분일 것이다. 대부분은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참여 가능하다. 이 중 최고의 경험은 단연 ‘오로라 헌팅’이다. 키루나에서는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다. 이 기간 중 어느 때나 오로라를 볼 수 있지만, 눈이 오지 않고 하늘이 맑은 날에는 더욱 아름답게 물결치며 피어오르는 오로라를 볼 수 있다. 스웨덴에서는 매일 일기예보처럼 오로라 관측 가능성을 오로라 수치(1~5)로 예보하고 있으니, 예보를 확인하고 찾아간다면 더욱 멋진 오로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키루나 어디서나 오로라를 볼 수 있지만, 최고의 오로라 헌팅 장소는 아비스코 국립공원 안에 있는 ‘오로라 스카이 스테이션Aurora Sky Station’이다. 곤돌라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가면 닿는 이곳은 오로라를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설을 잘 갖춰 춥지 않은 환경에서 오로라를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설원을 달리는 허스키 투어는 평생 잊지 못할 환상적인 경험이다.

이글루가 연상되는 아이스 호텔. 실제 숙박도 가능

겨울 왕국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

키루나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설원 위를 달리는 방법이 여럿 있다. 스키나 스노보드 외에도 눈 위를 거침없이 달리는 ‘스노모빌’, 스노슈즈를 신고 눈 위를 걷는 ‘스노슈잉’ 등이 있는데, 역시 최고의 경험은 ‘허스키 투어’다. 알래스카 허스키 열두 마리가 이끄는 썰매에 타고 눈밭을 질주하는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만큼 환상적이다. ‘북극’ 하면 떠오르는 ‘이글루’. 키루나에는 실제로 이글루를 재현한 호텔이 있다. 아이스 호텔이다. 현대식 외관을 갖춘 건물로 내부에 들어서면 가구와 인테리어 모두 얼음이다. 아이스 바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얼음으로 조각해 만든 잔에 담아 내주는데, 이를 얼음으로 만든 소파에 앉아 마시는 식이다. 얼음 계단을 거쳐 객실에 들어서면 침대와 테이블, 장식품 역시 모두 얼음으로 조각해놓았다. 각각의 객실은 예술가들의 손길을 거친 덕분에 그 자체로 훌륭한 갤러리다. 아이스 호텔은 투어로 둘러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놀랍게도 숙박 또한 가능하다. 비록 침대는 얼음으로 돼 있지만, 보온이 잘되는 순록 가죽으로 만든 매트리스가 깔려 있어 견딜 만하다.

‘왕의 길’이라는 뜻을 가진 최고의 트레킹 명소, 쿵슬레덴



대자연이 살아 숨 쉬는 트레킹 코스,
‘왕의 길’

키루나는 겨울에만 유명한 관광도시는 아니다. 백야가 이어지는 여름에는 트레킹 코스인 ‘쿵슬레덴Kungsleden’, 즉 왕의 길을 걷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쿵슬레덴 트레킹은 6월부터 9월까지 1년에 단 3개월만 가능한데, 이 시기 기온은 10~20℃로 걷기에 딱 좋다. 게다가 온종일 해가 떠 있는 백야 시기라 체력만 허락한다면 밤낮없이 걸을 수 있다. 그러나 중간에 쉴 만한 시설이 없어 출발하기 전 음식과 장비를 충분히 준비해야 하는 험난한 코스이기도 하다. 총길이 440km의 트레킹 코스 중 하이라이트는 아비스코Abisko에서 니칼루옥타Nikkaluokta에 이르는 110km 구간. 변덕스러운 날씨에 길도 거칠지만, 한 여름에 눈 쌓인 산에 오르고 순록이나 야생동물을 만나는 경험은 쿵슬레덴 트레킹의 매력이다. 스웨덴 최고봉인 셰브네카이세Kebnekaise는 주요 트레일 코스 중 하나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트레일 코스가 따로 있다.

전통 복장을 한 라플란드 원주민 사미인

4,000~5,000년 전부서 순록 목축을 해온 사미인

사미인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누티 사미 시다

라플란드 원주민 사미인의
이색 문화 체험

키루나를 여행하다 보면 수많은 순록 무리를 볼 수 있다. 야생 순록 같아도 모두 사미인이 방목하는 가축이다. 순록 목축은 사미인의 주요 산업 이다. 사미인의 문화와 언어, 생활 방식은 키루나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신비로운 사미인의 전통문화를 접하려면 키루나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누티 사미 시다Nutti Sámi Siida’를 방문하자. 박물관 관람, 사미족 체험, 숙박, 식사 등 자신이 원하는 체험을 골라 즐길 수 있다. 가능한 체험은 계절별로 다른데, 여름에는 들판에 있는 순록에게 먹이를 주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겨울에는 순록 썰매를 타고 눈 덮인 설원을 달려 오로라 헌팅에 나설 수 있다. 사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야외 박물관을 둘러보고, 사미족의 전통 텐트 라부lavvu에서 모닥불 옆에 앉아 전통 요리를 맛보는 건 언제든 가능하다. 사미인이 순록 가죽과 뿔 등을 이용해 만든 수공예품이나 예술품은 좋은 여행 선물이 될 것이다.

성당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된 감멜스타드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문화 담긴
성당 마을

키루나가 속해 있는 노르보텐주의 주도인 룰레오. 이곳에는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지역적 특성과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독특한 마을이 있다. 중세 성당 마을인 감멜스타드Gammelstad다. 15세기 초 건축된 석조 성당 주위로 오두막 424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이 오두막은 오직 일요일과 종교 행사 기간에만 사용하던 건물이다.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성당에 왔다가 하루 만에 집에 돌아갈 수 없는, 외곽 지역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오두막은 나무로 지었으며, 외벽은 빨간색, 창문과 문은 흰색으로 칠해 돋보이게 했다. 성당은 스칸디나비아반도 북부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성당 광장에 있는 베텔 예배당, 분리주의자 가옥, 교구 회관, 십일조 창고 등도 고스란히 남아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을 전체가 원형을 그대로 잘 유지하고 있어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웅장한 자연과 사미인 고유의 생활 방식이 잘 보존돼 있는 라포니아 지역


라포니아 지역 여행의 시작,
라포니아 방문자 센터

노르보텐주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세계자연유산으로 복합 지정된 라포니아 지역Laponian Area이 있다. 빙하시대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웅장한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고, 사미인이 조상들의 생활 방식을 이으면서 전통문화를 지켜가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라포니아 지역에는 4개의 국립공원과 2개의 자연보호구역, 9개의 사미인 목축 구역이 있다. 이 지역을 여행하고 싶다면 2014년 지어진 라포니아 방문자 센터Naturum Laponia를 방문하자. 이 센터는 자연에 최대한 해가 되지 않게 짓고, 사미인의 문화를 살려 조성해 이곳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된다. 또한 이곳에서 라포니아 지역명과 사미족에 대한 정보를 얻고, 가이드 투어를 받으며 라포니아 지역을 좀 더 깊이 있게 여행할 수 있다. 방문자 센터 주변에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조성돼 있다.

겨울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이곳에

키루나 눈 축제

올겨울 키루나 눈 축제는 2023년 1월 25일부터 29일까지 키루나 도심에서 열린다. 춥고 긴 겨울을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다양한 겨울 스포츠와 행사가 마련돼 지역 주민은 물론,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극지방의 신비로운 자연환경 속 빙벽 등반·스노보드·스키 등의 스포츠 체험은 물론, 스노 트랙터·개썰매·조랑말 타기 등의 이벤트도 마련된다. 또 콘서트·서커스 쇼 ·영화상영·아트 & 공예 페어 등의 부대 행사도 열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전 세계 수많은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눈조각 대회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참여할 수 있는 스노 런지 월드 챔피언십.
눈 축제 장소에는 추위를 이기게 하는 따뜻한 음료가 준비되며, 순록 케밥과 곰 스테이크 등 지역 음식도 맛볼 수 있다. .

www.snofestivalen.com

키루나 가는 법 스웨덴 키루나까지 가는 직항 편은 없으므로 인천공항에서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을 이용하자. 단, 현재는 알란다 공항까지 가는 직항 노선이 없어서 프랑크푸르트 공항, 암스테르담 공항, 파리 샤를 드골 공항 등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 알란다 공항에 도착해 국내선 키루나행 항공편으로 갈아타면 약 1시간 35분 소요된다. 스톡홀름 시내 서 키루나로 갈 계획이라면 야간열차 이용을 추천한다.
스톡홀름 중앙역에서 오후 6시 10분에 출발하는 야간 열차를 타면 다음날 오전 9시 14분에 키루나에 도착한다.